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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엽 두산 감독의 용병술이 도마 위에 오른 가운데, 분명 이 감독의 선수단 운영이 성적 압박 속에 약간 경직됐다는 점은 있었다. 하지만 어쩔 수 없었다는 옹호도 존재한다. 이른바 ‘오재원 사태’로 두산의 2군이 초토화됐고, 이 때문에 선수층이 좁아지면서 활용폭도 한정적일 수밖에 없었다는 지적이다. 실제 두산은 kt와 와일드카드 결정전 두 경기에서 이렇다 할 공격을 해보지 못하고 18이닝 무득점 굴욕을 당하면서도 벤치에 쓸 만한 대타 자원이 없었다.
두산의 주장까지 오래 역임하는 등 프랜차이즈 스타로 팬들의 큰 사랑을 받았던 오재원은 현재 마약과 관련된 수많은 사건에 연루돼 실형을 살고 있다. 죄목이 많아 재판만 따로 여러 개가 열리고 있을 정도다. 수많은 야구팬들에게 충격을 주고 있는 가운데 남에 폐를 끼친 사건도 있어 두산 팬들이 공분하고 있다. 바로 자신이 복용하기 위해 후배들을 시켜 수면유도제를 대리 처방한 혐의다.
이 혐의가 드러나자 자연히 대리 처방에 동원된 후배들도 수사선상에 오를 수밖에 없었다. 대리 처방은 엄연한 불법이다. 두산은 자체 조사를 통해 이 사건과 연루된 선수들을 죄다 퓨처스리그에서도 배제했다. 1군과 2군을 오가는 선수들도 있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뼈아픈 타격이었다. 거의 한 시즌을 다 못 뛰었다.
최악의 시나리오는 법의 심판을 받아 이 선수들의 앞길이 막히는 것이었다. 선수들은 오재원의 강압에 못 이겨 대리 처방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문자 메시지 등 공개된 사안을 보면 오재원은 “팔을 지지겠다”, “죽여버린다” 등 협박을 일삼은 것으로 알려졌다. 오재원은 팀의 주장까지 역임하는 등 팀 내 입지가 절대적인 선수였다. 그런 오재원이 강압하는데 힘없는 어린 선수들이 버티기는 쉽지 않았다. 이것이 죄인지도 모르고 응한 선수도 있었다는 후문이다. 그러나 엄연한 죄였고, 수사 당국이 이를 얼마나 참작해주느냐가 관건이었다. 아예 안 해준다고 해도 할 말이 없는 일이었다.
다만 최악의 시나리오에서는 벗어날 가능성이 보인다. 서울중앙지검 강력범죄수사부(부장검사 김보성)는 오재원을 마약류관리에관한법률 위반(향정)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고 15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오재원은 2021년 5월부터 2024년 3월까지 야구선수 등 14명으로부터 총 86회에 걸쳐 의료용 마약류인 수면제 합계 2,365정(스틸녹스 2,253정, 자낙스 112정)을 수수한 혐의다.
일단 검찰은 오재원에 의해 희생된 후배들에게 면죄부를 줬다. 검찰은 오재원이 구단 내 주장 또는 야구계 선배라는 지위를 이용해 20대 초·중반의 어린 후배나 1·2군을 오가는 선수 등에게 수면제를 처방받아 줄 것을 요구한 정황을 확보했다. 이런 선수들이 오재원의 요구를 거절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는 것을 인정했다. 검찰은 “오재원이 일부 후배들에게는 욕설뿐만 아니라 협박까지 했던 사실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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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소된 선수는 앞으로 재판에 따라 벌을 전망이고, 기소 유예된 선수들은 어느 정도 족쇄는 풀 수 있게 됐다. 이제 관심은 해당 선수들의 징계 여부다. 두산은 이날 검찰 판단이 나온 뒤 내부 논의에 들어갈 것으로 알려졌다. 향후 선수들을 어떻게 처리할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KBO도 “일단 상세한 내용이 구단을 통해 보고가 되어야 내용을 확인한 뒤 상벌위 개최 여부를 결정할 수 있을 것 같다”며 신중한 자세를 드러냈다.
상벌위에 회부가 되면 KBO가 어떤 식으로든 판단을 내릴 것이고, 두산은 자체 징계보다는 KBO 징계를 우선시할 가능성이 크다. 출장 정지 처분이 내려진다면 지금까지 뛰지 못했던 것들을 소급 적용할 수 있을지도 관심이다. 다만 검찰이 정상참작해 기소를 유예한 부분이 있어 중징계까지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긍정적인 시나리오는 이제 현실로 성큼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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