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여섯 번째 미니앨범 '리브 앤드 폴(LIVE and FALL)'을 발매한 그룹 엑스디너리 히어로즈. JYP엔터테인먼트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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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디너리 히어로즈(Xdinary Heroes, 엑디즈)의 2024년은 그 누구보다 열정적이었다. 디지털 싱글 시리즈 ‘오픈 베타(Open ♭eta)’, 콘서트 시리즈 ‘클로즈드 베타(Closed ♭eta)’를 병행한 ‘2024 엑스페리먼트 프로젝트(2024 Xperiment Project)’로 음악적 스펙트럼은 더욱 넓어졌다.
엑디즈는 올 한 해의 노력과 성장, 새 시도를 통한 다양성을 14일 발매한 다섯 번째 미니앨범 ‘리브 앤드 폴’에 담았다. 앨범 발매에 앞서 만난 오드는 “한 해 동안 달려온 순간의 종착점이 되는 앨범이라 뿌듯하다”고 발매 소감을 전했다.
이번 앨범의 타이틀곡 ‘나이트 비포 디 엔드(Night before the end)’는 엑디즈가 처음 선보이는 록 발라드 장르의 타이틀곡이다. 일찌감치 예정되어 있던 이번 앨범은 발매 시기에 맞춰 가을 분위기를 고려했다. 프로젝트로 더 다채로워진 음악색을 바탕으로 지금껏 엑디즈가 해본 적 없는 발라드 타이틀을 결정했다.
장르를 정하고 멜로디가 만들어졌다. 멜로디만 듣고도 ‘타이틀이 나온 것 같다’고 자신할 만한 곡이었다. 가온은 “박진영 피디님이 ‘100점짜리 곡’이라고 하셨다”고 뿌듯하게 웃어 보였다. 멜로디에 감정이 너무 잘 묻어 있어서 오히려 가사를 붙이는 데 더 고생할 정도였다. ‘지구에 운석이 떨어져 멸망을 앞두고 있다’는 설정으로 감정을 쌓아갔다. 만일 내 삶에 마지막 한 시간이 주어진다면 무엇을 하고 싶을까 생각하며 가사가 채워졌다.
14일 여섯 번째 미니앨범 '리브 앤드 폴(LIVE and FALL)'을 발매한 그룹 엑스디너리 히어로즈. JYP엔터테인먼트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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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의 공간 ‘♭form’에서 히어로와 빌런을 오가던 엑디즈는 지난 4월 정규1집 ‘트러블슈팅(Troubleshooting)’을 통해 마침내 현실 세계에 발을 디뎠다. 그리고 이번엔 현실과 부딪혔다. 앨범명 ‘리브 앤드 폴’처럼, 그리고 삶을 살아가는 누구나 그렇듯 시련을 겪으며 ‘현실’을 살아내기 시작했다.
앨범을 사람에 비유한 가온은 “‘트러블슈팅’을 통해 세계관 종착지를 찍고 이번 앨범을 통해 세상 밖으로 나왔다. 내면의 아픔을 겪고 사춘기를 지나 삶을 고찰하면서 비로소 가상의 공간에서 벗어나 인간적인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엑디즈는 라이브 무대에서 특히 진가를 발휘한다. ‘물 만난듯’ 무대 위를 휘젓는다. 초창기부터 실전을 통해 갈고 닦은 노하우들이 쌓여 매번 더 나은 무대를 만들게 된다. 매달 진행되는 공연히 힘들기도 하지만 부담도 긍정으로 승화시킨다.
건일은 “심적으로나 체력적으로나 힘들다고 느껴진 순간들이 있다”면서도 “부정적으로 생각하기 보단 긍정적으로 생각하려 한다. 무대에서 우리의 에너지를 보여드리고자 긍정적인 부담감을 가지고 준비한다. 그리고 무대를 좋아해주는 팬들을 보면 뿌듯함과 행복함을 느낀다”고 답했다. 무대를 위해 평소에도 에너지를 아낀다. 주연은 “우리는 매일 내일이 없는 사람들처럼 공연을 한다. 3일간 공연을 하고나면 다음 달 공연을 위해 충전하고 다시 공연한다”고 체력 안배의 비결을 전했다.
‘무대 장인’의 수식어를 이어가며 오는 11월에는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사흘간 단독 콘서트를 개최한다. 올해 15회에 걸쳐 공연한 예스24 라이브홀 대비 객석 규모를 2배 이상 확대했다. 이번 공연으로 6연속 공연 매진 기록을 세웠다.
올림픽홀에서 데뷔 첫 콘서트를 열었던 멤버들에겐 더 소중한 공연이 될 것으로 보인다. 가온은 “첫 콘서트를 기점으로 많이 성장했다. 똑같은 공연장에서 당시의 두 배 규모로 공연을 연다고 생각하니 초심도 돌아보게 되고 성장도 느껴져 뿌듯하다”고 소감을 전했다. 건일은 “첫 콘서트에서 자리를 지켜준 팬분들에게도 남다른 의미의 공연이 될 것 같다”고 뭉클한 답변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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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단독 콘서트 ‘클로즈드 베타: 버전 6.4’에서 대선배 YB 윤도현과 함께 무대에 올랐다. ‘2024 엑스페리먼트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발표된 곡 ‘인스테드!(iNSTEAD!(Feat. YB 윤도현))’로 인한 인연이다. 윤도현이 록 버전으로 뽀로로 주제곡을 부르는 영상을 보고 피처링을 제안했다고. 주연은 “‘인스테드!’ 작업 당시 후렴에서 강렬한 그로울링이 나오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멤버들이 하는 것보다 멋지게 소화해줄 분을 필요로 하고 있었는데 윤도현 선배님이 떠올랐다. 흔쾌히 수락해 주셔서 완성할 수 있었다”고 협업 비화를 전했다.
세대는 다르지만 ‘록 스피릿’은 통했다. 엑디즈 멤버들은 1998년~2002년생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러나 학창시절 밴드 활동을 거쳐왔다면 YB의 명곡은 알 수밖에 없었다. 콘서트에 컬래버 무대에서는 ‘인스테드!’를 비롯해 YB의 히트곡 ‘박하사탕’과 ‘나는 나비’까지 특별하게 꾸며졌다.
엑디즈는 ‘밴드 음악’하면 떠오르는 원초적인 사운드와 강렬한 보컬을 소화한다. 국내 록 밴드 대표주자인 선배 윤도현이 “메탈 음악은 비주류 음악이라 할 수 있을 정도로 대중적이지는 않은데 엑디즈에게 고맙다”고 인사할 정도다. 이달 말에는 밴드로 가요계에 데뷔했던 선배 가수 신해철을 기리는 공연에 출연을 앞두고 있다.
건일은 “한국 음악계에 한 획 그은 선배님의 추모 공연에 참가하게 돼 영광이다. 밴드로서는 이보다 큰 의미는 없을 것 같다”고 했다. ‘대학가요제’에 출연한 신해철의 무대를 보며 자랐다고 밝힌 건일도 어느덧 영상 속 선배 가수들의 나이가 됐다. 윤도현과의 협업부터 故 신해철 트리뷰트 공연까지, 멤버들에겐 더욱 큰 의미로 다가올 무대들이다.
엑디즈는 신보 ‘리브 앤드 폴’을 통해 기쁨, 노여움, 슬픔, 즐거움을 아우르는 희로애락에서 시작한 이야기를 노래한다. 사랑을 주제로 한 타이틀곡은 ‘희(喜)’와 ‘노(怒)’에 닿는다. 앨범을 준비하면서는 ‘락(樂)’을 떠올렸다. 힘들고 지쳐도 ‘항상 즐겁게 하자’는 마음을 가지는 멤버들에게는 음악 작업 하는 순간은 기대와 즐거움이 가득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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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니악한’ 밴드 음악과 ‘대중성’은 좀처럼 가까워보이지 않는다. 엑디즈는 처음 선보이는 발라드 타이틀곡과 앨범 수록곡으로 이 둘 사이를 오간다. 건일은 “대중성과는 거리가 먼 매니악한 곡도 많이 냈지만 음악은 결국 많은 사람들이 들어주면 좋으니 대중성을 잡는 것도 중요하다 생각했다”면서 “고민 끝내 낸 결론은 하나를 쫓기 보다는 우리가 다 같이 재밌게 할 수 있는 음악, 자랑스럽고 즐길 수 있는 곡을 내자는 것이었다”고 답했다. 지난 4월에 발표한 ‘어리고 부끄럽고 바보 같은’도, 이번 신곡 ‘나이트 비포 디 엔드’도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을 수 있는 곡이다.
여전히 엑스디너리 히어로즈만의 사운드를 찾는 여정 위에 있다. 매 앨범 새로운 시도로, 다양한 장르에 도전하며 자신들만의 색을 찾고자 한다. 아직은 명확한 정의를 내릴 수 없지만, 언젠가 찾게 될 ‘그것’을 향한 궁금증도 동력으로 삼는다. 오랜 역사를 가진 밴드부터 국내 밴드계 새로운 역사를 쓰고 있는 소속사 선배 데이식스까지 선배들의 발자취를 따라 동기부여도 생긴다.
엑디즈가 꼽은 강점은 여섯 멤버의 시너지다. 곡을 만들고 무대에 설 때마다 서로를 바라본다. 지난 앨범보다 더 나은 앨범을 만들기 위해서, 또 여섯 멤버로 구성된 ‘풀밴드’의 시너지를 극대화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세계 최강 밴드’를 지향하는 엑스디너리 히어로즈. 2021년 12월 데뷔해 만 3년에 다가가고 있다. 오드는 “이제 이유식에서 일반식을 먹을 수 있게 됐다”고 재밌는 비유를 했다. 아직 날아가긴 이르지만 이제 막 뛸 수 있게 된 여섯 멤버다. 더 많은 이들에게 엑디즈의 노래를 들려줄 수 있기를 바라며 ‘차트인’을 향한 기대도 내비쳤다. 이번 앨범에 희로애락이 담긴 만큼 이들의 소리가 듣는 이들에게도 위로로 다가가길 바란다. 오드는 “우리 노래를 듣는 모두에게 위로를 드리고 싶다. 넘어진다 해도 힘이 되는 곡이길 바란다”고 기대를 당부했다.
정가영 기자 jgy9322@sportsworldi.com
ⓒ 스포츠월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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