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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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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피탈엔 꽉 막힌 車보험 비교서비스…보험료 인상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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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초 시작된 車보험 비교·추천 서비스 ‘흥행 실패’

빅테크vs손보사 수수료 기싸움…보험료 차별로 고객 외면

당국, 보험료 일원화 추진…CM보험료 오를라 ‘우려’

“캐피탈사도 서비스 뛰어들게 해야 소비자 편익 올라”

[이데일리 최정훈 기자] 올해 초 시작된 자동차 보험 비교·추천 서비스가 흥행에 실패한 이후 금융당국이 후속조치에 나섰지만, 오히려 온라인 자동차보험료가 인상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빅테크와 손해보험사 중심으로 진행되는 서비스의 문을 자동차 금융을 전문인 캐피탈사에도 열어야 효과를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데일리

자동차보험 비교·추천서비스 2.0 화면 예시(사진=금융위원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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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금융권에 따르면 현재 네이버와 카카오 등 빅테크와 손해보험사를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는 자동차 보험 비교·추천 서비스의 성적은 암울한 상황이다. 보험 비교·추천 서비스는 플랫폼을 통해 여러 보험사의 온라인 보험 상품(CM)을 비교해주고, 적합한 상품을 추천해주는 서비스다.

올해 보험상품 비교·추천 서비스 이용자 수는 81만명에 달했지만 가입으로까지 연결된 건 7만3000건에 불과했다. 비교는 플랫폼에서 진행하고, 실제 가입은 보험사에서 이뤄진 경우가 다수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차보험 비교·추천서비스가 부진한 배경에는 플랫폼수수료(PM)가 있다. 보험사 자체 CM 채널에서 가입하는 보험료가 비교·추천서비스에서 제시하는 PM 보험료보다 저렴하기 때문이다. 이는 지난 1월 서비스가 시작하기 전부터 보험사와 핀테크가 수수료 적용 논쟁을 거듭하면서, 결국 PM 수수료율을 별도 책정한 결과다.

이에 금융당국은 현재 차등 적용된 보험료를 일원화하겠다는 계획을 세웠지만, 여전히 핀테크와 보험업계 관계자 등 이해관계자들은 난감해하고 있다. 특히 일각에선 보험사가 플랫폼에 지급하는 수수료율을 낮추겠다는 게 정책의 목표지만, PM뿐 아니라 CM의 보험료까지 오르는 상황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이에 전문가들은 핀테크와 보험사뿐 아니라 보험·비교 추천 서비스에 자동차 금융을 전문으로 하는 캐피탈업계에게도 문을 열어줘야 한다고 조언한다. 캐피탈 업계가 서비스의 메기 역할을 해 보험료 인하 등 소비자 편익을 늘려줄 수 있다는 것이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과 교수는 “캐피탈사는 오랜 기간 자동차 할부금융·리스업을 영위하면서 소비자 차량의 사고이력정보, 차대번호, 연식 등의 세부적인 차량 정보를 가지고 있어 정확한 보험료 산출이 가능하다”며 “손보사와 가격경쟁을 펼칠 수 있는 충분한 자본력도 확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달 말 현대캐피탈은 자동차보험 비교·추천 서비스를 금융위원회 혁심금융서비스에 등록을 신청했다. 혁신금융서비스에 지정되면 규제를 일정시간 면제해거나 유예해주는 특례가 주어진다. 현대캐피탈은 지난 3월에도 혁신금융서비스를 신청한 뒤 이번에 재도전에 나선 셈이다.

대형 캐피탈사는 신차·중고차 조회·판매가 가능한 경쟁력 있는 플랫폼을 이미 확보하고 있는 상태다. 이에 차량 구매시점에 소비자가 필수적으로 가입해야 하는 자동차보험을 중개할 경우 소비자가 저렴한 비용으로 자동차보험료를 부담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특히 캐피탈사의 입장에서 자동차 비교·추천 서비스는 본업인 자동차 금융의 부수적 서비스로, 중개수수료율과 자동차 보험료율을 빅테크, 손보사처럼 높게 책정할 유인이 작다.

다만 캐피탈사는 규제로 현재 보험 비교·추천 서비스할 수 없는 상황이다. 서비스에 참여하기 위해선 보험대리점 등록이 필요한데, 금융당국이 캐피탈사를 허용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서 교수는 “금융서비스의 겸업화가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보험업법 시행령은 아직도 과거에 머물러있어 개선이 필요하다”며 “특히 마이데이터 사업자 지정을 받은 업체의 경우 금융상품 비교·추천 서비스가 필수지만, 캐피탈사를 제한하는 건 업권 간 형평성 측면에도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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