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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대구, 윤욱재 기자] 홈런 5방이 터진 삼성의 여유로운 승리였다. 하지만 마냥 기뻐할 수 있는 입장은 아니다. '간판타자' 구자욱의 부상 변수가 떠오른 것이다.
구자욱은 15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4 신한 SOL뱅크 KBO 포스트시즌' LG 트윈스와의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3번타자 우익수로 선발 출전했다.
플레이오프 1차전을 마치고 구토 증세를 보였던 구자욱은 마침 전날(14일) 우천취소로 인해 휴식을 취하면서 컨디션을 끌어 올릴 수 있었다. 경기 전 박진만 삼성 감독도 "구자욱의 몸 상태가 80%는 올라온 것 같다"라고 밝히면서 구자욱의 컨디션이 점점 100%로 향할 것이라 기대했다.
경기는 삼성이 기대한대로 흘러갔다. 삼성은 '대포 군단'의 위력을 발산했다. 2회말 김영웅이 우월 솔로홈런을 터뜨리면서 2-1 역전에 성공한 삼성은 김헌곤과 르윈 디아즈도 연타석 홈런을 폭발, LG 마운드를 맹폭했다. 마운드에서는 '에이스' 원태인이 6⅔이닝 동안 104개의 공을 던지면서 7피안타 2사사구 3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를 펼쳤다. 10-5로 승리한 삼성은 대구 홈에서 열린 플레이오프 1~2차전을 모두 승리, 한국시리즈 진출에 1승만 남겨뒀다.
그러나 삼성은 뜻하지 않은 악재 때문에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구자욱이 1회말 우전 안타를 터뜨리고 2루 도루를 하는 과정에서 왼쪽 무릎에 부상을 입은 것이다. 구자욱은 벤치에 '괜찮다'는 신호를 보냈고 디아즈의 우전 적시타로 득점까지 성공했지만 절뚝거리면서 홈플레이트를 밟아야 했다.
구자욱의 부상이 심각하다고 판단한 삼성은 2회초 이성규를 대수비로 투입했고 구자욱을 급히 대구 SM영상의학과의원으로 보내 MRI 검진을 실시했다.
결과는 절망적이었다. 삼성 관계자는 "구자욱이 왼쪽 무릎 내측 인대 미세 손상 소견을 받았다"라면서 "플레이오프 3~4차전은 출전이 어려울 것 같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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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후 박진만 삼성 감독도 구자욱과 관련한 이야기가 나오자 한숨부터 쉬었다. "이기고도 흥이 나지 않는다. 주축선수인 구자욱이 부상을 입었다. 지금으로 봐서는 플레이오프 3~4차전 출전은 쉽지 않을 것 같다"라는 박진만 감독은 "구자욱이 무릎에 통증을 많이 느끼고 있어서 일단 하루 정도 지나야 정확한 복귀 가능 날짜가 나올 것 같다. 플레이오프 5차전 출전 여부는 미리 말씀드리기 어려울 것 같다. 내일쯤 윤곽이 나오지 않을까 싶다"라고 말했다.
2012년 삼성에 입단한 구자욱은 2015년 116경기에서 타율 .349 11홈런 57타점 17도루로 활약하며 신인왕을 차지, 자신의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꾸준한 활약으로 삼성의 간판타자로 자리매김한 구자욱은 2021년 139경기에서 타율 .306 22홈런 88타점 27도루를 기록하며 삼성의 플레이오프 직행을 이끌었고 올해는 129경기에서 타율 .343 33홈런 115타점 13도루로 생애 첫 30홈런 고지를 밟는 등 프로 데뷔 이래 최고의 활약을 펼치면서 삼성이 정규시즌 2위를 확정하는데 큰 공을 세웠다. 프로 통산 성적은 1210경기 타율 .318 1495안타 167홈런 786타점 140도루. 삼성은 구자욱에게 5년 총액 120억원이라는 초특급 대우를 안기면서 비FA 다년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올해 플레이오프에서는 타율 .800(5타수 4안타) 1홈런 3타점 1도루로 절정의 타격감을 선보이던 차였다. 그러나 구자욱이 최소 플레이오프 3~4차전은 결장이 유력해지면서 삼성의 공격력도 큰 손실이 생길 것으로 보인다.
당초 삼성은 외야 한 자리를 좌타자 윤정빈과 우타자 김헌곤을 플래툰으로 운영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구자욱의 갑작스러운 부상으로 삼성의 계획에 차질이 생겼다. 박진만 감독은 "구자욱의 몸 상태가 좋지 않다. 그래도 김헌곤이 좋은 활약을 했고 윤정빈이 괜찮은 모습을 보였다"라며 이들이 플레이오프 3차전에는 한꺼번에 출전할 가능성을 이야기했다. 윤정빈은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4타수 3안타 3득점으로 맹타를 휘둘렀고 김헌곤은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연타석 홈런 포함 4타수 3안타 4타점 2득점을 폭발했다.
과연 이들이 구자욱의 공백을 메울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한다. 경기 후 김헌곤은 "구자욱이 팀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선수라서 부상 때문에 마음이 무겁기도 한데 남은 선수들이 똘똘 뭉쳐서 최대한 잘 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 같다"라고 활약을 다짐했다.
한편 박진만 감독은 "오늘도 우리의 장점인 장타력을 앞세워서 초반부터 흐름을 갖고 왔고 김헌곤과 디아즈의 홈런으로 분위기를 가져올 수 있었다. 원태인이 2회 위기를 잘 넘기고 나서 자신감이 붙은 것 같다"라고 이날 경기를 총평했다.
삼성은 하루 휴식을 취하고 오는 17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LG와 플레이오프 3차전을 치른다. 과연 삼성이 구자욱의 공백 속에서도 플레이오프 3차전을 승리하고 한국시리즈 진출을 확정할지 관심을 모은다. 올해도 플레이오프는 5전 3승제로 치러진다. 현재 한국시리즈에는 정규시즌을 우승한 KIA가 선착한 상태다. 삼성은 2015년 한국시리즈 이후 9년 만에 한국시리즈 진출을 정조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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