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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오리지널 요리 서바이벌 '흑백요리사:요리 계급 전쟁'을 돌이키며 여경래 셰프(64)는 미소지었다. 너무 바빠 본방송은 미처 보지 못하고 '짤'로만 프로그램을 봤다는 그는 그저 상대와 상황, 편집의 덕택이라며 공을 돌렸다. 하지만 본 사람은 안다. 서바이벌에서 경쟁이 전부가 아님을 보여준 대가에게 시청자들은 패배에도 '최고'라는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세계 중국요리협회 부회장이자 학국 중식연맹회장인 경력 50년의 중식 대가의 서바이벌 요리대회 참가는 시청자들에게도 다른 참가자들에게도 그 자체로 충격이었다. 세계 어느 경연에 나가더라도 심사위원석이 당연한 마스터의 등장에 프로그램에도 무게가 단번에 실렸다.
“다들 깜짝 놀랐다니 할 말은 없지만, 실질적으로는 재미있을 것 같아서 한 거예요. 처음 제작진이 왔을 때 거절했어요. '내가 이겨도 손해, 지면 더 창피’ 아니냐. 그런데 생각해보니까, 젊을 때 요리대회 가서 입상하고 메달 따고 했을 때, 우승해서 최고로 올라가는 게 아니라 그 자체가 열정을 만드는 원동력이었던 것 같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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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피하죠, 하지만 참가한 이상 승패 같은 거 연연하지 않았던 것 같아요. 젊을 때야 혈기 왕성하니 떨어지면 의기소침해지고 했는데, 지금은 나이도 60대 중반인데 제가 뭘 그런 걸 따지겠어요. 그럼에도 많은 분들이 좋은 반응을 보여주셔서 감사합니다. (임태훈 셰프) 그 친구가 절을 하는데 쑥스러워서 '아이 무슨' 이랬는데 기분이 좋기는 했지요. 그 친구가 나를 존중해주고 또 이겼을 때도 그렇게 해준 것이. 우리나라 사람들이 동방예의지국 사람 맞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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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보는 걸 좋아하는데 예전엔 부정적인 게 많아서 싫어했어요. 많이 보면 내 삶의 환경도 그렇게 되어가니까요. 이번엔 100인 셰프와 관련된 모든 댓글이 거의 긍정적이더라고요. 볼만하구나 생각했죠.(웃음) 제작진이 잘 해주셨구나 싶어요. 갑자기 손님들이 막 밀어닥치고 알아주시고 하니까 힘든데, 그런데도 참 재미있어요."
그가 오너셰프가 있는 홍보각은 '흑백요리사' 이후 지인이 와도 손을 쓸 수 없을 만큼 손님이 몰려 안 그래도 24시간이 모자랐던 여 셰프의 하루가 더 바빠졌다. 평소에도 손님들과 종종 기념사진을 찍으며 서비스를 아끼지 않았던 그는 "오시는 분들마다 보고싶다 하셔서 사진을 더 찍는다"면서 "이젠 너무 많아져서 손님들한테 ‘저 이제 직업 연예인으로 바꿀 거다’하고 우스갯소리도 한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100인 셰프 가게 요새 다 야단났다. 손님이 몰린다고 하더라"고 귀띔한 여경래 셰프는 그럼에도 조심스럽게 "그것이 우리들만의 잔치가 아니라 다른 식당이나 식음료 하는 다른 분들에게도 파급력이 있었으면, 외식업 전반적에 좋은 영향, 결과를 끼쳤으면 하는 마음이 있다"고 했다. "마음 한켠에는 우리만 주목받고 잘 먹고 잘 사는 것 같아 미안함도 있는데, 그러면 그 마음도 좀 희석되지 않을까 싶다"는 것이다.
여경래 셰프는 실제로 올해 18회를 맞이한 '이금기 요리대회'의 상임고문이자 심사위원으로서 후배 요리사 양성에 꾸준히 힘을 보태 왔다. 조리를 전문으로 하는 전국 대학교 중 50개 대학에이 참가, 대학별 우승자들이 최종 왕중왕전까지 치르는 이 대회를 통해 지금까지 천명 가까운 요리사들이 발굴, 지원을 받았다. 여 셰프가 "내 여러 자부심 가운데서도 단연 톱"이라고 생각하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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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1975년 처음 요리를 시작한 여경래 셰프는 경력 50년차의 여전한 현역이다. 그 또한 여전히 사랑하는 요리를 열정적으로 계속해나갈 생각이다.
"골프나 치고 유유자적 해야하는데 현장에 있으니, 남이 좋게 보지 않을 수 있지요. 아직도 일을 하는 걸 보니 워커홀릭은 분명한 것 같아요. 50년 전에도 이런 일을 했다는 자체가 창피하기도 했는데, 대가니 어쩌니 미화해주셔서(웃음). 긍정적으로 해석해 주시니 속으로 ‘땡잡았다’ 했습니다. 금년, 속된 말로 '대박이다' 그러니 ‘그래, 끝가지 주방에서 일하다 주방에서 죽자’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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