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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3 (목)

팬 가슴 울렸던 가을의 155㎞… 미친 전사의 투구, 내년에도 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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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SSG의 정규시즌 마지막 경기는 비극으로 끝났다. 1일 수원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kt와 5위 결정전에서 3-4로 역전패하며 정규시즌 6위에 머물렀다. 8회초까지 3-1로 앞서 극적인 가을야구 희망을 살렸지만, kt의 뒷심을 당해내지 못했다.

하지만 그래도 경기 막판까지 앞설 수 있었던 것은 역시 로에니스 엘리아스(36)의 인상적인 투구였다. 타이브레이커 게임이라 정규시즌 기록이나 포스트시즌 기록에는 남지 않지만, 이날 선발 등판해 혼신의 힘을 다해 던지며 팀의 리드를 이끌었다. 이날 엘리아스는 6이닝을 1실점으로 버티면서 kt 타선을 막아냈다.

KBO리그 9개 구단에 트래킹데이터를 제공하는 ‘트랙맨’의 집계에 따르면 이날 엘리아스의 포심패스트볼 최고 구속은 무려 155.1㎞가 나왔다. 올 시즌 엘리아스의 최고 구속이었다. 평균 구속도 151.8㎞에 이르렀다. 시즌 막판 빡빡한 투구 일정을 고려하면 인상적이었다. 말 그대로 있는 힘을 다 짜내 던졌음을 알 수 있다. 엘리아스이 기백에 kt 타자들이 좀처럼 기를 펴지 못했다. 전사의 포효는 더그아웃 분위기까지 끌어올렸다.

사실 올 시즌 전체적인 기대치에는 못 미친 성적이었다. 시즌 22경기에서 123⅔이닝을 던지며 7승7패 평균자책점 4.08을 기록했다. 시즌을 완주했다면 그럭저럭 나쁘지 않은 성적이라 볼 수 있었는데 복사근 부상으로 5월 중순부터 6월까지 공을 던지지 못했다. “많은 나이에 잔부상이 많다”는 약점에서 벗어나지 못한 셈이다. 엘리아스의 부상 대체 외국인 선수로 입단한 시라카와 케이쇼가 좋은 투구 내용을 보여주자 아예 교체론까지 대두되기도 했다.

하지만 SSG는 지금 당장의 성적보다는 후반기 막판까지 누가 더 도움이 될 것인지에 초점을 맞추고 엘리아스를 선택했다. 지난해 후반기에도 좋은 모습을 보여준 적이 있다는 것도 하나의 참고 사례였다. 이 선택은 적중했다. 실제 엘리아스는 9월 한 달 동안 5번의 선발 등판에서 3승1패 평균자책점 2.56으로 역투하며 SSG의 9월 질주를 이끌었다. 9월 31⅔이닝 동안 33개의 삼진을 잡아내는 등 식지 않은 구위로 건재를 과시했다. 막판 나흘 휴식 후 등판이 이어지면서도 마지막 경기에서 최고 155㎞의 공으로 팬들의 가슴을 울렸다.

그렇다면 엘리아스를 다음 시즌에도 볼 수 있을까. 마지막에 팀에 공헌한 건 있지만 냉정하게 따지면 사실 가능성이 그렇게 높지는 않다. 엘리아스야 당연히 한국 잔류를 희망하고 있지만, 시즌 막판까지 SSG의 내부 분위기는 재계약에 긍정적인 건 아니었다. SSG는 올해 리그 타격왕이자 인천 야구 타격 역사를 상당 부분 바꾼 기예르모 에레디아, 그리고 올해 시즌 중간에 합류해 인상적인 구위를 보여준 드류 앤더슨은 재계약 대상자로 보고 있다. 다만 엘리아스는 시즌 마지막까지 확신을 가지지 못했다.

건강할 때는 좋은 구위를 보여주고 공을 던지는 클래스는 모두가 인정한다. 하지만 지난 2년간 모두 잔부상이 있어 빠진 기간이 있었고, 만 37세가 되는 내년에도 그런 부분들이 또 나타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일단 SSG의 가장 큰 목표가 에레디아와 앤더슨을 잔류시키고, 앤더슨 이상의 외국인 1선발을 찾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SSG는 앤더슨이 선발로 내년 시즌을 차분하게 준비하면 리그 최정상급 2선발이 될 수 있다고 본다. 그리고 지난해보다는 올해 외국인 선수 시장이 한결 낫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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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엘리아스와 마지막 경기가 끝났다고 단언할 수 없는 이유도 있다. 앤더슨의 거취 때문이다. 앤더슨은 올해 인상적인 구위를 보여주며 미국 구단들도 눈여겨봤다. 몇몇 구단 스카우트들이 앤더슨의 투구를 지켜봤다. 어떤 스카우팅 리포트가 적혔는지는 알 수 없으나 앤더슨이 만약 해외로 나간다면 고민할 수도 있다. 외국인 선수 두 명을 모두 바꾸는 게 모험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경우 엘리아스의 재계약 확률이 되살아날 수도 있다. SSG가 계속 시장 상황을 주시해야 하는 이유다.

지난해 대체 외국인 선수로 입단한 엘리아스는 2년간 정규시즌 44경기에 나서 15승13패 평균자책점 3.88을 기록했다. 마운드에 오르면 항상 책임감을 가지고 던졌고, 성실한 자세로 동료들과도 큰 마찰 없이 2년을 보냈다. 엘리아스를 내년에 보지 못한다고 해도, 기억에는 좋게 남을 수 있는 선수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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