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KS 1차전 ‘데자뷔’…KT, ‘고·문 승리 공식’ 또 통했다

케이티 위즈 선발 투수 고영표가 5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4 KBO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 1차전 엘지 트윈스와 경기에서 역투하고 있다. 연합뉴스

케이티(KT) 위즈가 5일 엘지(LG) 트윈스와 치른 준플레이오프 1차전은 지난해 한국시리즈 1차전을 떠올리게 한다. 당시 케이티는 문상철의 역전 적시타와 고영표의 안정적인 피칭으로 승리를 거뒀는데, 이 공식은 이날 경기에서도 승리 공식으로 통했다.

5일 엘지를 상대로 선발로 출전한 고영표는 4이닝 동안 3피안타 1자책점 2탈삼진을 기록해 ‘고퀄스’(고영표 + 퀄리티 스타트의 합성어)라는 별명에 걸맞은 활약을 선보였다. 당초 이강철 감독은 경기 전 “(고영표가) 3회 정도만 막아주면 필승조를 쓰려 한다”고 말했는데, 감독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고영표가 4이닝을 1실점으로 막은 덕에 케이티는 손동현-소형준-박영현으로 이어지는 필승조를 투입해 최소 실점(1실점)으로 승리를 지켰다.

고영표는 이날 속구 없이 체인지업과 투심으로만 엘지 타선을 봉쇄했다. 체인지업이 낮게 깔리며 들어왔고, 엘지 중심 타자들은 연이어 땅볼로 아웃 처리됐다. 그는 경기가 끝난 뒤 “제가 잘하는 장점을 잘 살긴 경기라고 생각한다. 체인지업 낙폭이 중요했는데, 시즌이 지나가면서 좋아졌다. 그래서 잘 막아낼 수 있었다”고 자평했다.

4회말 신민재에게 출루를 허용한 뒤 1실점을 한 뒤 제구력 난조를 겪으며 흔들리기도 했지만, 집중력을 잃지 않고 추가 실점을 허용하지 않았다. 고영표는 당시 상황을 묻는 말에 “출루를 허용한 뒤로 원하는 타이밍에 엇박자가 나기 시작했고, 공이 약해진다고 느껴 빨리 이닝을 끝내야겠다는 생각으로 한 구 한 구 집중해서 던졌다”고 설명했다.

케이티 위즈 문상철이 5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4 KBO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 1차전 엘지 트윈스와 경기에서 2점 홈런을 친 뒤 최만호 코치와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고영표가 한결 가볍게 던질 수 있었던 이유는 2회초에 터진 문상철의 투런포 덕분이다. 문상철이 2회초 엔스의 속구를 받아쳐 팀에 선취점을 선물했기에 고영표는 부담을 덜고 공을 던질 수 있었다. 그는 “제가 마운드에 있을 때 상철이 형이 홈런을 잘 쳐준다고 생각한다.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도 승리할 때도 그랬다. 서로 경기하는 날 궁합이 잘 맞는다고 생각한다”며 호투의 공을 문상철에게 돌렸다. 작년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고영표는 6이닝 2실점으로 호투했는데, 9회초 2-2 상황에서 문상철이 역전 적시타를 때려 승리 투수가 될 수 있었다.

이날 경기의 유일한 홈런 타자인 문상철은 “(엔스가) 직구는 몸쪽에 깊게 던지고 체인지업은 바깥으로 쓴다. 직구가 올 때 놓치지 않고 타격해온 훈련이 오늘의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며 “영표가 잘 던졌고, 뒤에 나온 투수들 또한 최소 실점으로 막아줬기에 경기에서 이긴 것 같다. 선수들에게 감사하다”고 말했다.

문상철은 지난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는 뛰지 않았지만, 이강철 감독은 타격 코치의 조언을 듣고 그를 이날 경기에 출전시켰다. 이강철 감독은 “(문상철의 타격이) 좋다는 이야기를 타격 코치에게 들었다. 홈런을 쳐서 분위기를 잘 가져왔고, 2-1 상황에서 곧바로 추가 점수를 낸 게 (승리에) 좋은 영향을 줬다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장필수 기자 fee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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