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통 멜로에 도전한 배우 홍종현이 “감독님과 고민한 순간들이 이 작품에서 가장 크게 얻은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 쿠팡플레이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취향을 탈 수는 있지만 나중에 또 찾아볼 수 있는, 오래도록 남을 작품입니다.”
올 가을 쿠팡플레이 시리즈 ‘사랑 후에 오는 것들’(연출 문현성)로 찾아온 배우 홍종현(34)은 최근 매일경제 스타투데이와 가진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사랑 후에 오는 것들’은 운명 같던 사랑이 끝나고, 모든 것을 잊은 여자 ‘홍’(이세영 분)과 후회로 가득한 남자 ‘준고’(사카구치 켄타로 분)의 사랑 후 이야기를 그린 감성 멜로드라마다. 공지영 작가와 츠지 히토나리 작가가 합작으로 집필한 동명의 원작 소설을 토대로 한다. 총 6화로 제작된 이 작품은 지난 9월 27일 1, 2화가 공개됐으며 매주 금요일 오후 8시 한 편씩 공개된다.
홍종현은 극 중 홍을 긴 시간 짝사랑해오다 홍이 준고와 이별 후 한국에 돌아오자 그 옆자리를 꿰찬 현 남친 ‘민준’ 역을 맡았다. 홍종현은 “민준이는 홍이를 오랜 시간 좋아하다가 일본에서 홍이 돌아오자 고백하고 만남을 이어가는 인물이다. 나름 잘 만나고 있는데 홍이가 준고와 재회하고 변화가 생긴다. 민준도 눈치를 챘을 것이다. 불안, 의심과 아닐 거란 믿음을 가지고, 홍이를 끝까지 믿고 곁에 있어주려는 마음을 가진 캐릭터”라고 소개했다.
홍종현은 원작을 언급하며 “소설을 영상화시키면 (시간적인) 제약이 있다보니 소설에 나오는 것만큼 극중 민준의 서사가 나오진 못한다”면서 “(소설 속) 관계성을 거의 그대로 가지고 갔다. 소설에서 인물이 뱉는 대사를 실제로 하면 딱딱하다는 느낌이 들지 않나. 그런걸 감독님이 부드럽게 바꿔주셨다. 그외에 인물들 사이에서 일어나는 사건들은 거의 그대로다”라고 설명했다.
‘사랑 후에 오는 것들’은 홍종현이 도전한 첫 정통 멜로물이다. 홍종현은 “변하지 않은 부분에 대해 원작에서 정보를 얻어 채워넣고 시작했다. 그럼에도 원작과 달라진 부분은 있다. 그동안 하지 않았던 장르라 이런저런 시도도 해보고 고민도 해봤다. 처음 해보는 만큼 어떻게 하면 결과가 좋을지 고민이 많았다. 감독님께서 현장에서 어려움이 있을 때마다 여러 방법으로 설명해주셨다. 어떤 때는 직설적으로, 어떤 장면은 시나 소설처럼 표현해주셨다. 섬세한 분이더라. 그렇게 함께 고민했던 시간들이 이 작품에서 얻은 가장 큰 부분이 아닐까 싶다”고 감사한 마음을 드러냈다.
이 작품은 홍과 준고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흘러가는 만큼 민준의 이야기는 주목받기 어렵다. 출연을 결심한 이유가 있을까. 홍종현은 “주역 중엔 제일 마지막에 캐스팅됐다. 원작이 있는 작품이기도 하고, 감독님이나 출연 배우들도 그렇고 안 할 이유가 없더라. 감독님이 이 작품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어떤 느낌을 가지는지 이야기해 주셨는데 안 해야 할 이유를 찾기 어려워서 출연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요즘에는 없었던 재미있는 작업이 될 것 같았다. 여러가지 이유로 특별한 드라마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개인적으로 궁금했던 것인데 한국 작품과 일본 작품은 그 (특유의) 분위기가 있지 않나. 한국 감독이 한-일 두 국가에서 촬영했고, 두 국가의 배우들이 나온다. 어떻게 그림이 나올지 궁금했다. 그런 작품에 함께하게 돼 저에게도 특별한 경험이었다”고 의미 부여했다.
홍이 준고와 한 연애와 민준과 진행 중인 연애는 그 양상이 다르다. 홍과 준고의 연애가 풋풋한 20대의 설레는 두근거림이라면 홍과 민준의 연애는 가족같은 편안함으로 다가온다.
홍종현은 “취향 차이가 있겠지만 민준을 어필해보자면 준고는 불안 요소가 있다. 민준은 그런 불안을 주지 않는 한결같은, 변하지 않는 태도를 가진 남자”라고 소개하며 “사랑을 하거나 만남을 가질 때 표현에 더 적극적인 것도 민준이다. 누구의 마음이 크다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준고는 ‘말과 행동을 조금 더 할걸’하고 후회한다면 민준은 느끼고 표현하데 망설임이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민준의 직업이 의사라는 점을 언급하며 “공부를 좀 더 잘하기도 한다”고 장난스레 덧붙였다.
극중 민준이 아닌 홍종현에겐 어떤 사랑이 더 이상적일까. 홍종현은 “홍과 준고가 불꽃튀는, 첫눈에 반해서 시작된 사랑이라면 홍과 민준은 소소한 일상을 함께하고 공유하는 사랑이다. 준고와 관계가 더 강렬하지만 오래갈 수 있는건 홍과 민준의 관계가 아닐까”라며 “둘 다 해보는게 가장 좋지 않겠나. 불꽃 튀는 사랑을 하다가 끈끈해지고 친구같은 관계로 쭉 갈 수도 있을 것 같다. 가능하다면 그게 제일 좋을 것”이라고 자신이 바라는 연애를 설명했다.
민준을 연기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점은 바로 홍과 준고의 감정을 알게 된 이후 감정 표현이란다. 홍종현은 “표면적으로 보면 민준은 홍이 달라졌다는 것을 눈치 채고도 똑같이 대하고, 티내지 않는 것을 선택했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민준은 ‘몰아세워서 따져야 하나?’, ‘(떠나지 말아달라) 빌기라도 해야하나?’, ‘어떻게 해야하지?’ 등 불안한 감정들이 충돌했을 것이다. 그럼에도 티를 내지 않았던 것은 민준이 그 상황에서 할 수 있는게 없었기 때문”이라고 민준의 감정을 유추했다. 그러면서 “스스로도 확신 할 수 없는 감정의 연속이었을 것이다. 어떻게 표현할지 고민하는데 시간을 제일 많이 쓰고 감독님과도 이야기를 많이 했다. 한 장면을 여러가지 감정으로 촬영해보기도 했다. 어떤 장면을 선택해서 그림을 만드셨을지 궁금하다”고 덧붙였다.
홍종현은 또 “제가 결혼하고 싶은 사람을 만나지 못해서 그런지 민준의 감정 크기가 가늠되진 않는다. 하지만 결혼이라는 건 평생 함께하고 싶은 사람을 만나야 하겠다는 생각이 드는데, 그런 마음을 먹게 만든 사람이라면 불안하더라도 해볼 수 있는 건 다 해보지 않을까. 제게 홍이 같은 존재가 생긴다면 할 수 있는 건 다 해볼 것 같다”며 연인의 마음을 잡기 위해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고 설명했다.
배우 홍종현이 이세영 덕에 편하게 연기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사진| 쿠팡플레이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상대 배역인 이세영과 호흡은 어땠을까. 홍종현은 “먼저 ‘시간 될 때 만나서 대본 이야기도 하고, 시간 좀 보내자’고 하더라. 저도 촬영 전 그런 시간을 가지는 걸 좋아하는데 먼저 말해줘서 고마웠다”며 “대본을 혼자 보면 내가 생각한 내 캐릭터와 상대 캐릭터가 상대방이 생각하는 것과 다를 때도 있고, 이해가 가지 않는 점도 있다. 촬영 전 만나 캐릭터나 상황에 대해 이야기를 많이 했다. 그런 시간을 가진 뒤 어느 정도 확신을 가지고 현장에 가니 마음이 편하기도 하고 이야기하는 게 수월하더라”고 설명했다.
사카구치 켄타로에 대해서는 “만나는 장면이 있긴 했는데 너무 적었다. 짧아서 아쉽더라. 현장에서 몇번 안되지만 호흡을 맞춘 것 만으로도 특별한 경험을 했다. 제가 생각한 준고의 모습이 보이더라. 소통이 자유롭지 않아 깊은 대화는 어려웠지만 연기는 수월하게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촬영이 끝난 뒤 더 친해졌단다. 홍종현은 “촬영할 때는 많이 못 만났는데 촬영 끝나고 제작발표회를 하고, 종방연을 하면서 또 드라마 홍보 일정차 한국에 방문하면서 중간중간 만났다”며 “감독님, 이세영 등 관계자들과 여러번 만나 시간을 보내고 술도 마셨다. 엄청 잘 마시더라”고 폭로(?)했다.
‘사랑 후에 오는 것들’은 애초 영화로 기획됐던 작품이다. 그러나 영화계의 불황 등 여러 사정상 시리즈로 노선을 틀었다. 홍종현은 “감독님이 되게 오래 준비했던 작품이다. 영화로 나왔다면 덜어낼 점이 많았을 것이다. 소설을 읽은 사람들이야 이해하겠지만 원작을 보지 않은 사람들은 해소 안되는 지점이 있었을텐데 (더 긴 이야기를 담을 수 있는) 시리즈로 나와서 더 좋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취향을 좀 탈 수 있는 작품이라고는 생각한다. 모든 사람들이 좋아하는 작품은 존재하지 않지 않나. 이런 정통 멜로가 반가운 사람도 있고고, 생소한 사람도 있을 것이다. 흥행은 제가 어떻게 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니 말하기 어렵지만 오래 남을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나중에라도 사람들이 한 번씩 더 찾아볼 수 있는 작품이다”라고 애정을 드러냈다.
마지막으로 홍종현은 “보는 분들이 느끼는 바가 다 다를 것이다. 누구에게나 이런 기억들이 한 번씩은 있을 것 같다. 과거의 한 순간을 생각할 수도 있고, 지금 처한 상황을 생각할 수도 있다. 캐릭터에 공감하고, 자신을 투영해서 시간을 보낼 수 있다면 좋겠다”면서 “요즘 유튜브 요약본으로 드라마를 보기도 하고, 호흡이 빠른 드라마를 선호하는 사람들도 많다. 하지만 영화관에 가면 휴대폰을 보지 않고 진득하게 작품을 감상하지 않나. 이 작품 역시 그렇게 봐야 더 재미있게 볼 수 있다. 진득하게 봐주면 빠져들 것”이라고 시청을 독려했다.
[김소연 스타투데이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