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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3 (금)

욕망을 파는 김소연→김성령…'정숙한 세일즈'가 던지는 발칙한 화두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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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 '정숙한 세일즈' 제작발표회
1992년 시골 배경 성인용품 판매하는 이들의 이야기
성적 욕망을 직접 판매하는 주체적 여성들
한국일보

11일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엘리에나 호텔에서는 JTBC '정숙한 세일즈' 제작발표회가 진행됐다. 행사에는 김소연 연우진 김성령 김선영 이세희와 조웅 감독이 참석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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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은 '정숙한 세일즈'이지만 안방의 풍기문란을 외치는 '정숙하지 못한 세일즈'다. 1990년대 욕망을 논하는 발칙한 여성들의 이야기가 어떤 카타르시스를 선사할까.

11일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엘리에나 호텔에서는 JTBC '정숙한 세일즈' 제작발표회가 진행됐다. 행사에는 김소연 연우진 김성령 김선영 이세희와 조웅 감독이 참석했다. 작품은 성(性)이 금기시되던 1992년 한 시골마을, 성인용품 방문 판매에 뛰어든 '방판 씨스터즈 4인방의 자립, 성장, 우정에 관한 이야기를 그린 본격 풍기문란 방판극이다.

저마다의 사연을 가지고 방판을 하게 된 이들이 서로 연대하고 끈끈한 정을 느끼며 성장하는 워맨스가 관전 포인트다. 한정숙(김소연) 오금희(김성령) 서영복(김선영) 이주리(이세희)는 집에서 '정숙'하고 조신하게 가장을 보필하는 대신 방문판매에 열을 올린다. 성적 욕망을 드러내는데 불편하고, 되레 불편해하는 게 고상하고 도덕적이라 여겼던 시대적 분위기 속에서 당당하게 성에 대해 말하는 이들의 이야기는 뭉클한 감동과 재미를 예고한다.

1992년의 시대를 배경으로 한 이 작품은 그 시대의 편견과 여성들을 조명한다. 당대의 여성들은 많은 것들에게 구속됐기에 더욱 연대할 수밖에 없었다. 경제가 안정화되며 여성이 사회에 진출한 시기이지만 극중 인물들마다 개개인의 상처가 존재한다. 아직까지 여성에 대한 편견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이 작품이 네 여성의 '우정과 행복'을 찾는 이야기이지만 '정숙한 세일즈'만의 특별한 감성이 무기다.

먼저 김소연이 분한 한정숙은 불성실한 남편 권성수(최재림) 때문에 안정적인 수입을 보장한다는 방판에 뛰어드는 인물이다. 이어 김성령이 소화하는 오금희는 따분한 일상 속 신나는 세계에 눈을 뜨게 되면서 방판에 합류한다. 김선영이 맡은 서영복(김선영)은 사전까지 동원해 성인용품 설명서의 전문 용어를 익혀 적극적으로 방판에 나서며 보는 재미를 고조시킨다. 또 이세희가 연기하는 이주리는 옳은 말만 하며 손님들의 판매 욕구를 담당하고 있다.
한국일보

11일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엘리에나 호텔에서는 JTBC '정숙한 세일즈' 제작발표회가 진행됐다. 행사에는 김소연 연우진 김성령 김선영 이세희와 조웅 감독이 참석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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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중 방판 시스터즈가 외치는 것은 여성의 권리다. "우리 여자들도 열정적인 성생활에 관심이 있고, 누릴 권리도 있다"라는 모토로 성인용품을 보수적인 시대에 내놓는 '발칙한 세일즈'다.

유독 배우들의 끈끈한 유대감이 현장에서 전달됐다. 김선영은 "제가 보지 못했던 성인용품들을 보며 카타르시스를 느꼈다. 진주로 된 티팬티도 있더라"라면서 "네 명의 여배우들이 보낸 시간들이 너무나 뜨거웠다. 서로 사랑하며 보냈다. 힘들었지만 돌이켜보면 아주 오랫동안 잊지 못할 것 같다"라면서 목멘 모습을 보였다. 김소연은 "성인용품 방문판매에 대해 걱정했지만 대본을 보며 제가 너무나 기다렸던 코믹과 우정, 사랑이 담겼다. 너무나 기쁜 마음으로 선택했다"라고 말했다. 김성령은 "저는 90년대를 또렷하게 기억하고 있다. 그 시절을 너무나 잘 알고 있다. 성인용품은 접해본 적 없지만 너무나 궁금했다. 이 소재가 가장 결정적인 작품 선택 이유다"라고 설명했다.
한국일보

11일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엘리에나 호텔에서는 JTBC '정숙한 세일즈' 제작발표회가 진행됐다. 행사에는 김소연 연우진 김성령 김선영 이세희와 조웅 감독이 참석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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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간 김소연은 '펜트하우스' 등 강렬한 이미지로 사랑을 받았던 터다. 김소연은 "배우로서 다양한 이미지를 꿈꾸고 있다. 이번 작품 대본을 보자마자 '이거다' 싶었다. 대본도 너무 재밌었다. 욕심이 하나 더 있다. 아직까지 천서진으로 부르는 분들이 많은데 정숙씨로 불리고 싶다. 저와 정말 비슷한 점이 많다. 사랑스러운 면이 많기에 그런 부분을 더욱 살리고 싶다"라고 목표를 전했다. 이어 "가슴이 두근거렸다. 첫 방송을 앞둔 지금도 그렇다. 우리 드라마 재밌게 잘 만들었다. 사랑을 많이 해주셨으면 좋겠다. 시청률적으로는 좋은 평가가 있었으면 좋겠다"라며 떨리는 마음을 표현하기도 했다. 무인성인용품에 남편과 함께 가서 '시장조사'를 했다고 밝힌 김소연은 "어두울 줄 알았는데 예쁘고 화려하고 아기자기했다. 이런 분위기라면 유쾌하게 잘 설명할 수 있겠더라"라고 떠올렸다.

김성령 역시 전작 드라마 '킬힐' '이렇게 된 이상 청와대로 간다'로 정갈하고 단아한 캐릭터를 선보였다. 이에 김성령은 "이번 작품을 제안받았을 때 너무 반가웠다. 늘 해보고 싶었던 역할이다. 정작 이런 역할이 제게 더 맞다고 생각할 정도로 재밌게 잘 찍었다"라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다만 성인용품이 소재인 만큼 드라마가 다소 자극적으로 그려질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이에 조 감독은 "최대한 유쾌하게 풀어보려고 노력했다. 성인용품을 바라보는 시각이 아닌 판매하는 이들의 마음과 구매하는 사람의 마음에 초점을 맞췄다. 소재로 인해 이야기가 잠식되지 않도록 노력했다"라고 설명했다. 김성령도 "이런 이야기가 세상 밖으로 나오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 제 작은 바람이다"라고 거들었다.

한편 '정숙한 세일즈'는 오는 12일 첫 방송된다.

우다빈 기자 ekqls064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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