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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1 (금)

드라마로 공연도 즐긴다...최초 여성국극 드라마 '정년이', 유의미한 선례 남길까(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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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계 '최초' 기록을 세운 '정년이'가 방영 후에도 '최고' 기록을 세울 수 있을까.

10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콘래드 서울 파크 볼룸 홀에서 tvN 새 주말 드라마 '정년이'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이날은 김태리, 신예은, 라미란, 정은채, 김윤혜, 정지인 감독이 참석했으며 진행은 방송인 박경림이 맡았다.

'정년이'는 1950년대 한국전쟁 후 최고의 국극 배우에 도전하는 '타고난 소리 천재' 정년이를 둘러싼 경쟁과 연대, 그리고 찬란한 성장기를 그리는 드라마다.

서이레 작가의 동명 웹툰을 원작으로 한 '정년이'는 '옷소매 붉은 끝동'을 연출한 정지인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고 김태리(윤정년 역), 신예은(허영서 역), 라미란(강소복 역), 정은채(문옥경 역), 김윤혜(서혜랑 역)가 의기투합했다.

특히 '정년이'는 '여성국극'을 소재로 한 작품이라는 점에서 의미를 더했다. 여성국극은 1950년대를 전후로 인기를 모았던 음악극의 한 장르로 모든 배역을 여성이 맡아 소리뿐만 아니라 무용, 연기까지 선보였던 선구적인 종합공연예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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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정지인 감독은 "1년 넘게 준비한 작품인데, 마침내 세상에 공개 돼 기쁘다. 많은 기대 부탁드린다"고 작품 공개를 앞둔 소감을 밝혔다.

그리고 최근 MBC와 편성에 관해 분쟁을 겪는 사실이 알려진 만큼, 정 감독은 이에 관해서도 입을 열었다.

앞서 지난달 서울지방법원은 MBC가 '정년이' 제작사를 상대로 제기한 가압류 신청을 전액 인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두고 MBC는 "업무상 성과물 도용으로 인한 부정 경쟁 방지법 위반 및 계약 교섭의 부당파기로 인한 손해배상청구를 근거로 제작사 재산에 가압류를 신청했으며 법원에서는 당사의 청구가 모두 이유 있다고 판단해 가압류 신청을 전부 인용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정년이' 제작사 측은 "정년이는 제작사들 주도 하에 모든 비용을 부담해 기획, 개발한 작품이고, MBC로부터 단 1원도 받은 적이 없다. MBC는 촬영 임박 시점까지도 제작비 협상을 지연해 제작사가 어쩔 수 없이 불합리한 MBC 조건에 따를 수 밖에 없는 상황을 만들었다"며 "MBC가 내부에서 쓴 비용이 있다면 지급하겠다는 의사를 밝혔으나 내역도 밝히지 않고 면담 요청도 거절했다. 그러더니 정년이 방영을 앞둔 시점 법적 소송을 제기해 악의적으로 작품에 흠짐을 내려고 하는 사안"이라고 주장하며 방송에 차질이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해당 분쟁에 관해 정 감독은 "정리가 안 된 문제로 알고 있지만, 저도 구체적으로는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래도 방송이 잘 나갈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있다"며 "작품을 가장 먼저 생각했던 것 같다. 같이 일해왔던 배우들과도 소통하면서 좋은 작품을 만들겠다는 생각만으로 준비했고, 무사히 방송하게 돼 다행"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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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을 준비하는 과정을 묻는 말에 김태리는 "여성국극이라는 소재를 처음 접했을 때 이렇게 재밌는 소재가 왜 드라마화되지 않았을까 생각했었는데, 준비하다 보니 그 정답은 어려워서였던 것 같다. 열심히 도전해 만든 드라마고, 소재가 신선해 시작하게 됐다. 이야기 안에 있는 깊이 있는 관계들 속 우리들의 이야기가 마음을 끌었던 것 같다. 즐겁기도, 힘들기도 했지만 정년이가 느낀 성취감처럼 다가온 작품"이라고 감회를 밝혔다.

이어 연습 과정에 관해서 김태리는 "작품을 하겠다고 마음 먹은 순간부터 긴 시간 소리 수업을 받았다. 전 드라마가 끝나자마자 무용, 전라도 사투리, 무대 연기를 연습했다"고 뒷이야기를 풀어냈다.

또한 김태리는 "공부하다 보니 국극도 요즘 K팝 문화와 비슷하더라. 스타가 되기 위해 프로듀싱을 거치고, 실력이 성장해 선망하는 대상이 생기는 과정이 현재와 비슷하다고 생각했다"며 "여성국극 고증을 따르자면 더 강렬하고 짙은 화장이어야 하는데 저희는 드라마적 허용으로 조금 순화해 표현했다. 하지만 그럼에도 낯선 느낌이 있을 수 있겠지만 충분히 드라마를 재밌게 볼 수 있는 신선한 부분이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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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예은은 "대본을 보자마자 준비해야 할 것들이 많아서 과연 잘 할 수 있을까 부담감도 있었는데, 좋은 대본이 두려움을 이길 수 있는 힘을 준 것 같다. 극 중 캐릭터와 제가 함께 성장하는 모습에 쾌감을 느끼며 이 작품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작품에 합류한 소감을 전했다.

그러면서도 "소리를 해야 해서 목이 많이 쉬기도 했지만, 오히려 저음이 매력적으로 잘 나와서 좋은 부분도 있었다"고 말해 웃음을 안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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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미란은 "여성국극을 소재로 한다고 하면 그게 배경이 되기가 쉽다. 단순히 배경이 되기보다는 극 중 다양한 공연이 실제로 나오는 게 좋았던 것 같다. 이 공연을 정성스럽게 만들어 주시는 부분이 다른 드라마와의 차별점이지 않을까 싶었다. 이 공연을 보는 맛으로도 충분할 것 같았다"고 말해 기대감을 높였다.

이어 라미란은 "극 중 공연들을 진짜로 해주면 안 되겠냐는 요청이 생길 것 같긴 하다. 자료들을 보면 옛스럽게 느껴질 거라고 생각했는데 오히려 전쟁 직후 문화 면에서 활발하게 변화하며 발전한 부분이라고 하더라. 현대 뮤지컬이나 오페라 같은 구조를 갖고 있고, 단순한 이야기지만 사람들의 마음을 훔칠 수 있는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공연을 만들 때 너무 모던하고 세련되게 만들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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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은채는 "언제 한 번 큰 도전을 하고 싶었을 때 이 작품이 운명적으로 찾아왔다. 이런 외형적 변화마저도 기뻤다"며 "극단 멤버 중 한 명이라 저도 똑같이 노래, 춤, 무대 연기, 북, 장구 등 많은 것을 처음부터 걸음마 떼듯 준비하고 연습했다. 무대 위에서는 완성형 주역이기 때문에 역할에 걸맞은 무대 장악력이나 스케일을 위해 부단한 노력을 했다"고 뒷이야기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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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혜는 "안 할 이유가 없을 정도로 훌륭한 감독님, 출연진과 함께해서 좋았다. 웹툰마저도 탄탄했던 작품이기 때문에 참여하는 것만으로도 영광이었다. 이런 작품은 다시 세상에 나오지 않을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며 "춤을 지겹도록 많이 췄고, 대단한 실력을 갖고 있는 인물이기 때문에 시청자분들에게 어색함을 주지 않고자 최대한으로 노력했다. 북춤이나, 단검무, 장검무 등을 연습하며 다양한 모습을 보여드리려고 했다"고 말했다.

특히 '정년이' 원작 속 윤정년 캐릭터는 김태리가 출연한 '아가씨' 배역에서 모티브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관해 김태리는 "보통은 주인공을 따라가며 읽지만 이상하게 제 얼굴과 말투로 읽히는 부분이 많더라. 나중에 저를 모티브로 한 것을 알게 됐을 때 너무 감사하고 영광이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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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작과 다르게 새롭게 각색된 부분에 관해서 정 감독은 "부용이 삭제에 대한 고민은 제가 합류하기 전에도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 원작 작가님과 상의하는 과정에서 12부작 내 어떤 이야기에 집중해야 할지, 원작을 보지 않은 시청자들의 유입을 생각하는 부분을 고민하다 삭제됐지만 저도 아쉬웠고, 배우들에게 집중할 수 있게 이야기를 풀어냈다고 생각한다"고 아쉬운 기색을 드러냈다.

그러면서도 정 감독은 "원작과 다르게 간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결국 같은 뿌리에서 나온 작품이고, 조금 더 공감될 만한 내용은 추가하는 등 대중적으로 어떻게 접근할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이 많았다. 각색은 원작 작가와 이야기하면서 진행됐고 1950년대 전쟁 직후 사람들도 꿈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데 이는 현대 사람들도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또한 정 감독은 "원작에서 부용이가 가진 정체성이 있는데, 드라마 전체적으로 상의를 하면서 나름대로 이 정체성을 담아낸 부분은 있다. 다만 지금 말하면 스포일러가 되기 때문에 방송을 보시면 알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끝으로 드라마에서 첫 여성국극 소재 작품을 내놓기 전 공연계에서 선보인 '정년이'를 관람했다는 정 감독은 "창극 정년이가 개최돼서 저도, 배우들도 시간을 내서 공연을 관람했는데 큰 의미가 있었다. 공연으로 구현할 수 있는 장면, 드라마로 따라할 수 없는 경지에 이른 장면을 보게 되니 어떤 식으로 따라 잡을 수 있을까 생각했다. 드라마로서 할 수 있는 부분과 할 수 없는 부분에는 선택과 집중이 필요했다. 다만 드라마 공연 장면에서는 관람 후 떠올린 부분을 반영하기도 했다"며 "여성국극의 명맥을 이어가는 분들도 있었는데, 그분들의 공연을 보러가기도 했다. 현대극에서는 이런 부분을 발전시킬 수 있겠구나 참고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한편, tvN 새 주말 드라마 '정년이'는 오는 12일 오후 9시 20분 방송한다.

사진=MHN스포츠 이현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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