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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1 (토)

"오직 커쇼뿐" 다저스 트레이드 신의 한 수, 어떻게 'PS 33이닝 무실점 대기록' 기적의 주역 됐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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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내겐 클레이튼 커쇼뿐이다."

'커쇼 키즈' 잭 플래허티(29, LA 다저스)가 제대로 사고를 쳤다. 플래허티는 다저스 연고지가 있는 미국 캘리포니아 출신으로 어릴 때부터 다저스를 응원하며 커왔다. 그의 우상은 다저스의 살아 있는 전설인 좌완 클레이튼 커쇼(36)다. 2008년 빅리그에 데뷔한 커쇼는 올해까지 17년 동안 오직 다저스 유니폼을 입고 432경기에 등판해 212승94패, 2742⅔이닝, 2968탈삼진, 평균자책점 2.50을 기록했다. 커쇼는 현재 부상으로 이탈해 있지만, 플래허티가 가을 무대에서 생애 최고의 투구를 펼치며 벤치에 있던 대선배를 소환했다.

플래허티는 14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 메이저리그 포스트시즌' 뉴욕 메츠와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 1차전에 선발 등판해 7이닝 98구 2피안타 2볼넷 6탈삼진 무실점 쾌투를 펼치며 팀의 9-0 완승을 이끌었다. 플래허티는 2020년 내셔널리그 와일드카드 결정 2차전에 나섰던 커쇼(8이닝 무실점) 이후 처음으로 포스트시즌 경기에서 7이닝 이상 무실점 투구를 펼친 다저스 투수가 됐다.

플래허티는 직구(45개), 너클 커브(28개), 슬라이더(23개), 싱커(2개)를 섞어 메츠 타선을 완벽히 제압했다. 직구 최고 구속은 95.1마일(약 153㎞)까지 나올 정도로 구위도 좋았다.

플래허티가 에이스다운 투구를 펼친 덕분에 다저스는 포스트시즌 역대 1위 대기록과 마주할 수 있었다. 다저스는 포스트시즌 33이닝 연속 무실점으로 1966년 볼티모어 오리올스가 작성했던 포스트시즌 역대 최다 연속 이닝 무실점 타이기록을 세웠다. 볼티모어는 그해 월드시리즈 1차전부터 4차전까지 33이닝 연속 무실점을 기록했다. 미국 언론은 다저스 마운드의 대기록 소환을 앞다퉈 보도하며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메이저리그 홈페이지 MLB.com은 '다저스는 커쇼도 없고, 타일러 글래스나우도 없고, 토니 곤솔린도 없고, 개빈 스톤도 없고, 더스틴 메이도 없고, 투수 오타니 쇼헤이도 없다. 다저스에는 야마모토 요시노부가 있지만, 어깨 부상으로 3개월 정도를 이탈한 이후 여전히 이닝을 늘려 나가는 과정에 있다. 다저스에는 워커 뷸러도 있는데, 2번째 토미존 수술을 받고 돌아온 뒤 고관절 부상으로 골머리를 앓으면서 시즌 막바지에 다다른 지금까지 고전하고 있다'며 33이닝 연속 무실점이 얼마나 말도 안 되는 일인지 강조했다. 커쇼, 글래스나우, 곤솔린, 스톤, 메이와 투수 오타니는 모두 다저스가 보유한 빅리그 정상급 선발투수들인데 부상 여파로 마운드에 오를 수 없는 상황이다.

결국 플래허티를 트레이드로 영입한 다저스의 선택이 가을야구에서 신의 한 수가 됐다. 다저스는 트레이드 마감 시한을 앞두고 선발 보강을 위해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에서 플래허티를 영입했다. 플래허티는 다저스 이적 후 10경기에서 6승2패, 55⅓이닝, 평균자책점 3.58을 기록하며 기대에 꽤 부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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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저스에서 치른 포스트시즌 데뷔전은 실망스러웠다. 지난 7일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내셔널리그 디비전시리즈 2차전에 선발 등판해 5⅓이닝 5피안타(2피홈런) 2사사구 2탈삼진 4실점으로 고전하면서 패전을 떠안았다. 하지만 이날 2번째 등판 기회에서는 7이닝 무실점 완벽투를 펼치며 팀이 월드시리즈 진출에 조금 더 가까워지도록 도왔다.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은 경기 뒤 기자회견에서 "플래허티가 스트라이크존을 잘 공략했다고 생각한다. 직구가 필요할 때 적절히 잘 사용하면서 피해를 최소화했다. 그리고 우리가 리드를 잡자 플래허티는 더 공격적으로 투구하면서 훌륭한 일을 해냈다. (7전4선승제) 긴 시리즈에서 7이닝을 버틴 건 정말 큰 일"이라며 박수를 보냈다.

플래허티는 "정말 재미있었다. 이 모든 감정을 말로 표현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가장 중요한 것은 마운드에 올라서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이었다. (포수) 윌 스미스가 정말 잘 리드해줬고, 좋은 게임 플랜을 세웠다. 그리고 야수들의 수비 도움도 받았다"고 총평했다.

다저스를 응원하며 자란 플래허티에게 포스트시즌 하면 떠오르는 투수가 있는지 질문이 나왔다. 플래허티는 이에 "내 대답은 오직 하나, 커쇼뿐이다. 커쇼의 포스트시즌 성적에 대해서 사람들이 뭐라고 하든 그는 정말 좋은 성적을 많이 냈다. 그는 선수 생활 내내 대단했다. 그가 나를 안아주면서 정말 좋은 투구를 펼쳤다고 알려주는 것은 그 무엇도 대신할 수 없는 정말 특별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커쇼는 플레이오프에 기회만 있으면 늘 공을 잡았다. 마운드 위에서도 아래에서도 정말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커쇼는 3일을 쉬고도 마운드에 올라서 6~7이닝을 던지는 경이로운 일도 해냈다. 그는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다"며 엄지를 들었다.

플래허티는 33이닝 연속 무실점 투구에 기여한 것과 관련해서는 "해내야만 했다. 1차전이니까. 우리는 오늘 밤 충분히 즐겼지만, 빨리 내일로 넘어가야 한다. 나는 이제 누가 나오든 싸워 나가는 것을 재미있게 지켜볼 것이다. 우리는 아직 할 일이 남았다. 점수가 몇 점이든 결국 우리는 이겨야 한다"며 다저스가 계속해서 승수를 쌓아 월드시리즈에 진출할 수 있길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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