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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윤욱재 기자] KT가 사상 최초 '업셋'에 성공하는데 필요한 점수는 딱 1점이었다. 그리고 그 유일한 득점을 만든 타자는 바로 '천재타자' 강백호(25)였다.
KT와 두산이 만났던 2일 서울 잠실구장. 양팀은 와일드카드 결정 2차전에서 '외나무다리 혈투'를 펼쳤다. 0-0으로 팽팽하던 6회초 KT의 공격. KT가 1사 3루 찬스를 만들자 두산은 극단적인 전진 수비를 펴면서 KT의 득점을 무조건 저지하겠다는 자세를 취했다.
KT의 전진 수비를 뚫은 것은 바로 강백호의 방망이였다. 올해 정규시즌에서 홈런 26개를 터뜨린 거포 타자이지만 이날 만큼은 달랐다. 방망이를 짧게 쥔 강백호는 이병헌의 시속 144km 직구를 밀어쳤고 타구는 3루수와 유격수 사이를 빠져 나가며 좌전 안타로 이어졌다. 강백호의 적시타로 3루주자 멜 로하스 주니어가 득점하면서 KT가 1-0 리드를 잡을 수 있었다.
공교롭게도 경기는 KT의 1-0 승리로 끝났다. 선발투수 웨스 벤자민부터 중간계투로 나선 고영표, 그리고 마무리투수 박영현까지 이어지는 투수들의 호투도 돋보였지만 팀에 유일한 득점을 안긴 강백호의 '검객 스윙'도 결정적인 장면으로 남았다.
사실 팀의 4번타자라면 장타를 노릴 수도 있지만 강백호는 어떻게 하면 1점을 뽑느냐에 더 집중했다. 이강철 KT 감독은 "강백호가 책임감을 갖고 컨택트에 초점을 맞춰 훈련하는 것이 보기 좋았다"라고 흡족함을 감추지 않았다. 강백호는 분명 장타력을 갖춘 타자이지만 '큰 경기'에서는 상황에 맞는 배팅에 집중하고 있는 것이다.
"내가 방망이를 짧게 잡은 것은 경기에서 할 수 있는 최선의 플레이를 하기 위해 선택했다"는 강백호는 "사실 타석에 임할 때 출루를 목표로 했고 좋은 컨택트에 신경을 쓰다 보니 좋은 결과가 나왔다. 상황에 맞게 대처를 잘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라고 자신이 방망이를 짧게 잡았던 이유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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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강백호는 "내가 쳤을 때 이겼다고 확신했다. 우리 선수들이 큰 경기에서 무조건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믿었다"라면서 "정규시즌 막판에도 타이트한 경기를 많이 해서 계속 가을야구를 하는 느낌으로 했다. 우리 팀이 이런 상황에서 헤쳐 나갈 수 있는 힘이 더 단단해지지 않았나 생각한다"라고 덧붙였다.
강백호는 4월까지 홈런 10개를 몰아치는 등 올해는 역대급 시즌을 치를 것이라는 기대가 많았다. 전반기에 홈런 22개를 때린 강백호는 후반기에 홈런 4개 밖에 추가하지 못하는 아쉬움이 있었다. 거포 유형의 타자에게는 크나큰 스트레스로 다가왔을 수도 있는 상황. 그러나 강백호는 큰 경기가 다가오면서 홈런에 대한 미련을 버리기로 결심했다. "팀 배팅과 더불어 팀에 좋은 찬스를 만들어주는 것도 중요하다. 안타, 홈런, 볼넷 등 무엇이 됐든 우리 선수들이 활력을 돋을 수 있게 해야 한다"는 것이 그의 말이다.
KT는 KBO 리그 사상 최초로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정규시즌 5위팀이 '업셋'에 성공했고 그 중심에는 강백호의 방망이가 있었다. 이제 KT가 준플레이오프에서 만날 상대는 LG다. 사실 강백호에게는 그리 반가운 상대는 아니다. 강백호는 올해 유독 LG를 상대로 고전했다. LG를 상대로 16경기에 나와 타율 .189 3홈런 10타점 2도루에 그친 것. 강백호가 1할대 타율을 기록한 상대는 LG가 유일했다. 특히 지난 8월 27~30일 LG를 4일 연속 만나 11타수 무안타로 고전했다.
과연 '천재타자'가 데이터를 부술 수 있을까. 사실 KT가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KT 킬러' 곽빈을 상대로 1회에만 4점을 챙기고 두산에 2연승을 거둘 것이라 예상한 이는 드물었을 것이다. '0%의 확률'을 깬 KT처럼 강백호도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타율 .571로 뜨거운 타격감을 자랑한 기세를 준플레이오프에서도 이어가지 말라는 법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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