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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7 (월)

나야 또 서바이벌, 근데 이제 요리를 곁들인 '흑백요리사' (진진봐라)[엑:스피디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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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진봐라]는 진짜 진짜 꼭 (들어) 봤으면 좋겠는 세상의 모든 것을 추천하는 '개인의 취향' 100% 반영 코너입니다. 핫한 가수들의 앨범 혹은 숨겨진 명곡, 추억의 노래부터 국내외 드라마, 예능, 웹 콘텐츠 등 한때 누군가의 마음 한 편을 두드린 선물 같은 콘텐츠가 지닌 특별한 '무언가'를 따라가 봅니다. <편집자주>


(엑스포츠뉴스 조혜진 기자)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온 세상이 '흑백요리사'다. 온라인, 오프라인 할 것 없이 거대한 '흑백요리사' 세계관에 삼켜진 듯하다.

넷플릭스 '글로벌 TOP 10' 1위를 차지한 것은 물론, 새로운 회차가 공개될 때마다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는 '흑백요리사' 관련 게시물과 키워드로 도배된다. 패러디와 '밈'도 계속해 생겨나고 있으며, 출연자들의 과거 출연 영상들도 발굴돼 새 콘텐츠로 재업로드 되고 있다. 각 출연자들의 비하인드가 담긴 유튜브 콘텐츠들도 놀라운 조회수를 기록 중이다.

오프라인 세상 속, 출연자들의 식당 인기도 뜨겁다. 온라인에서는 참가자 운영 식당 리스트가 떠돌고 있으며 네이버는 '흑백요리사' 출연 셰프 식당 100여 곳의 목록을 지도앱에 공개하기도 했다. 한 식당 예약 플랫폼에서도 흑백요리사 탭을 따로 만들었다. 이에 따르면 출연 셰프들의 식당은 10월 내내 예약이 모두 꽉 찬 상태다. 콘텐츠의 힘이 '밈' 생산을 넘어 화면 밖 외식업계 활성화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다.

최선을 다해 요리하고, 정성들인 음식을 음미하고 정교하게 심사하는 걸 보는 게 이리도 재밌을 줄이야. '또 서바이벌이야?' 싶지만, 춤과 노래 대신 '요리'를 곁들였다. 자부심 가득한 이들이 진심을 담아 만드는 요리로 화제의 중심에 선 넷플릭스 예능 '흑백요리사: 요리 계급 전쟁'​(이하 '흑백요리사')은 재야의 고수 '흑수저' 셰프들과 스타 셰프 '백수저'들이 치열하게 맞붙는 100인의 요리 전쟁을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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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예능은 매 회차, 끊는 포인트도 기가 막히게 쫄깃하다. 다음 회를 바로 보지 않고는 못 배기도록 공개된 회차를 순식간에 몰아보게 만드는 솜씨도 일품이다.

이를 입증하듯 지난 9월 17일 첫 공개된 '흑백요리사'는 2주 연속 넷플릭스 글로벌 TOP 10 TV(비영어) 부문 1위를 차지했다. 2주 연속 세계 1위는 '피지컬:100' 시즌1 이후 처음이다. 뿐만 아니라 화제성 면에서도 2023년 3월 공개된 드라마 '더 글로리 파트2' 이후 넷플릭스 오리지널 전체 중 가장 높은 주간 화제성 점수를 기록하기도 했다.

열풍의 중심에는 자신의 요리, 걸어온 길에 자부심 가득한 '셰프들'이 있다. '흑백요리사'에는 에드워드리, 여경래, 최현석, 이영숙, 정지선, 최강록, 파브리 등 이미 유명한 백수저 참가자들과 '아직' 이름이 알려지지 않았을 뿐, 요리로는 소문이 난 트리플스타, 나폴리맛피아, 중식여신, 요리하는 돌아이, 급식대가, 이모카세 등 치열하게 자신의 길을 걸어온 흑수저 참가자들이 함께 대결을 펼친다.

개성도 분야도 다르지만 '요리'라는 공통분모 하나로 모인 이들의 손끝에서 탄생하는 다양한 '맛'이 시청자들을 사로잡고 있는 것.

때로는 독특하게, 때로는 기본에 충실해 정성 들인 요리를 내놓는 과정에서 이들의 장인정신과 요리철학을 모두 엿볼 수 있다. 흑수저, 백수저 셰프들이 대결하며 서로를 존중하는 무협지 같은 에피소드들은 '과몰입'을 도우며 더욱 빠져들게 했다.

철가방요리사는 중식대가 여경래와의 대결에서 승리한 뒤, 절을 하며 존경을 표하고 여경래 역시 진심을 축하를 전했다. 패기의 젊은 셰프 장사천재 조사장은 화려한 전립투골을 선보이지만, '한식대가' 이영숙의 담백한 곰탕 앞에 패배한 뒤 "덜어냄의 미학을 몰랐다"며 가르침을 얻어가는 모습으로 울림을 안겼다.

'인생을 요리하라' 미션에서는 뚝딱뚝딱 전문적으로 요리를 해내던 셰프들의 인간적인 면모를 볼 수 있는 서사가 공개되기도 했다. 한국계 미국인의 정체성을 표현한 비빔밥, 어렸을 땐 싫었지만 이제는 자신과 가족을 먹여 살린 감사한 음식이 된 국수, 할머니와의 추억을 재해석한 게국지 파스타 등 설명만으로도 눈물이 줄줄 흐르는 요리들과 요리에 얽힌 비하인드가 몰입을 도왔다.

이때 에드워드 리는 "심사위원에게 가는 길은 멀었다. 가끔은 '잠깐만 돌아가서 뭔가 고치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하지만 한 번 걷기 시작하면 끝까지 걸어야 한다"며 요리뿐만 아니라 어느 상황에서든 공감할 인생 명언을 남기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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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식업계의 왕' 백종원과 국내 유일 미슐랭 3스타 레스토랑 셰프인 안성재의 심사평도 보는 맛을 더한다. 백종원은 세계 각국을 다니며 쌓은 미식의 힘을 증명하듯 셰프들의 의도를 캐치해 내며 놀라움을 안겼고, 안성재는 채소의 익힘 정도까지 살피는 칼 같은 미각으로 참가자들과 시청자들을 함께 들었다 놨다 하는 꼼꼼한 평가로 '밈'까지 만들었다.

심사위원과 참가자 모두 요리에 '진심'인 만큼, 몰랐던 미식의 세계를 알게 되는 것 또한 재미 포인트다. 최근 미션을 두고 잔인한 방식과 재료 수급 등의 공정성 문제로 시청자들 사이 불만이 터져 나오기도 했다. 또한 팀전에서 재료 손질만 하다 떠나 제대로 실력을 보지 못한 고수들도 있었다. 아쉬움은 있지만, 담론을 끌어내는 '핫'한 서바이벌이라는 것만큼은 분명한 지점이다.

'흑백요리사'는 총 12부작으로, 오는 8일 최종 11-12회 공개를 앞두고 있다. 자주 오지 않는 신드롬 급 유행에 탑승하는 재미를 놓치지 않기를 바란다.

사진=넷플릭스

조혜진 기자 jinhyejo@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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