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강팀 현대건설? 여자배구 이번엔 예측불허

현대건설 강성형 감독이 16일 더케이호텔 서울에서 열린 도드람 2024~2025 여자부 미디어데이에 참석해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스포츠월드 김두홍 기자

2024~2025시즌 개막을 앞둔 프로배구 V리그 여자부가 역대급 전력 평준화로 치열한 경쟁을 예고했다.

여자부 7개 구단의 지도자와 대표 선수는 16일 서울 서초구 더케이호텔 서울에서 열린 도드람 2024~2025 V리그 여자부 개막 미디어데이에 참석해 올 시즌 포부를 밝혔다.

개막을 앞두고 가장 경계를 받은 팀은 역시 지난 시즌 통합우승(정규리그 1위·챔피언결정전 우승)의 현대건설이었다. 현대건설은 올 시즌 ‘육각형’(전력이 고르다는 의미)에 가장 가까운 팀과 챔프전에 오를 후보 모두 1위에 올랐다. 7개 구단 감독(2표씩 행사·소속팀 제외)들로부터 각각 7표를 받았다. 현대건설은 지난달 2024 통영·도드람컵 프로배구대회(KOVO컵)에서도 정상에 오르면서 올해도 정규리그에서 만만치 않을 것을 예고했다.

강성형 현대건설 감독은 “그렇게 표를 받았다는 게 영광”이라며 “잘 준비했고 좋은 결과가 나와야 할 것 같다”고 했다. 그는 “KOVO컵대회 때 우승해서 그렇게 표를 준 것 같다. 기분은 좋다. 작년에는 조금 (다른 팀에) 밀려서 인정을 못 받았다. 선수들도 열심히 준비했기 때문에 잘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라고 했다. 하지만 그는 챔프전에서 맞붙고 싶은 상대를 묻는 말에는 “답변하기 어려운 질문”이라며 “상대 팀들의 (전력이) 평준화됐기 때문에 솔직히 잘 모르겠다”라고 말했다.

강성형 감독이 이같이 말한 이유가 있다. 지난 시즌을 마치고 국내 정상급 공격수들이 자유계약선수(FA)로 대거 이적했기 때문이다. GS칼텍스에서 뛰던 강소휘가 한국도로공사로 이적했고 정관장의 이소영은 IBK기업은행 유니폼으로 바꿔 입었다. 이주아(IBK기업은행), 김주향(GS칼텍스), 최은지(흥국생명), 한다혜(페퍼저축은행), 고민지(현대건설) 등 활발한 이적 러시가 이어졌다.

여자프로배구 7개 구단 감독들과 대표선수들이 16일 더케이호텔 서울에서 열린 도드람 2024∼2025 V리그 여자부 미디어데이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스포츠월드 김두홍 기자

‘육각형’에 가까운 팀으로 3표를 받아 2위에 오른 정관장의 고희진 감독은 “저희가 (현대건설을) 견제했으면 좋겠다. 저희 팀이 조금 더 준비를 잘하면 견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성형 감독은 챔프전의 상대를 밝히진 않았지만 나머지 감독들은 적극적이었다.

고 감독은 챔프전에서 맞붙고 싶은 상대로 페퍼저축은행을 선택했다. 그는 “페퍼저축은행이 결승에 올라갔으면 좋겠다. 올 시즌 (홈인) 광주에서 배구 바람을 일으켜 장소연 감독님이 여성 지도자로서 배구판에 새바람을 일으켜줬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장소연 페퍼저축은행 감독은 “동생아 고맙다”라며 이에 응답했다. 그는 “(고희진 감독과) 사석에서 만나면 (고 감독이 제게) 누나라고 한다”라며 “지명해 줘서 영광스럽게 생각한다. 저도 챔프전에 가게 되면 상대가 정관장이라고 생각한다. 고 감독도 (저와 같은) 미들블로커 출신이다. 그런 면에서 챔프전을 같이 해보고 싶다”고 했다.

그러자 김호철 IBK기업은행 감독은 “두 감독들 왜 이러세요. 나머지 팀들 많이 있어요”라며 분위기를 띄웠다. 김호철 감독은 “저희 팀이 챔프전에 올라간다면 (상대로) 아무 팀이 올라와도 괜찮다”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김종민 한국도로공사 감독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주변을 둘러보며 “저랑 같이 하실 뿐, 없어요?”라고 말한 뒤 “결승만 올라간다면 (상대가 누구든지) 상관없다”고 했다.

올 시즌 새롭게 GS칼텍스 지휘봉을 잡은 이영택 감독은 고 감독과 장 감독에게 서운함을 내비쳤다. 이 감독도 선수 시절 미들블로커 출신. 그는 “저를 빼고 높이 얘기만 하시는데 페퍼저축은행과 정관장은 (결승에서 맞붙을 상대가) 아니었으면 좋겠다”라고 귀여운 투정을 부렸다.

V리그 여자부는 오는 19일 오후 4시 수원실내체육관에서 지난 시즌 챔프전 우승팀 현대건설과 준우승팀 흥국생명의 개막전을 시작으로 6개월 간의 대장정에 돌입한다.

양재=김진수 기자 kjlf2001@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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