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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늘집에서] 개혁이 필요한 KLPGA 경기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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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

KLPGA투어 경기위원회에 대한 개혁이 필요해 보인다. 사진은 경기 중단 사이렌을 울리고 있는 경기 위원. [헤럴드스포츠DB]



[헤럴드경제 스포츠팀=이강래 기자] 지난 주 하이트진로 챔피언십에서 발생한 일몰 사이렌과 관련된 일련의 사건들은 KLPGA 경기위원회와 선수 모두에게 경종을 울렸다. 돌아보면 KLPGA 경기위원회는 룰 적용에 너무 미숙하고 허술했으며 해당 선수들은 기량만큼 중요한 골프 규칙에 너무 무지했다.

최종라운드가 열린 지난 6일 송이라 치프 레프리는 기자실에 들러 이번 사태에 대한 미디어 브리핑을 했다. 송 치프 레프리가 공식적인 자리에서 100% 진실된 이야기를 했을 지 의문이다. 송 치프 레프리는 “18번 홀 티잉 구역에 있던 선수들은 일몰 사이렌이 울리기 전 아너인 황유민 선수가 티샷했기 때문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했다. 하지만 익명을 요구한 모 인사는 “황유민 조가 17번 홀 그린에서 18번 홀 티잉 구역으로 이동할 때 일몰 사이렌이 울렸다”고 증언했다.

사실 이번 사건은 경기위원장 격인 치프 레프리가 간단한 선제 조치만 했어도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전임 경기 위원장은 일몰로 경기가 중단될 때 경기 위원들에게 각 조의 아너가 티샷을 마친 후 일몰 사이렌을 울리게 했다. 이번에도 그렇게 했다면 이런 소동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KLPGA는 현재 경기위원장이 2명이다. 치프 레프리 2명이 번갈아 가며 대회 별로 경기위원장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러나 보니 대회 진행이나 규칙 해석에서 허점이 드러나고 있다. KB금융 스타챔피언십에서 나온 김효주의 ‘10초 룰’ 위반도 벌타가 주어졌어야 했다. 그리고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경기 위원들에 대한 역량 강화는 절실하다. KLPGA는 단일 경기위원장에 두 명의 팀장을 두는 식으로 경기위원회를 개선해야 한다.

이번 사태에서 골프 규칙을 정확히 알고 있던 선수는 김민별 뿐이다. 김민별은 17번 홀 티잉 구역에 있을 때 일몰 사이렌이 울리자 티샷을 하지 않았다. 김민별의 행동은 윤이나와 황유민 등 나머지 선수들이 얼마나 골프 규칙에 무지했는 지를, 그리고 미디어 브리핑이 얼마나 '아무말 대잔치'였는 지를 보여주는 거울이다.

아니카 소렌스탐은 잘 나가던 현역 시절 따로 시간을 내 미국골프협회(USGA)에서 운영하는 레프리 스쿨에서 일주일간 교육을 받았다. 당시 소렌스탐은 “프로골퍼로서 반드시 숙지해야 할 골프 규칙을 좀 더 배우기 위해, 그리고 경기위원들을 좀 더 잘 이해하기 위해 레프리 스쿨에 다녀왔다”고 밝혔다. KLPGA투어 선수들중 소렌스탐같은 마음가짐을 가진 선수는 얼마나 있을까?

KLPGA투어 선수들은 기량을 갈고 닦는 데는 열심이지만 골프 규칙을 공부하는 데엔 그 만큼 정성을 쏟지 않는 것 같다. 하이트진로 챔피언십에서 2라운드까지 선두 경쟁을 한 박도영은 일몰 사이렌이 울린 후에도 남의 말을 듣고 티샷을 했다. 윤이나는 박도영이 티샷을 하니 덩달아 티샷을 했다. 골프 규칙에 대한 무지는 결정적인 순간 성적은 물론 심할 경우 선수 생명에 치명적인 타격을 입힌다.

골프는 스스로 심판이 되어야 하는 양심의 스포츠다. 30만평이란 거대한 경기장을 사용하기에 규칙 위반에 대한 물증을 요구한다는 건 넌센스다. 그래서 얼마든 사후 조작이나 말 맞추기, 우기기가 가능하다. 하지만 그렇게 한다고 해도 진실을 덮지는 못한다. 부디 이번 사태가 미봉책으로 땅속에 묻히지 않길 바란다.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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