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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은 대형 프리에이전트(FA) 계약을 한 베테랑 선수들이 라인업 곳곳에 포진해 있다. 총액 100억 원 이상의 계약을 한 양의지 김재환을 비롯, 허경민 정수빈 양석환과 같은 선수들이다. 이들은 올 시즌 내내 팀의 주축 타자들로 활약했다. 하지만 단기전에서 갑자기 타격감들이 식었고, 이들을 대신해 공격의 활로를 뚫어줄 만한 선수들이 부족했다. 와일드카드 결정전 내내 마땅한 대타감이 없었던 것은 두산의 현주소를 말해주고 있었다.
일각에서는 올해 야구계와 두산을 휩쓴 ‘오재원 사태’가 두산의 비극에 씨앗을 뿌렸다는 평가가 나오기도 한다. 오재원은 2023년 1월부터 2024년 3월까지 89차례에 걸쳐 지인 9명으로부터 향정신성의약품인 스틸녹스정(졸피뎀 성분의 수면유도제) 2242정을 받고 지인 명의를 도용해 스틸녹스정 20정을 산 혐의를 받았다. 또한 마약을 투약하고 이를 신고하려는 지인을 저지하기 위해 협박한 혐의까지 받아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다.
문제는 이 ‘지인’이 대다수 친정팀인 두산 현역 선수 및 관계자들이었다는 것이다. 두산 후배들은 오재원의 강압에 이기지 못해 대리처방을 받았으며, 이 문제가 불거지자 두산은 자체 조사를 통해 선수들의 명단을 통보하고 이들을 전력에서 배제했다. 물론 1군급 간판 선수들은 포함되어 있지 않았으나 1·2군을 오가는 선수 몇몇이 드러나면서 올해 전력에 보탬이 되지 못했다.
물론 대리처방은 엄연한 불법이었으니 해당 선수들도 할 말은 없었지만, 오재원 사태가 두산 야수진 선수층에 끼친 영향도 꽤 컸다고 볼 수 있다. 1군에서 결원이 있을 때 실험할 만한 선수들이 빠져 1·2군 순환에 적지 않은 어려움을 겪은 것은 사실이었다.
이미 상습 마약 투약 혐의로 2년 6개월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인 오재원 재판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오재원 측과 검찰이 1심 형량에 모두 불복해 2심 재판이 진행 중인 가운데 검찰이 추가 기소했다. 검찰은 10일 서울중앙지법 형사24단독 유동균 판사 심리로 열린 마약류관리법상 향정 혐의 사건 결심 공판에서 오재원에게 징역 4개월을 선고해달라고 요청했다. 오재원은 지난해 11월 유흥업소 종사자인 지인 이모 씨로부터 필로폰 약 0.2g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앞선 재판과는 별도의 건이다. 재판부는 선고 기일로 오는 24일 오전을 지정했다.
오재원은 범죄 사실을 비교적 순순히 인정하고 있고, 이번 혐의도 마찬가지였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오재원의 변호인은 “피고인은 프로야구 선수 시절 주전으로서 자리를 지켜야 한다는 강박감과 불면증으로 수면제를 복용하게 됐고, 모친의 투병 등으로 정신적으로 피폐해졌다. 자신의 잘못된 행동을 깊이 반성하고 어떠한 처벌도 겸허히 받아들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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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재원 사태는 야구계에 큰 충격을 안겼다. 지금까지 경기력 향상을 목적으로 한 불법 약물 복용이 적발된 경우는 몇 차례 있었다. 그런데 오재원처럼 마약과 관련된 이슈는 좀처럼 전례를 찾아보기 어려운 게 사실이다. 현역 시절 스타플레이어로 활동하며 팬들의 큰 사랑을 받았던 오재원은 경력 막판부터 불면증이 시달린 끝에 결국 마약에 손을 댔고, 구속되면서 야구팬들에게 큰 충격을 안겼다.
오재원은 2003년 두산의 2차 9라운드 지명을 받고 입단해 2007년 1군 무대에 데뷔했으며, 2022년 은퇴까지 KBO리그 1군 통산 1571경기에서 타율 0.267, 1152안타를 기록한 내야수다. 두산 왕조의 기틀을 만든 내야수 중 한 명으로 뽑히며 현역 시절에는 팀의 주장을 역임하기도 하는 등 경기장 안팎에서 활약했다. 두산의 허슬 플레이를 상징하는 선수이기도 했고, 그래서 팬들의 큰 신뢰를 받는 선수이기도 했다. 2015년 프리미어12에서도 맹활약해 '오열사'라는 별명으로 전국적인 인기를 얻기도 했다.
2022년을 끝으로 은퇴한 이후에는 해설 및 방송으로 영역을 넓히기도 했다. 그러나 몇 차례 언급이 구설수에 오른 가운데 결국 방송계에서 사라졌고, 이후 마약 투약 혐의로 입건되며 큰 충격을 안겼다. 현재 실형을 받고 수감 중으로, 2심 재판과 이번 필로폰 수수 혐의 재판이 끝나면 형량이 더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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