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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5 (화)

누가 먹튀 냄새 난다고 했나… 2208억 투수의 미친 K 퍼레이드, 양키스 소토-스탠튼 홈런까지 '기선 제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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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올 시즌 막판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 우승, 그리고 아메리칸리그 전체 1번 시드를 차례로 확정한 뉴욕 양키스는 그럼에도 여러 우려에 시달렸다. 양키스의 목표가 단순히 챔피언십시리즈가 이닌, 월드시리즈 우승이라는 것은 분명했다. 하지만 이를 위해 반드시 풀어야 할 숙제가 하나 있었다. 바로 선발 로테이션이었다.

양키스는 구색이 괜찮은 불펜, 그리고 애런 저지를 앞세운 리그 최강의 홈런 파워를 갖춘 팀이었다. 이것에는 큰 의심이 없었다. 하지만 단기전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선발진은 걱정의 여지가 있었다. 부상 탓에 시즌을 늦게 시작한 게릿 콜의 구위를 장담하기 어려운 가운데, 2~4선발 조합은 더 고민이었다. 특히 확실한 2선발감이 없었다. 큰 무대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준 네스터 코르테스까지 부상으로 빠져 고민이 더 깊어졌다.

카를로스 로돈, 루이스 힐, 클락 슈미트까지 세 명의 선발 투수가 있기는 했지만 중요한 무대에서 믿고 맡길 수 있는 투수인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있었다. 힐과 슈미트도 시즌 중반 부상이 있어 정상적인 구위를 장담할 수 없었던 형국이었다. 결국 양키스 팬들의 불만은 로돈에게 쏟아졌다. 게릿 콜과 리그 최강의 원투펀치를 기대하고 6년 총액 1억6200만 달러(약 2208억 원)를 투자했는데 지금까지 그런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 까닭이다.

강력한 패스트볼과 리그 최정상급 구종 가치를 가진 슬라이더를 앞세운 로돈은 시카고 화이트삭스 소속 당시 리그를 대표하는 좌완 에이스 중 하나로 발돋움했다. 2021년 24경기에서 13승5패 평균자책점 2.37의 강력한 성적으로 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 투표에서 5위에 올랐다. 2022년 샌프란시스코로 이적한 후에도 좋은 구위를 과시했다. 시즌 31경기에 모처럼 건강하게 나서더니 178이닝에서 무려 237개의 삼진을 잡아내며 14승8패 평균자책점 2.88로 활약했다. 기량과 내구성을 모두 잡아가는 것 같았다. 그렇게 2023년 시즌을 앞두고 양키스 유니폼을 입었다.

하지만 로돈은 지난해 14경기에서 3승8패 평균자책점 6.85라는 최악의 성적으로 ‘먹튀’ 신세로 전락했다. 기량도, 건강도 모두 놓친 시즌이었다. 올해는 그래도 건강하게 175이닝을 던지며 16승9패 평균자책점 3.96으로 활약했으나 평균자책점 자체는 그렇게 만족할 만한 시즌은 아니었다. 기복도 있었다. 9이닝당 피홈런 개수가 1.6개에 이를 정도로 피홈런 억제 또한 실패했다. 잘 던지다 큰 것 한 방을 맞고 주저앉기 일쑤였다.

디비전시리즈에서 자기 몫을 못한 로돈이었다. 이에 양키스는 클리블랜드와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시리즈 1차전을 앞두고 누구를 선발로 낼지가 고민이었다. 휴식일 일정상 2차전은 게릿 콜이 나서는 것은 확정인데 1차전 선발이 미정이었다. 끝내 양키스는 로돈을 선택했다. 긴장감이 오가는 가운데, 로돈은 자신의 위력을 그대로 보여주며 1차전 승리를 이끌었다.

양키스는 15일(한국시간) 미 뉴욕주 브롱크스 양키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 메이저리그 포스트시즌’ 클리블랜드와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시리즈 1차전에서 로돈의 역투와 고비 때 터진 타선을 묶어 5-2로 이겼다. 로돈은 이날 6이닝 동안 93개의 공을 던지며 3피안타(1피홈런) 9탈삼진 1실점으로 역투하며 팀 승리의 가장 큰 지분을 차지했다. 디비전시리즈 부진을 만회한 로돈은 건재한 구위를 선보이며 앞으로의 기대감 또한 모았다.

디비전시리즈에서 디트로이트를 3승1패로 꺾은 양키스는 이날 글레이버 토레스(2루수)-후안 소토(우익수)-애런 저지(중견수)-오스틴 웰스(포수)-지안카를로 스탠튼(지명타자)-재즈 치좀 주니어(3루수)-앤서니 볼피(유격수)-앤서니 리조(1루수)-알렉스 버두고(좌익수) 순으로 타순을 짰다. 선발은 불안했지만 그래도 기대를 걸어볼 구위를 갖춘 로돈이었다. 시즌 막판 경기에서 손가락에 공을 맞아 골절로 디비전시리즈에서는 빠진 주전 1루수 앤서니 리조가 복귀한 게 특이 사항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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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분위기 싸움이 중요한 경기였다. 그런 경기에서 로돈의 구위가 시작부터 불을 뿜었다. 시속 90마일 중·후반대의 패스트볼, 그리고 전매특허인 슬라이더가 춤을 췄다. 제구만 좋으면 패스트볼·슬라이더 콤보로 상대를 찍어 누를 수 있는 로돈의 장점이 그대로 드러났다. 클리블랜드 타자들은 연신 헛스윙이었다. 4회까지 클리블랜드 타자들의 헛스윙 비율은 50%가 넘었다. 방망이가 나오면 두 번 중 한 번은 헛스윙이었다는 의미다. 로돈이 제풀에 무너지긴 바라야 하는 흐름이었으나 자신감을 얻은 로돈은 이날 단 한 개의 볼넷도 내주지 않으며 순항했다. 클리블랜드 타자, 특히 좌타자들에게는 재앙과도 같은 투구였다.

로돈이 경기 흐름을 잡아주자 양키스 타선이 3회 선취점을 뽑아 경기장 분위기를 달궜다. 후안 소토가 포문을 열었다. 소토는 0-0으로 맞선 3회 클리블랜드 선발 알렉스 콥의 4구째 싱커가 높게 들어온 실투를 놓치지 않고 중앙 담장을 넘겼다. 소토가 올해 포스트시즌 홈런을 개시하는 순간이었다. 이어 애런 저지가 볼넷을 골라 흐름을 이어 갔고, 1사 후 지안카를로 스탠튼, 2사 후에는 앤서니 볼피가 침착하게 볼넷을 얻어냈다.

이어진 2사 만루에서 폭투가 나오며 1점을 추가한 양키스는 앤서니 리조가 다시 볼넷을 얻어 베이스를 또 꽉 채운 뒤 또 상대 폭투에 힘입어 3-0으로 앞서 나갔다. 클리블랜드 마운드가 볼넷과 폭투에 자멸했다. 양키스는 4회 선두 글레이버 토레스의 볼넷에 이어 상대의 연이은 폭투로 기회를 잡은 뒤 애런 저지의 희생플라이 때 1점을 보탰다. 알렉스 콥에 이어 마운드에 오른 조이 칸티요가 믿을 수 없는 폭투 행진을 벌이며 점수를 헌납했다. 폭투만 네 개였다.

클리블랜드는 6회 브라이언 로치오가 솔로포를 때리며 1점을 만회했지만 로돈의 투구는 흠집이 나지 않았다. 6회도 안정적으로 막고 자신의 임무를 모두 마쳤다. 양키스타디움의 기립박수를 부를 만한 역투였다. 그리고 양키스는 7회 지안카를로 스탠튼이 솔로포를 때리며 승리를 예감했다. 클리블랜드가 8회 1점을 만회하기는 했지만 그 이상으로 가지 못했다.

양키스 마운드는 로돈에 이어 클레이 홈즈(1이닝 무실점), 루크 위버(1⅔이닝 무실점)가 자기 몫을 완벽하게 하며 클리블랜드의 추격을 따돌렸다. 양키스 마운드는 이날 클리블랜드로부터 총 14개의 삼진을 뽑아냈다. 애런 저지의 홈런 침묵이 이어진 게 아쉽지만, 양키스는 총 7개의 볼넷을 고른 것에 이어 후안 소토와 지안카를로 스탠튼의 홈런으로 경기를 쉽게 풀어나갈 수 있었다. 두 팀은 16일 오전 8시 38분(한국시간)부터 같은 장소에서 2차전을 벌인다. 양키스는 게릿 콜, 클리블랜드는 태너 바이비를 각각 선발로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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