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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손흥민이 다시 한 번 갈림길에 섰다.
손흥민은 아직 토트넘과의 동행을 꿈꾸지만 토트넘은 '손흥민 이후' 미래 구상에 박차를 가하는 모습이다.
아울러 손흥민과의 훗날도 그리고 있다. 9년 전 400억원 헐값에 와서 수천억원의 막대한 이익을 현 소속팀에 챙겨줬다. 그럼에도 영국 언론은 토트넘이 마지막까지 주판알을 튕기고 있다고 본다. 손흥민과의 적절한 결별을 통한 이적료 수입이 그 것이다.
토트넘이 손흥민과의 현 계약을 2026년 6월에 종료할 것이라는 보도가 이번 달에도 어김 없이 나왔다.
단순한 계약 논란이 아니다. 손흥민과 경쟁할 20대 중반 최전성기 윙어 영입을 추진하고 있다. 손흥민은 현재 재활 중이다.
영국 매체 스포츠몰이 지난 11일(한국시간) 손흥민 관련 소식을 전했다.
매체는 "토트넘이 26세 윙어 하비 푸아도 영입에 나섰다"고 했다. 이어 "토트넘 1순위는 레전드 손흥민의 미래를 확보하는 것이다"며 토트넘이 손흥민과의 현 계약에 첨부된 1년 연장 옵션을 활성화할 태세라고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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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풋볼 팬캐스트도 거들었다. 매체는 지난 10일 "토트넘은 손흥민과 1년 연장 조항을 실행할 예정이다. 32살 손흥민은 그간 토트넘에서 놀라운 활약을 펼쳤지만 토트넘은 곧 그에게 작별인사를 할 수도 있다. 토트넘은 손흥민 계약을 1년 더 연장할 수 있는 조항이 있다. 이제 그 조항 발동 준비를 하고 있다"고 했다.
풋볼 팬캐스트는 아예 손흥민을 대놓고 "토트넘 최고의 수입원"이라고 표현했다. 사실이 맞다고 하더라도 손흥민의 헌신과 노고를 배려하지 않은 망발이다. 더 나아가 "손흥민이 무료 이적을 할 수 없게 옵션을 활성화하려는 것"이라고 악랄한 표현도 썼다.
손흥민은 2015년 토트넘에 400억원 가량의 이적료로 온 뒤 수천억원의 경제젹 이득을 토트넘에 챙겨줬기 때문에 내년 여름 계약기간 만료 뒤 토트넘에 이적료를 주지 않고 자유계약으로 옮겨도 뭐라고 할 사람은 없다.
그러나 숫자에 밝은 토트넘은 그럴 생각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 마지막까지 손흥민을 통해 돈을 챙기겠다는 얘기다.
사실 손흥민의 현 계약서 부속 조항을 활용한 계약기간 연장설은 처음 나오는 얘기는 아니다.
지난달 24~25일엔 풋볼 런던, 이브닝 스탠더드, 가디언 등 유력 언론이 토트넘의 손흥민 계약 옵션 활성화를 일제히 보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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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이브닝 스탠더드'는 "토트넘이 손흥민과의 계약 연장을 추진하면서 손흥민은 클럽에서 11번째 시즌을 맞이하게 된다"라고 보도했다.
같은 날 풋볼 런던의 토트넘 담당 기자 알레스제어 골드도 자신의 SNS를 통해 같은 주장을 펼쳤다.
손흥민은 지난 2021년 여름 토트넘과 2025년 6월까지 유효한 새 계약을 맺었다. 손흥민과 토트넘이 쓴 3번째 계약서다.
그런데 이 계약엔 계약기간을 2026년 6월까지 1년 연장할 수 있는 옵션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또 토트넘이 일방적으로 연장 결정하면 손흥민이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성격이라는 게 정설이다.
계약 만료가 점점 가까워지고 있는 가운데 매체는 토트넘이 연장 옵션을 발동해 손흥민과의 계약 기간을 2026년으로 연장할 속셈인 것으로 여겨진다.
영국 '더선' 소속이자 토트넘 전담 기자는 톰 바클레이도 SNS로 "토트넘은 손흥민과의 계약을 2026년 여름으로 넘기기 위해 자신들이 보유한 1년 연장 옵션을 발동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라고 전했다.
영국 '가디언'도 "손흥민은 토트넘에서 현재 계약의 마지막 12개월에 들어간 후 계약 상황을 돌아봤다"라며 "토트넘은 손흥민의 계약 기간을 1년 더 연장할 수 있는 옵션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를 활성화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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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력 언론이 일제히 전했기 때문에 토트넘도 이를 조만간 공식 발표할 것으로 보였지만 20일이 다 되어가도록 묵묵부답이다. 언론만 다시 한 번 손흥민의 계약서 옵션 활성화를 언급했을 뿐이다.
다만 최근 돌아가는 상황은 다소 묘하다. 지난달 말 손흥민이 자신의 재계약 관련 질문을 받고는 두 번이다 구단과 대화한 게 없다고 잘라 말했기 때문이다.
손흥민은 주장 자격으로 지난달 말 팬포럼에 참석한 뒤 계약 질문을 받고 처음으로 구체적인 답변을 했다
손흥민은 "난 이미 이 질문에 대해 답을 한 적이 있다"며 "우린 축구에서 우리의 미래를 알 수 없다. 난 아직 토트넘과 계약 기간이 남아 있고, 여기서 뛴지 벌써 10년이 됐다. 내가 토트넘에서 얼마나 행복할지 여러분은 상상할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축구에서 우리의 미래는 알 수 없고, 나는 단지 이번 시즌에 집중하고 있을 뿐이다. 내가 원하는 건 승리"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언젠가 내가 이 클럽을 떠나는 날이 오더라도 여러분 모두가 웃는 걸 보고 싶고, 모두가 나를 레전드라고 이야기하는 걸 보고 싶다"며 어떠한 방식으로든 토트넘을 떠나게 되더라도 토트넘 팬들이 자신을 팀의 레전드로 기억해주길 바란다고 했다.
손흥민은 지난달 25일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가라바흐(아제르바이잔)전을 앞두고도 같은 질문을 또 받았다.
손흥민은 "우리는 아직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라며 계약 만료가 다가오고 있음에도 구단과 연장 협상에 대해 아무런 이야기도 나누지 않았다고 말할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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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이어 "분명한 건 난 이번 시즌에 매우 집중하고 있다"라며 "이 나이에 모든 순간이 목표와 같고, 특히 이번 시즌엔 많은 대회에 출전하기 때문에 더욱 신경을 쓰고 있는 것 같다"라며 재계약보다 올시즌 성적에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난 올시즌에 완전히 집중하고 있으며 클럽의 모든 사람이 마땅히 받아야 할 우승을 하고 싶다"라며 "앞으로 무슨 일이 일어날지는 모르지만, 10년이 지났기에 이 클럽을 위해 모든 걸 바칠 거다"라며 트로피를 위해 최선을 다할 생각이라고 전했다.
결국 재계약과 관련해 구단과 논의한 게 없다는 뜻이었다. 손흥민의 내년 여름 운명이 한국을 넘어 전세계 축구팬들에게 굉장히 궁금한 사안이 됐다.
2015년 토트넘에 입단한 손흥민은 지금까지 토트넘 소속으로만 400경기 이상 출전해 164골을 넣으면서 구단 역대 득점 5위에 오른 명실상부 토트넘의 리빙 레전드다.
2010년대 토트넘의 황금기에는 언제나 손흥민이 있었고, 토트넘이 어려울 때마다 해결사 역할을 한 선수도 손흥민이었다. 팀 내 위상이나 영향력 등을 따져도 손흥민이 레전드로 불리지 않을 이유가 없다는 말이다.
다만 손흥민은 자신이 아직 토트넘의 레전드로 불리기에는 부족하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 바로 우승 경력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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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은 지난달 영국 공영방송 'BBC'와의 인터뷰에서 "나는 토트넘에서 레전드가 되고 싶다. 한 팀에서 10년 동안 뛰는 건 굉장한 노력이 필요한 일이다. 항상 꾸준한 모습을 유지해야 하고 클럽에 무언가를 갖고 와야 한다"며 토트넘의 레전드로 남고 싶다는 생각을 밝힌 바 있다.
손흥민은 "난 아직 이 클럽(토트넘)의 레전드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나는 토트넘에서 우승을 차지하고 싶다고 말했고, 그때 팀의 레전드라고 불리면 정말 기쁠 것"이라며 "내가 토트넘에 온 이유는 우승을 차지하기 위해서다. 이번 시즌을 기대하고 있다"면서 이번 시즌 우승에 도전하겠다는 의지를 불태웠다.
손흥민은 지난 6월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6 월드컵 아시아 2차예선 중국전 직후에도 국내 취재진 앞에서 "이 팀에서 뭔가 하나 남기고 싶다"고 했다.
토트넘에 대한 손흥민의 헌신은 그의 연봉에서도 잘 드러난다.
손흥민은 현 계약을 통해 토트넘에서 연봉 180억원 안팎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 토트넘 선수들 중에선 최고 연봉이다. 지난해 여름과 겨울 해리 케인과 위고 요리스가 각각 떠나면서 손흥민이 팀 내 최고 연봉 수령자가 됐다.
다만 이는 토트넘에 국한해서일 뿐 프리미어리그 전체로 확대하면 40위권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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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튀 논란이 불거지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카세미루, 안토니, 마커스 래시퍼드, 마테이스 더 리흐트 등이 모두 손흥민도 많은 연봉을 받고 있다.
그럼에도 손흥민은 지난해 사우디아라비아 측의 거액 연봉 제안을 단칼 거절하며 토트넘에 대한 생각에 집중하는 것이다. 손흥민은 이미 발롱도르 수상자 카림 벤제마가 활약하고 있는 알 이티하드에서 4년간 총액 1억6000만 유로, 약 2400억원의 총액 제안을 받았다. 손흥민이 지금까지 10년간 토트넘에서 받았던 연봉의 2배에 달하는 돈을 뿌리쳤는데 토트넘은 일단 1년 연장 옵션을 제시한 셈이다.
ESPN 등에 따르면 토트넘은 손흥민 현 계약서 옵션을 활성화해 내년 여름 이적료 발생 구실을 만든 뒤 사우디에서 제안받은 이적료 600~1000억원에 손흥민 내다 팔 생각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손흥민이 계약기간 중 토트넘에 안겨준 상업적 수입을 제외하고 순수 이적료만 계산해도 10년간 손흥민 잘 쓰고도 무려 500억원 이상의 차익실현을 이루는 셈이 된다.
최근 스페인 언론은 손흥민이 내년 여름 라리가 3대 명문 중 하나인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로 이적할 수 있음을 알리는 중이다. 구단과 손흥민 대리인이 이미 협상 테이블에 앉았다. 손흥민도 살 길을 모색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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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 역시 손흥민이 내년 6월에 이적료 없이 토트넘을 떠나야 가능하다. 연장 옵션이 활성화되면 손흥민은 34살에 이적료 없는 자유계약 신분을 취득하는데 나이가 많다는 생각을 다른 구단이 가질 수밖에 없다. 토트넘을 탈출하려면 결국 내년에 무료 방출이 이뤄져야 한다.
사진=엑스포츠뉴스DB / 연합뉴스 / SNS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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