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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4 (금)

“팀에 없어선 안 될 소금 같은 존재” 김기동 감독 칭찬에 강상우의 미소 “제겐 그런 말 잘 안 해주시는데...” [이근승의 믹스트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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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C 서울이 2024시즌 K리그1 파이널 A로 향한다.

서울이 파이널 A로 향하는 건 2019시즌 이후 5시즌 만이다.

눈에 띄지 않는 곳에서 서울의 파이널 A행에 힘을 보탠 이가 있다. 2024시즌을 앞두고 서울에 합류한 강상우(30)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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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C 서울 주전 왼쪽 풀백 강상우. 사진=이근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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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상우.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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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상우.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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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상우는 올 시즌 K리그1 29경기에서 3도움을 기록 중이다. 측면 공격수와 수비수를 모두 소화할 수 있는 선수답게 공·수 양면에서 꾸준한 경기력을 보인다. 강상우는 왕성한 활동량으로 공·수를 오가면서 궂은일을 도맡기도 한다. 몸을 아끼지 않는 투지로 팀 사기를 끌어 올리는 역할도 해낸다.

강상우는 올 시즌 제시 린가드 못지않은 서울의 성공 영입 사례다. 강상우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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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상우.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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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서울이 9월 29일 수원 FC를 상대로 4경기 만에 승리를 알렸습니다.

최근 3경기에서 2무 1패로 주춤했죠. 파이널 A를 확정했지만 마냥 웃을 순 없었어요. 수원전을 준비할 때 마음을 더 단단히 했습니다. 무승이 길어지면 안 된다는 걸 모든 선수가 알고 있었죠. 전반전엔 경기를 우리 뜻대로 풀어가지 못했지만 후반에 들어온 일류첸코가 결승골을 넣어줘 이길 수 있었습니다. 이후 우리 흐름을 가져오면서 승점 3점을 가져온 듯해요. 아주 중요한 승점입니다.

Q. 서울이 2019시즌 이후 처음 파이널 A로 향합니다.

동료들과 파이널 A 확정 소식을 듣고 가장 많이 한 말은 ‘아쉽다’였습니다. 21일 대구 FC 원정에서 이겼다면 더 일찍 확정할 수 있었잖아요. 김기동 감독께서 아쉬워하는 선수들에게 이런 얘길 해주셨습니다. 감독님이 “너희가 그동안 잘해와서 파이널 A로 향할 수 있었다. 아직 시즌이 끝난 게 아니니 남은 경기에서 더 좋은 축구 보일 수 있도록 해보자”고 하셨죠. 감독님 이야기를 듣고 수원전 준비에 더 매진했던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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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상우.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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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동 감독.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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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올 시즌을 앞두고 서울에 합류했습니다. 서울 데뷔 시즌부터 핵심으로 활약하며 팀이 5시즌 만에 파이널 A로 향하는 데 큰 역할을 했습니다.

과찬입니다. 많은 분이 서울의 반등 요인으로 영입을 꼽잖아요. 특히나 올 시즌 개막 전 합류한 제시 린가드, 올여름 이적 시장에서 서울 유니폼을 입은 야잔 등의 활약이 조명받고 있죠. 새로운 선수들의 활약이 좋은 건 사실입니다. 다만 새로운 선수들의 활약만으로 파이널 A로 향했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김기동 감독님을 비롯한 선수단이 하나로 똘똘 뭉쳐 일군 성과입니다. 모두가 감독님을 믿고 나아갔기에 이전보다 좋은 성과를 내지 않았나 싶어요.

Q. 김기동 감독이 강상우를 향해 “팀에 없어선 안 될 존재”라고 했습니다. 김 감독이 “무언가를 얘기하면 척척 알아듣고 팀이 원하는 걸 해내는 선수”라고 칭찬했는데요. 포항 시절부터 김 감독의 신뢰를 한 몸에 받고 있습니다.

김기동 감독껜 늘 감사한 마음이에요. 포항 시절 감독님을 만나 한층 더 성장했습니다. 포항에서도 좋은 기억을 많이 남겼죠. 중국 슈퍼리그 베이징 궈안에서 새로운 경험을 쌓고, 서울에 합류해 감독님과 재회했습니다. 올 시즌 초반엔 성적이 생각보다 안 나왔잖아요. 서울 모든 구성원이 마음고생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다행히 그 힘든 시기를 우리 힘으로 이겨냈습니다. 우리가 점점 발전하고 있다는 걸 보여주고 있어요. 앞으로도 감독님을 믿고 나아간다면 지금보다 더 좋은 축구를 보여드릴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수원전에서도 깜짝 놀랐다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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득점 후 기뻐하는 일류첸코.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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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수원전에서 무슨 일이 있었습니까.

명확하게 말씀드리긴 어렵지만 하프타임 때였어요. 감독님이 저를 포함한 사이드백 선수를 불러서 지시하신 게 있거든요. ‘이쪽에서 틈이 생기고 있으니 계속 공략하라’고. 후반전에 공격이 잘 풀렸잖아요. 페널티킥도 얻어냈고요. 감독님 지시대로 하니까 그렇게 된 겁니다. 이러니 김기동 감독님을 믿고 따를 수밖에 없는 것 같아요(웃음). 감독님을 잘 따라가면 저를 비롯한 선수 개인 역시 한층 더 성장할 수 있을 겁니다.

Q. 강상우를 포함한 선수들, 프런트 등 서울 모든 구성원이 김기동 감독에 관해선 칭찬밖에 안 합니다. 미담뿐이에요. 포항 시절부터 김 감독과 함께했잖아요. 김 감독은 어떤 지도자입니까.

김기동 감독님은 엄청나게 꼼꼼하신 분입니다. 많은 경기를 철저히 분석하고, 선수가 해야 할 걸 확실히 짚어주시죠. 서울에 와서 감독님을 향한 존경심이 더 커지는 것 같아요. 수원전 이야기를 드렸지만 감독님이 하라는 대로 하면 결과가 나옵니다. 포항 시절엔 감독님과 한 시즌을 보내고 나면 한층 더 성장한 저를 발견하곤 했어요. 감독님을 따르면 ‘축구를 더 잘하게 된다’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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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치진의 이야기를 듣고 있는 린가드, 최 준. 사진=이근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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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올 시즌 서울 측면 핵심으로 공·수 양면에서 활약해 주고 있잖아요. 특히나 강상우는 이승모, 최 준 등과 팀에서 궂은일을 도맡는 선수이기도 한데요. 축구계 관심이 서울 입단 동기인 린가드에게만 향하는 게 아쉽진 않습니까.

솔직히 제가 좀 어렸다면 아쉬웠을 것 같아요(웃음). 어릴 땐 주목받고 싶은 욕심이 있었습니다. 축구계 관심이 다른 선수를 향할 때면 서운한 감정을 느낄 때도 있었고요. 그런데 30대에 접어드니 확실히 달라진 듯해요. ‘축구가 팀 스포츠란 걸 더 이해하게 됐다’고 해야 하나. 감독님도 말씀하셨지만 ‘공 잘 차고, 축구 잘하는 선수’만으로 베스트 11을 구성할 순 없거든요.

누군가는 눈에 띄지 않는 곳에서 헌신해야 합니다. 누군가는 궂은일을 해줘야 서울의 모든 구성원이 승리의 기쁨을 누릴 수 있어요. 수원전 이후 확인했듯이 감독님은 헌신하는 선수들의 가치를 인정해 주시잖아요. 제겐 표현을 잘 안 해주시긴 하지만(웃음)... 팀과 함께 나아가면서 승리의 기쁨을 나누는 데 이바지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 감사한 것 같아요.

Q. 올여름을 기점으로 서울의 가장 큰 변화는 성적입니다. 그 성적 변화의 가장 큰 요인이 수비인데요. 서울의 수비가 몰라보게 단단해졌습니다. 서울 포백 수비의 한 축을 담당하잖아요. 어떤 변화가 있었던 겁니까.

김기동 감독님이 서울 지휘봉을 잡고 치르는 첫 시즌입니다. 올 시즌 서울에 합류한 선수도 많죠. 그러다 보니 조직적인 부분에서 부족한 점이 있었어요. 선수들이 감독님의 전술을 100% 이해하지 못하면서 헷갈릴 때도 있었습니다. 어렵기도 했고요. 하지만, 저는 팀이 흔들릴 때도 시간이 다 해결해 줄 것으로 봤습니다. 감독님과 포항에서 함께한 경험이 있으니까.

감독님을 향한 믿음, 동료들을 향한 신뢰가 무너지지 않은 게 수비 안정의 가장 큰 요인이라고 봐요. 무실점 승리를 거두는 횟수가 늘어나면서 자신감이 붙은 것도 큰 요인 중 하나였고요. 우리 팀엔 이런 믿음이 있습니다. ‘어떻게든 실점 없이 버티면 전방에 있는 동료들이 꼭 골을 넣어줄 것’이란 확신이죠.

수원전에서 일류첸코의 선제골이 터진 뒤 (김)주성이, (최) 준이, 야잔과 얘기했어요. ‘추가골은 넣되, 실점은 절대 하지 말자’고. 마지막까지 집중력을 유지한 게 좋은 결과로 이어지지 않았나 싶어요. 선수들이 한 방향으로 나아간다면, 지금처럼 발전하고 더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다는 걸 확인하고 있습니다. 우린 더 좋아질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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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C 서울 서포터스. 사진=이근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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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서울은 수원전에서 아주 뜻깊은 기록을 하나 세웠습니다. 올 시즌 홈 16경기 만에 43만 4천426명(평균 2만 7천152명)의 관중을 불러 모은 건데요. 한국프로축구연맹이 유료 관중 집계를 시작한 2018년 이후 최다 관중 기록입니다. 서울이 자신들이 보유한 최다 관중 기록(43만 29명)을 넘어선 것이기도 하고요. 서울 데뷔 시즌을 치르고 있잖아요. 서울월드컵경기장의 분위기 어떻습니까.

최고입니다. 프로축구 선수로 살면서 이렇게 많은 팬의 함성을 등에 업고 뛴다는 게 아주 행복해요. 영광스럽습니다.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경기하는 날엔 ‘이런 게 홈이구나’라는 걸 느껴요. 서울만 가질 수 있는 대단한 힘이 아닐까 싶습니다. 기록이 증명하잖아요. 우리 팬들은 선수들에게 한 발 더 뛸 힘을 줍니다. 팬들의 응원은 선수들에게 큰 기쁨이자 자부심이에요.

Q. 서울은 지난해 한국 프로스포츠 단일 시즌 평균 관중 1위 기록을 세웠습니다. 지난 시즌 홈 19경기에서 평균 2만 2천633명을 불러 모았는데요. 지난 시즌엔 린가드도 없었고, 성적도 좋은 게 아니었잖아요. 서울의 인기 비결은 무엇이라고 봅니까.

자부심이요. 서울을 상대할 때부터 느꼈지만 서울은 대한민국 수도를 연고로 하고, 항상 ‘최고를 향해 나아간다’는 자부심이 있습니다. 올 시즌엔 구단에서 투자도 많이 해주시고, 성적까지 따라와 주면서 더 많은 팬이 찾아주고 계신 게 아닐까 싶어요. 선수들이 증명할 일만 남았습니다. 우리가 서울 팬들이 가진 자부심에 걸맞은 경기력과 결과를 보여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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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상우.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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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상우(사진 왼쪽).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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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김기동 감독은 2차 목표로 3위를 설정했습니다. 10월 6일 광주 FC전을 끝으로 파이널 라운드에 돌입하잖아요. 선수들하고 어떤 이야기를 나누고 있습니까.

반성을 많이 했어요. 수원전 이전 승리가 없었을 때를 돌아보면 ‘우승’이란 단어를 너무 일찍 생각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선수단에 ‘한 번 도전해 보자’란 분위기가 있었거든요. 우승엔 단계란 게 있다는 걸 잊었던 겁니다. 선수들끼리 ‘우리가 분위기 좋을 때 처음부터 우승을 이야기하지 않았나 싶다’는 얘길 많이 했어요.

감독님 말씀대로 처음엔 최대한 빨리 파이널 A를 확정 지어야 했습니다. 파이널 A를 확정 지은 다음엔 최소 3위 자릴 확보해야 하죠. 우리가 파이널 A에서 3위를 조기 확정한다면 그때 가서 더 높은 목표를 잡는 게 맞다는 걸 느꼈습니다. 지금은 K리그1 3위 안에 들 수 있도록 매 순간 온 힘을 다하겠습니다.

[상암=이근승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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