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무총리실, 비위 조사 착수 및 문체부 수사 의뢰·감사 청구
오는 22일에는 체육회 비리 의혹에 대한 국정감사 예고
'마이웨이'의 대한체육회 맷집, 반격 준비 등 '배수의 진'
전국체전 중 기자회견 예고·체전 이슈 삼키는 '블랙홀' 예측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이 5년여 전 불거진 스포츠 성폭력 사태와 관련한 공식입장 표명을 위해 서울 송파구 방이동 서울올핌픽파크텔에서 열린 이사회에 참석하기 위해 입장하고 있다. 노컷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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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체육회가 정부, 국회의 수사 의뢰·감사 등 전방위 압박에 전운(戰雲)에 휩싸인 잔인한 10월을 보내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문체부)의 체육회에 대한 수사 의뢰와 감사원 공익감사 청구에 이어 이번에는 국무총리실이 체육회 관련 비위 첩보를 받고 조사에 착수했다. 여기에다 10여 일 앞으로 다가온 국정감사에서도 그동안 불거진 체육회의 각종 비리 의혹에 대한 강도 높은 감사·감찰이 예고돼 있는 등 체육회는 그야말로 '첩첩산중' 형국에 직면했다.
10일 CBS노컷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최근 체육회에 대한 비위 첩보를 제보 받은 것으로 알려진 국무총리실 산하 국무조정실 공직복무관리관실은 지난 8일부터 서울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 회관내 대한체육회 사무실에 5명에 달하는 조사관들을 파견, 현장 조사를 벌이고 있다.
상황에 따라 조정될 수 있으나, 파견 조사관들은 일단 오는 18일까지 대한체육회 내 사무실에서 체육회의 업무 전반을 세밀히 살펴볼 계획이다. 국무총리실의 이번 조사는 체육회의 인사·회계 등 부당 업무 처리에 집중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최근 불거진 체육계 비리·비위 사안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첩보 내용 등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인사 조치 요구 및 수사기관에 수사 의뢰 등의 조치가 이뤄질 전망이다.
국무총리실의 조사는 문화체육부가 체육회를 상대로 제기한 각종 부당 행정 지적과도 맞닿아 있다. 문체부는 지난 5월 진천 국가대표 선수촌 시설 관리 용역 계약과 관련해 체육회 고위 관계자와 업체간의 유착 관계가 의심된다며 검찰에 수사를 의뢰한 바 있다.
또 지난달 12일에는 체육회의 부적정한 운영 전반에 대한 문제점을 점검하고 이를 바로잡기 위한 목적이라며 감사원에 공익감사를 청구했다. 당시 문체부는 "그동안 체육회는 공공기관임에도 불구하고 기관 운영 전반에 걸쳐 많은 논란과 문제점을 언론과 국회 등을 통해 지적받았다"고 감사 청구 취지를 설명했다.
문체부가 감사 청구를 하며 콕 찍어 지목한 문제는 ▲부적절한 파리 올림픽 참관단 운영 ▲후원사 독점공급권 계약 ▲특정 업체 일감 몰아주기 ▲국가계약법 위반 소지가 있는 과도한 수의계약 ▲파리 올림픽 선수단 해단식 일방 취소 ▲파리 올림픽 코리아하우스 운영의 부적정 ▲특별보좌역·위촉자문위원 및 대한체육회 자체 예산의 방만한 사용 ▲보조사업 관리 부실과 불공정한 스포츠공정위원회 등이다.
여야 막론 국감 통해 체육회 압박 예고·또 다른 의혹 등 불거질지에 대해 관심 집중
지난달 24일 열린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현안 질의에 나선 정연욱 의원(사진 왼쪽)과 답변하는 이기흥 대한체육회장. 국회방송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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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뿐 아니라 여야를 막론한 국회의 압박도 체육회를 조준하고 있다. 오는 22일 체육회 등 체육단체에 대한 국정감사가 예정된 상황으로, 체육회에 대한 또 다른 비위 정황, 의혹 등이 불거질지에 대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일부 의원은 이날(10일) 진행되는 국가유산청에 대한 국정감사에서도 체육회의 국책 사업과 관련해 부당 행정 의혹을 제기할 계획이다.
국회 문체위는 지난달 24일 국회 현안질의와 지난 7일 문체부 국정감사서도 체육회를 조준해 집중 포화를 쏟아낸 바 있다. 현안질의 당시 문체위는 체육회장의 연임 자격을 심사하는 스포츠공정위원회가 이기흥 체육회장 측근 인사들로 구성됐다는 지적을 비롯 '파리올림픽' 해단식 취소 논란, 300억대 불법 수의계약 의혹 등을 집중 추궁했다.
지난 7일 열린 문체부 국정감사에서는 체육회가 2년전 지정선거인 제도를 신설해 전국 228개 시·군·구 체육회당 1명씩 체육회장 선거인단에 들어가도록 정관을 변경한 것에 대한 문제가 제기됐다. 또 태릉 국제스케이트장을 대체한 새 빙상장 건립 부지 선정 사업과 관련한 체육회의 독단적 행보에 대한 질타도 이어졌다.
이기흥 회장, 전국체전 기간 기자회견 예고 "팩트 맞지 않는 '비판을 위한 비판' 자제 부탁"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이 지난 8월 11일 오전(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중심에 있는 코리아하우스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대한민국 선수단 결산 기자회견에서 물을 마시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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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체육회의 맷집도 만만치 않다. 집중 포화에도 이른바 '마이웨이'의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이와함께 처한 상황의 반전을 위한 반격 태세를 갖추는 등 배수의 진을 친 모양새다.
이기흥 체육회장은 오는 11일 개막, 17일까지 열리는 전국체전 기간 중 기자회견을 열어 정부의 감사·조사 등에 대한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기자회견 날짜는 전국체전이 폐막하는 17일이 될 것으로 예측된다. 이 회장이 전방위 압박에 대한 강도 높은 반박 입장을 내놓을 가능성이 높은 점 등을 감안할 때 자칫 전국체전 선수들의 이슈를 삼키는 '블랙홀'이 될 수도 있을 전망이다. 그는 또 국정감사 후 3선 도전에 대한 입장도 내놓을 것으로 알려졌다.
체육회는 문체부의 감사 청구에도 맞불을 놓은 상황이다. 체육회는 ▲국민체육진흥법 취지에 반하는 생활체육 예산 지방자치단체 이관 ▲국회에서 확정된 사업예산 집행과정에서의 과도한 개입과 고의적인 사업 승인 지연 ▲체육단체 간 업무중복과 갈등에 따른 비효율성 발생 원인 제공 ▲체육계의 분열을 일으키는 대한체육회와 대한올림픽위원회(KOC) 강제 분리 추진 등 문체부의 부당한 업무수행을 주장하고 있다. 체육회는 문체부에 대한 공익 감사 청구를 전국체전 폐막 직후 감사원에 제출할 예정이다.
이기흥 회장은 지난 8일 열린 대한체육회 대의원 간담회에서 "228개 기초자치단체 체육회장, 17개 광역회장 또 각 경기단체 자문위원 320여명이 서명한 공익감사 청구서를 제출해서 문체부와 체육회의 문제점, 또 체육회가 잘못한 것은 이번 기회에 바로잡고자 한다"고 밝혔다.
전방위적 압박을 받고 있는 현 상황에 대해 체육회의 한 간부는 "집중 포화에 힘들지만 맷집으로 버티고는 있다"면서 "잘못한 것에 대한 비판은 겸허히 받아 들이겠으나, 팩트가 맞지 않는 비판과 여론 재판이 많다. '비판을 위한 비판'은 자제해 주길 부탁 드린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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