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갑’ 변상일·커제, 내년 1월 LG배 패권 다툼

LG배 조선일보 기왕전 4강

LG배 결승에 오른 변상일(왼쪽)과 커제. /한국기원

한국 바둑의 변상일(27)과 중국 커제(柯潔·27)가 29번째 LG배 조선일보 기왕전 결승 패권을 다투게 됐다. 2일 전남 신안 증도면 갯벌박물관에서 열린 준결승서 한국 랭킹 4위 변상일 9단이 14위 이지현 9단을 204수 만에 백 불계로 물리쳤다.

변상일은 힘 대결에서 이지현을 낚았다. 중반까지는 이지현이 미묘하게 우세를 점했다. 그러나 좌변에서 흑의 패착(119수)이 컸다. 이후 이지현의 수차례 실속 없는 수들이 나오면서 승기를 굳힌 변상일은 끝내기에서 침착한 마무리를 보였다. 원성진은 커제에게 228수 만에 항서(降書)를 썼다. 열세에 있던 원성진이 반전 실마리를 찾아가던 중에 커제의 실착으로 승부가 원점으로 돌아가는 듯했으나, 원성진이 기회를 놓치는 아쉬운 수(151수)를 뒀다. 원성진은 커제에게 상대 전적 2승 6패로 벌어졌다.

변상일과 커제 모두 LG배에선 준우승(각각 28회, 25회)이 최고 성적이다. 다만 변상일은 그동안 커제에게 5전 전패. 험산(險山)를 넘어야 할 처지다. 변상일은 “2년 연속 결승에 올라갈 수 있어 기쁘다”며 “커제에게 이젠 이길 때가 됐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커제는 메이저 세계 바둑 대회 통산 8회 우승 관록을 지녔다. 구리(古力·41)와 함께 중국인 최다 우승 기록 타이. 2020년 11월 삼성화재배를 마지막으로 지난 4년간 전진하지 못했다. 이번에 우승하면 중국인 메이저 최다 우승자로 남는다. 커제는 “변상일은 지금 최강 기사 중 한 명이다. 상대하기 까다로운 선수라고 생각한다. 최선을 다해서 결승전을 잘 치르겠다”고 말했다. 조선일보 주최, LG그룹 협찬으로 열리는 이 대회 결승 3번기는 내년 1월 열린다. 장소는 나중에 발표된다. 지금까지 한국이 13회, 중국이 12회, 일본 2회, 대만 1회 우승했다. 상금은 우승 3억원, 준우승 1억원이다.

[신안=양승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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