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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4 (월)

'화수분' 이제 옛말 두산 야수진…베테랑 의존 줄여야 더 높은 곳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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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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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김지수 기자) 두산 베어스가 2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 성공에도 여러 가지 아쉬움을 남긴 채 2024 시즌을 마감했다. 마운드는 확실한 필승조 구축의 성과가 있었지만 타선의 체질 개선과 세대 교체가 더뎠다.

두산은 지난 3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 포스트시즌 KT 위즈와의 와일드카드 결정전 2차전에서 0-1로 졌다. 전날 1차전 0-4 완패에 이어 2경기 연속 무릎을 꿇으며 준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했다.

2015년 1군 10개 구단 체제 시작과 함께 도입된 포스트시즌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정규리그 4위팀이 탈락한 건 올해 두산이 처음이다.

와일드카드 결정전은 정규리그 4위팀의 홈 구장에서 1, 2차전이 모두 치러진다. 4위팀은 1승의 어드밴티지까지 부여받는다. 4위팀이 절대적으로 유리한 조건에서 진행되는 만큼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5위팀의 업셋(Upset)은 나오지 않았다.

두산은 올해도 정규리그 4위의 준플레이오프 진출 100% 확률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뼈아픈 2연패와 함께 2경기 만에 가을야구가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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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이 2025 시즌 개막 전까지 보완해야 할 과제는 뚜렷하다. 팀 타선을 책임질 유망주들의 성장을 이끌어내는 게 관건이다.

두산의 2024 시즌 팀 타율은 0.276으로 10개 구단 중 5위였다. 리그 평균 0.277보다 1리밖에 차이가 나지 않았다. 팀 홈런(150)도 5위, 타점(743)과 득점(789(은 4위로 기록만 놓고 평가한다면 평균 이상의 화력을 갖춘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두산은 양의지, 김재환, 양석환에 대한 의존도가 너무 높았다. 세 선수 중 한 명이 부상이나 컨디션 난조로 선발 라인업에서 빠지거나 동반 슬럼프를 겪는다면 공격이 원활하게 돌아가지 않았다.

KT와의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도 김재환, 양석환의 부진과 양의지의 부상 이탈이 겹치면서 2경기 연속 영봉패를 당하는 굴욕을 당했다. 김재환은 29홈런, 양석환은 34홈런을 쏘아 올리는 파워를 포스트시즌에서는 보여주지 못했다.

두산은 결정적으로 1994년생 강승호가 18홈런, 81타점, 16도루, OPS 0.804로 커리어 하이를 경신한 것을 제외하면, 젊은 유망주 중 눈에 띄는 성장세를 보인 타자가 없었던 게 아쉬웠다.

이승엽 두산 감독이 주전 유격수로 키우려 했던 1997년생 박준영은 크고 작은 부상 속에 65경기 출전에 그쳤다. 7홈런 28타점, 타율 0.226의 성적표를 받고 2024 시즌을 끝냈다. 1998년생 이유찬이 내외야를 오가며 103경기, 타율 0.277(231타수 64안타) 3홈런 23타점 16도루 OPS 0.705를 기록한 정도가 눈에 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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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만 31세인 조수행이 물오른 주루 능력을 바탕으로 130경기 타율 0.265(328타수 87안타) 30타점 64도루로 팀 공격에 활기를 불어넣지 않았다면 두산의 화력은 더 약해질 수도 있었다.

두산은 장기간 포스트시즌 무대를 밟지 못하는 '암흑기'가 없었던 팀이다. 2000년 이후 가을야구 없이 시즌을 마감한 건 2002, 2003, 2006, 2014, 2022 단 5번뿐이었다

두산이 가을야구 단골팀이 될 수 있었던 요인은 야수진 '화수분'에 있었다. 거의 매년 잠재력을 터뜨리는 유망주들이 내외야를 가리지 않고 나오면서 강팀의 면모가 유지됐다.

그러나 2015년부터 2021년까지 KBO리그 사상 최초의 7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을 이끌었던 '베어스 왕조'의 주축들 이후에는 눈에 띄게 성장한 야수 유망주가 없었다.

두산은 2024 시즌 마운드에서 슈퍼루키 김택연이 리그 최정상급 클로저로 자리매김했다. 3년차 좌완 영건 이병헌도 22홀드를 수확하며 팀 불펜의 핵심이 됐다.

마운드 세대교체가 어느 정도 성공을 거둔 만큼 두산의 남은 퍼즐은 야수진이다. 2010년대 중반 베어스 전성시대를 열었던 김재환, 양의지도 어느덧 30대 후반을 향해 가는 중이다. 베테랑 의존도를 낮추고 젊은 선수들이 조화를 이뤄야만 2025 시즌 가을의 가장 높은 곳에 도전할 수 있다.

사진=엑스포츠뉴스 DB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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