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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1 (금)

[인터뷰①] ‘백설공주’ 김보라 “변요한 덕에 편하게 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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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투데이

배우 김보라가 변요한을 비롯한 ‘백설공주’ 팅에 깊은 애정을 드러냈다. 사진|눈컴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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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방영을 기다리면서 배우들끼리 더욱 돈독해졌어요. ‘오히려 좋아!’ 라는 생각이 들었던 시간입니다.”

배우 김보라(29)가 최근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매일경제 스타투데이와 만나 MBC금토드라마 ‘백설공주에게 죽음을-블랙아웃(Black Out)’(이하 ‘백설공주’)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백설공주’는 독일 작가 넬레 노이하우스의 동명 소설을 재구성한 작품으로 시신이 발견되지 않은 미스터리한 살인 사건의 범인으로 지목돼 살인 전과자가 된 고정우(변요한 분)가 10년 후 진실을 밝히는 과정을 그린 스릴러물이다. 김보라는 극 중 의대를 휴학 중인 대학생 하설 역을 맡았다. 스쿠터로 전국을 여행하던 중, 평화로운 무천마을이 마음에 들어 아예 숙식을 해결할 겸 무천가든에서 아르바이트하며 머무는 인물이다.

무천 마을 사람들은 어떻게든 살인 사건과 연관되어 있다. 직접 살해한 사람뿐 아니라 사체를 은닉하고 유기한 사람, 진실을 알고도 침묵한 사람 모두가 공범이다. 그러나 오로지 하설 만큼은 사건과 아무런 관련이 없는 사람이었다.

김보라는 “감사하게도 캐스팅 제안을 주셔서 시작했다. 하설이를 만들어가는데 어려움은 크게 없었다. 혼자만 외지인이라 서사가 분명하진 않아도 오히려 신파가 없는 인물이라 자유분방하게 촬영해서 준비과정에서 어렵진 않더라”고 말했다.

김보라는 “하설은 대학 생활을 하면서 부당한 것들을 많이 봐서 사회와 거리를 두어야 할 필요가 있겠다는 마음에 정처 없이 떠돌다가 무천가든이 마음에 들어 정착한 인물이다. ‘여기서 좀 쉬다가 가련다’ 싶은 마음으로 머물고 있었을 것”이라며 “하설은 의사가 되려던 인물이다. 고정우를 보면서 환자를 보면 쉽게 못 지나치는, 그런 마음이 들지 않았겠나. 도움이 필요하겠는데? 이건 아닌 것 같은데? 하면서 마을 사람들의 말에 휘둘리지 않고 중립을 찾으려 노력했을 것”이라고 자신이 분석한 하설에 대해 들려줬다.

학교에서 뛰쳐나와 방황하지만, 하설은 결국 원래 자리로 돌아간다. 김보라는 “하설은 고정우와 노상철(고준 분)을 보면서 침묵한다고 해서 해결되는 건 없다는 것과 한 팀으로서 동료로서 움직일 때 변화되는 상황들이나 팀워크에 대해서도 배웠을 것이다. 또 억울할 상황에 놓여있을 때 맞서 싸워볼 만 하다는 것도 배웠을 것”이라며 “하설은 불의를 보면 못 참는데 학교에선 침묵했다. 거기에 대한 반성이 있었을 거다. 회피하지 않을 용기가 생겼던 거다. 10년이나 억울했던 고정우가 싸우는 걸 보면서 배운 것도 많다. ‘많이 배우고 간다’는 대사도 그런 의미를 담았다”고 말했다.

상대역이었던 변요한과 호흡은 어땠을까. 김보라는 “초반의 요한 오빠는 현장서도 묵직하더라. 고정우가 마을에 자기편이 없으니 그 긴장감을 유지하려고 현장서 과묵하게 있었다. 극의 흐름대로 변화하는 모습을 보면서 ‘신기하다. 어떻게 유지하지?’ 싶더라. 그러면서도 저를 많이 챙겨줘서 편하게 촬영했다. 여태 촬영했던 작품 중 가장 편하게 했던 작품이지 않을까 싶다”고 고마운 마음을 드러냈다.

변요한 뿐 아니라 스태프들도 많이 챙겨줬단다. 김보라는 “저를 하설이처럼 봐주고 귀여워해 주시더라. 뭘 해도 예뻐해 주셨다. 덕분에 편하게 촬영했다”면서 “카메라 감독님부터 조명 감독님, 스태프분들이 전에 호흡을 맞췄던 분들이었다. 나이가 비슷했던 스태프분들도 있어서 불편할 게 없던 현장이었다”고 말했다.

김보라는 또 “변영주 감독님이 처음엔 제가 제일 어려웠다더라. 낯가림이 심해서 미팅도 10분만에 끝나고 아무 말도 안 했다. 감독님은 ‘요즘 20대 무섭다’고 생각했다더라. 현장에서는 이야기가 시원시원하게 잘 통해서 ‘이 친구 신뢰해도 되겠다’고 생각하셨다더라”라면서 “저는 (시간이 필요해서) 한 달 정도만 지나면 된다. (이후엔) NG가 나도 애교를 많이 부렸다”고 친해지는 과정을 언급하기도 했다. 이어 “감독님 스타일이 명확한 편이다. 한 번도 현장에서 진행이 늘어진 적이 없다. 집중하게끔 해주시고 방해 요소를 많이 없애주시더라. 촬영을 많이 가지도 않고 확신이 있다면 오케이를 해주는 명확함이 있었다”며 변 감독의 연출 스타일에 만족스럽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백설공주’는 촬영 이후 방송까지 2년여의 시간이 흘렀다. 김보라는 “‘우리 드라마 언제 방영하지?’ 하는 기대감이 증폭되더라. 감독님과 배우들이 그 기간동안 너무 친해져서 오히려 좋다고 생각했다. 한 달에 한 번 정기적인 모임을 가질 정도로 끈끈해질 수 있던 시간이었다. 그래서 홍보 기간에 더 찐 케미로 임할 수 있었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또 “그때 어떻게 호흡했는지 잊고 살았는데 (방송을 보면서) 내가 저렇게 했구나 다시 보게 됐다. 아쉬움이 없진 않지만 그게 후회한다는 것은 아니다. 촬영할 때는 27살쯤이었다. 젖살이 빠지기도 전이었고 촬영하다가 28살이 되었는데 감독님이 ‘너 어른됐다’고 하시더라. ‘전 이미 어른인데요?’ 했는데 편집 과정서 보니 젖살이 빠지는게 보이셨다고 하더라”고 전해 웃음을 자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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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김보라는 “진짜 살인마는 물음표 살인마 하설”이라는 남편 조바른 감독의 감상평을 전했다. 사진| 눈컴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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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설공주’는 첫회 시청률 2.8%(닐슨코리아, 전국 기준)로 시작해 마지막회에서 최고 시청률 8.8%를 달성했다. 지상파에서는 흥행하기 어려운 장르로 손꼽히는 미스터리 스릴러로 성공할 수 있던 이유는 뭘까.

김보라는 “배우들끼리는 오랜 만의 스릴러 장르이고 선배들의 연기가 큰 몫을 했다고 이야기했다”며 “ 하설이는 마을 사람들과 붙는 장면이 많지 않은데 ‘저때 현장 분위기는 어땠을까?’ 생각하게 되는 장면이 많더라. 배우들이 작품을 빈틈없이 채워주더라. 참여한 배우의 입장이 아닌 시청자의 입장에서 보게됐다. 배우들의 합이 잘 맞아서 집중이 깨질 틈이 없었다. 덕분에 시청률이 잘 나온 것이 아닌가 했다”고 공을 돌렸다.

김보라가 보면서 감탄했던 장면은 뭘까. 김보라는 망설임 없이 조재윤이 연기한 심동민의 장면을 꼽았다. 김보라는 “아내가 집을 나가기 전, 심동민이 딸 보영이의 방을 열심히 치우고 달라지겠다고 반성의 기미를 보이던 그 찰나의 장면이 기억에 남는다. 평소 선배님의 장난꾸러기같은 모습을 많이 봐서 그런지 새삼 다르게 느껴지고 매력적이더라”고 말했다. 또 “하설의 장면으로는 하설이 처음으로 뼈를 발견하는 신이다. 대학 선배의 문자를 무시하고 마음을 가다듬으려 드라이브를 갈까 하다가 ‘저 뼈는 뭐지?’하고 다가가는 장면이 궁금증 덩어리인 하설이를 드러내는 것 같더라”고 이야기했다.

김보라는 남편 조바른 감독의 감상평을 언급하며 “남편은 여기서 진정한 살인마는 하설이라더라. 물음표 살인마. 수오(이가섭 분)도 하설이만 보면 발작을 하지 않나. 수오가 병원에 입원한 결정적 원인은 하설이다. 연령대 상관없이 어렵지 않게 생각하고 고루고루 잘 지내는 성격이나 물음표 살인마 같은 성격이 하설과 제가 닮아있는 부분이더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김보라에게 ‘백설공주’는 어떤 작품으로 남을까. 김보라는 “현장이 이렇게 편안하다는 걸 알려준 작품이고, 소중한 배우, 스태프들을 만날 수 있다는 긍정적인 효과를 남겨준 작품이다. 부담없이 모두와 즐길 수 있는 현장이었다. 많이 배웠다”면서 “이 작품 이후로 어려운 사람이 사라졌다. 원래는 현장에 가면 침묵을 유지하고, 싹싹하게 하는 것도 못했다. ‘사회성이 부족한가?’ 할 정도였다. ‘말 걸면 불편하겠지’ 싶어서 그런 것도 있다. 그런데 ‘백설공주’가 절 긍정적으로 바꿔줬다. 경계심이 풀리고 여유로워졌다”고 말했다.(인터뷰②에서 계속)

[김소연 스타투데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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