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DB |
이 기사는 2024년 10월 17일 15시 57분 조선비즈 머니무브(MM) 사이트에 표출됐습니다.
지난 6월 국민연금 주식 거래 증권사에 선정되지 못했던 신한투자증권이 최근에는 우정사업본부 주식 거래 증권사에서도 탈락한 것으로 확인됐다. 국내 1·2위 연기금이 잇따라 신한투자증권을 외면한 것이다. 최근 상장지수펀드(ETF) 선물 매매로 1300억원에 달하는 손실을 낸 데 이어 악재가 연이어 터지고 있다.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우정사업본부 예금사업단은 국내사 17곳, 외국사 3곳 등 총 20곳의 주식 거래 증권사를 발표했다. 자기자본 5조원 이상인 대형 증권사 대부분이 거래 증권사 풀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신한투자증권은 이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우정사업본부는 우체국예금(예금사업단)과 우체국보험(보험사업단)을 통해 143조원(2023년 말 기준)을 운용하는 ‘큰손’ 기관이다. 국내 연기금·공제회 가운데 국민연금에 이어 두 번째로 자금 규모가 크다. 예금사업단은 6개월 단위로 주식 거래 증권사를 선정한다. 신한투자증권은 직전인 올해 4월에는 거래 증권사 풀에 포함됐으나 6개월 만에 탈락했다.
앞서 신한투자증권은 올해 6월 국민연금이 발표한 2024년 하반기 국내주식 거래 증권사 26곳에도 포함되지 못한 바 있다. 당시 국내 증권사는 6곳이 제외됐는데, 대형사 중에서는 유일하게 신한투자증권만 탈락해 체면을 구겼다.
굵직한 기관투자자들의 연이은 외면에 신한투자증권 법인영업 부문 브로커리지 수익은 타격을 받게 됐다. 업계에선 손실 규모를 수십억원 수준으로 본다. 증권사 전체 매출 규모를 고려하면 큰 비중은 아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그러나 “증권사 입장에서 국민연금과 우정사업본부는 핵심 기관 고객”이라며 “(신한투자증권의) 법인영업 경쟁력 자체가 전반적으로 흔들릴 것”이라고 했다.
우정사업본부가 이번에 신한투자증권을 거래 증권사 풀에서 제외한 배경은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시기적으로는 최근 이 증권사에서 발생한 1300억원 규모의 손실 사고가 평가에 불리하게 작용했을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서울 여의도 신한투자증권 사옥. / 신한투자증권 |
신한투자증권은 이달 11일 장내 선물 매매와 청산으로 1300억원의 손실이 발생했다고 공시했다. 공시에 따르면 ETF 유동성 공급자(LP)가 목적에서 벗어난 장내 선물 매매를 했다. 매매 과정에서 과대 손실이 발생했으나 담당자는 이를 외국계 증권사와 스왑 거래(미래 특정 시점을 설정해 금융자산이나 상품을 서로 교환)를 한 것처럼 허위 등록해 손실 발생 사실을 감췄다.
LP는 ETF나 주식워런트증권(ELW) 종목에 매수·매도 호가를 지속해서 제시해 안정적인 가격 형성을 유도하는 기능을 해야 한다. 신한투자증권 LP의 부정행위는 8월 2일부터 이달 10일까지 2개월가량 이뤄진 것으로 파악된다. 신한투자증권은 내부통제시스템을 통해 스왑거래 등록이 허위라는 걸 확인한 뒤 금융감독원에 신고했다고 밝혔다. 이 사고 여파로 신한투자증권은 ETF의 초기 자금 투자(시딩)와 호가 제공도 당분간 멈추기로 했다.
우정사업본부 거래 증권사 탈락을 ETF 선물 매매 손실과 엮기보다는 국민연금 탈락의 연장선으로 봐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한 증권사 고위 관계자는 “국민연금 풀에서 빠진 사실 자체가 (우정사업본부) 평가에서 불리하게 작용했을 것”이라고 했다.
이런 상황이다 보니 신한투자증권 내부 분위기는 어수선하다. 한 신한투자증권 직원은 “대형 딜 무산, 법인 고객 이탈 등의 우려가 직원들 사이에서 제기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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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준범 기자(bbeom@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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