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석탄 산업’에 투자하면서 탄소 감축 개입 필요”

한겨레 자료사진

국민연금이 석탄 관련 사업을 하는 기업에 대한 투자를 중단하기보다는 적극적인 주주권 행사를 통해 ‘전환’을 유도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제안이 나왔다. 투자 목록에서 해당 기업들을 배제할 경우 주주로서의 관여 자체가 어렵고 결과적으로 온실가스 감축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경제개혁연구소는 7일 발표한 ‘국민연금기금 책임투자의 한계와 개선방안’이란 보고서에서 이렇게 주장했다. 구체적으로 보고서는 “(기금은) 무조건 석탄산업에 대한 배제 전략을 우선하기보다는 기업의 변화를 유도하기 위해 적극적인 관여활동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주장의 근거로 배제 전략에 따라 보유 자산을 매각할 땐 더 이상 기금의 관여활동을 할 수 없게 돼 이에스지(ESG) 개선에 따른 초과 수익을 놓칠 수 있다는 점을 들었다. 나아가 투자 대상 회사의 온실가스 배출 감축을 위한 전환금융 공급자로서의 역할도 기금이 모색해야 한다고 보고서는 강조했다.

다만 기금은 현재 석탄산업 투자배제전략을 실행하지 않고 있다. 기금은 지난 2021년 해당 전략 도입을 선언했으나 기금의 감독 기관인 보건복지부가 해당 전략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내비치고 있기 때문이다. 보고서는 “주무부처 입장을 염두에 두면 투자배제전략은 이른 시일 내 도입되지 않을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연구소는 기금의 사회적 책임 투자 활동이 이에스지의 한 구성 요소인 ‘기업 지배구조’(G) 개선에 집중된 탓에 환경(E)와 사회(S) 문제에는 상대적으로 미흡하다는 평가를 내놓으며, “기금의 이에스지 가이드라인에 환경과 사회 부문에 대한 지침을 구체화해야 하고, 의사결정을 할 때 이를 좀 더 잘 반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구체적인 행동 방안으로 불법 행위를 저지른 기업에 대표소송을 제기하고 행동주의 펀드에 자금 일부의 운용을 맡겨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외에도 국민연금이 투자한 자산의 탄소배출량이나 감축 방법을 공개하고 거래 증권사나 자산운용사를 선정할 때도 이에스지 성과를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고 했다.

노지원 기자 zo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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