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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4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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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식발표] '오늘 KS 안 합니다' KBO의 결단, 그라운드 너무 안 좋다…1차전 서스펜디드 경기 및 2차전 23일로 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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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광주, 김민경 기자] 삼성 라이온즈와 KIA 타이거즈의 한국시리즈 1차전이 비로 순연됐다.

KBO는 22일 오후 1시 52분 "오후 4시부터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2024 신한 SOL뱅크 KBO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1차전 서스펜디드 경기 및 오후 6시 30분으로 예정된 2차전이 23일로 순연됐다"고 발표했다.

그라운드 사정 탓이다. KBO는 "어제(21일)부터 오늘 오전까지 많은 양의 비가 내려 정상적인 경기 개최를 위한 그라운드 정비 시간이 약 3시간 이상으로 예상돼 오후 4시 정상 개최가 어렵다고 판단됐따. 또한 오후부터 기상청의 비 예보가 있어 두 경기를 순연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1차전 경기는 23일 오후 4시부터 경기가 중단된 6회초 삼성 공격 노아웃 1, 2루 상황에서 재개된다. 경기가 9회 종료 시 동점인 경우에는 연장전이 실시된다.

2차전은 1차전 경기가 종료된 1시간 이후에 시작된다. 단, 1차전이 오후 5시 30분 이전에 종료될 경우 2차전은 예정대로 오후 6시 30분에 시작된다.

한편 중단된 1차전의 관람객 입장은 1차전 티켓 소지자에 한해 가능하며 별도 재예매는 없다. 2차전의 관람객 입장은 기존 2차전 예매자에 한해 가능하다.

1차전은 삼성이 1-0으로 앞선 가운데 중단됐다. 삼성은 김지찬(중견수)-김헌곤(좌익수)-르윈 디아즈(1루수)-강민호(포수)-김영웅(3루수)-박병호(지명타자)-윤정빈(우익수)-이재현(유격수)-류지혁(2루수)으로 맞섰다. 선발투수는 원태인이었다.

KIA는 박찬호(유격수)-소크라테스 브리토(좌익수)-김도영(3루수)-최형우(지명타자)-나성범(우익수)-김선빈(2루수)-최원준(중견수)-김태군(포수)-서건창(1루수)으로 선발 라인업을 짰다. 선발투수는 제임스 네일이었다.

원태인은 다승왕다운 호투를 펼쳤다. KIA 강타선에 전혀 밀리지 않았다. 5이닝 66구 2피안타 2사사구 3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비로 경기가 중단되지 않았더라면 7~8이닝까지 기대할 수 있을 정도로 페이스도 좋고 힘도 있었다.

네일은 공 하나에 울었다. 5이닝 76구 4피안타(1피홈런) 2사사구 6탈삼진 1실점을 기록했다. 네일의 책임주자인 디아즈가 누상에 남아 있는 상태에서 경기가 중단됐기 때문에 실점은 늘어날 수 있다.

경기를 억지로 강행한 것이 아니냐는 질타가 나오기 충분했다. 21일 광주 지역에는 일찍이 비 예보가 있었고, 경기 개시를 앞둔 6시쯤 빗줄기가 굵어지면서 한번쯤 경기 취소를 고려할 만했다. 잠시 내리고 그치는 비가 아니라 비 예보가 22일까지 계속 이어지고 있었기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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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KBO는 경기를 개시하는 쪽을 택했다. 비가 그치지는 않았지만, 조금 잦아들자 그라운드 정비를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그라운드 관리 요원들은 여러 차례 대형 방수포를 깔았다가 걷었다가 하는 작업을 반복했다. 어쨌든 66분 지연된 오후 7시 36분 경기가 개시되면서 헛심은 쓰지 않게 됐다.

경기는 5회까지는 문제없이 진행됐다. 비는 그치지 않고 계속 내렸지만, KIA 제임스 네일과 삼성 원태인의 명품 투수전이 펼쳐지면서 보는 이들의 눈을 즐겁게 했다. 두 투수는 5회까지 똑같이 66구를 던져 무실점으로 틀어막으면서 한국시리즈의 긴장감을 충분히 느끼게 했다.

문제는 6회초에 발생했다. 선두타자 김헌곤이 오른쪽 담장 너머로 벼락같은 홈런을 터트려 0-1 리드를 뺏겼다. 볼카운트 2-2에서 5구째 네일의 스위퍼를 받아쳤다. 배트에 살짝 먹히듯이 맞았는데 거의 우익선상으로 쭉 뻗어가 담장을 넘어갔다. 네일은 이날 삼성 타자들에게 크게 재미를 봤던 스위퍼에 배신을 당했다.

네일은 홈런을 허용한 뒤 더 흔들렸다. 르윈 디아즈를 볼넷으로 내보내 무사 1루가 됐고, KIA는 결국 투수 교체를 선택했다. 장현식이 급히 공을 이어받았는데, 5회말부터 빗줄기가 매우 굵어진 여파인지 좀처럼 제구를 잡지 못했다. 장현식은 첫 타자 강민호를 볼넷으로 내보냈고, 무사 1, 2루 위기에서 김영웅과 승부할 때도 초구 볼을 던졌다. 그리고 오후 9시 24분 우천 중단이 선언됐고, 40여 분을 기다린 끝에 오후 10시 7분 결국 서스펜디드 게임이 결정됐다.

박진만 삼성 감독은 노골적으로 불만스러운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승패를 떠나서 경기 개시 자체를 하지 말았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박 감독은 "(경기를) 안 들어가야 한다고 생각했다. 예보도 있었고, 계속 선수들이 왔다 갔다 하는 게 컨디션을 맞추기가 쉽지가 않다. 솔직히 정상적인 경기력이 나올 것이라 생각하지 않았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이 감독은 비가 오는데도 경기를 강행하는 게 옳았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우리가 하는 일이 아니다. KBO와 심판이 하는 일이다. 경기에 들어간 것에 대해서는 KBO나 심판의 의견에 따라야 한다. 경기에 들어가서 중간에 끊긴 게 내일(22일) 좋은 영향이 우리 선수들에게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한국시리즈 1경기를 경험한 것이 되기 때문에 내일 (중단된 경기를 다시) 시작하는 게 나쁘지 않다"고 긍정적으로 답했다.

서스펜디드 게임이 선언되면서 KIA에는 오히려 유리할 것이라는 주장이다. 이 감독은 "아무래도 오늘 선수들이 차분하게 하자고 경기 전에 이야기했다. 한국시리즈 1차전이다 보니까 긴장한 모습도 보였고, 약간 흥분한 상태처럼 보였다. 내일 하면 경기 감각도 생겼을 것이고, 조금 더 편한 상태에서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모자란 게 있으면 준비하면 내일 좋은 상황이 만들어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비로 경기가 중단된 덕분에 상대 에이스 원태인을 당분간 만나지 않는 것도 플러스 요소다. KIA 타자들은 5이닝 동안 원태인에게 안타 단 2개밖에 뺏지 못했다. 비로 경기가 중단되지 않았더라면 원태인은 7이닝 이상도 투구가 가능한 페이스였다.

이 감독은 "(원태인은) 전에 경기할 때도 우리나라 다승왕 투수라 쉽게 공략하기 어렵다고 생각했다. 구위로 봤을 때도 좋아 보였다. 플레이오프를 하면서 한 번밖에 안 던지고 올라왔다. 2번째 등판은 컨디션이 좋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내일은 원태인이 안 나오고 불펜이 나오는 상황이고, 우리는 불펜을 잘 쳤다. 기대하면서 준비를 잘하겠다"고 밝혔다.

삼성과 KIA 선수단은 21일 우중 혈투로 평소보다 더 체력을 소진한 가운데 하루 더 휴식 시간을 벌게 됐다. 이 변수가 두 팀의 경기력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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