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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3 (목)

변상일·커제 韓·中 패권 다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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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2일 전남 신안 증도면 갯벌박물관에서 열린 LG배 조선일보 기왕전 4강전 승자 변상일(왼쪽)과 커제. /한국기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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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바둑의 변상일(27)과 중국 커제(柯潔·27)가 29번째 LG배 조선일보 기왕전 결승 패권을 다투게 됐다. 2일 전남 신안 증도면 갯벌박물관에서 열린 준결승서 한국 랭킹 4위 변상일 9단이 14위 이지현 9단을 204수 만에 백 불계로 물리쳤다.

변상일은 힘 대결에서 이지현을 낚았다. 중반까지는 이지현이 미묘하게 우세를 점했다. 그러나 좌변에서 흑의 패착(119수)이 컸다. 이때 이후로 흑의 수차례 실속 없는 수들이 나오면서 승기를 굳힌 변상일은 끝내기에서 침착한 마무리를 보였다. 이지현과 상대 전적도 6승 4패로 한 걸음 더 나아갔다. 이지현은 9년 전 LG배 16강이던 개인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메이저 세계대회에서도 최고 성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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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전남 신안 증도면 갯벌박물관에서 열린 LG배 조선일보 기왕전 4강전에서 원성진(오른쪽)과 커제가 대국을 두고 있다. 이날 커제가 228수 만에 백 불계승했다. /한국기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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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성진은 커제에게 228수 만에 항서를 썼다. 시간적으로나 집으로나 열세에 있던 원성진이 반전의 실마리를 하나씩 찾아갔다. 커제의 느슨한 공격과 경솔한 실착으로 승부가 원점으로 돌아가나 했으나, 원성진은 절호의 기회를 놓치는 아쉬운 수(151수)를 뒀다. 결국 원성진은 228수 만에 흑 불계패하며 결승행 티켓을 내줬다. 원성진과 커제의 상대 전적은 2승 6패로 벌어졌다.

메이저 세계대회에서 변상일은 1차례(춘란배), 커제 9단은 8차례나 우승한 바 있지만 LG배와는 우승 인연이 없었다. 변상일은 준우승(28회), 커제도 25회 준우승이 최고 성적이다. 둘 모두 LG배 첫 우승을 노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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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전남 신안 증도면 갯벌박물관에서 열린 LG배 조선일보 기왕전 4강전 변상일(왼쪽)이 이지현과 대국을 하고 있다. 이날 변상일이 204수 만에 백 불계승했다. /한국기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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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상일은 미위팅, 박정환, 이지현을 제물로 결승 고지를 밟았다. 28회 대회 때 신진서에 패해 아쉬움의 쓴물을 삼켰던 변상일이 커제를 이길 수 있을지 주목된다. 변상일은 커제에 5전 전패. 지난 4월 제10회 잉씨배 28강에서 마지막으로 패했는데, 이를 설욕해야 한다. 단 한번도 이겨본 적 없는 상대지만 좋은 기세를 이어가고 있는 만큼, 마지막 남은 험산(險山) 커제를 넘어선다면 메이저대회 2관왕의 지위를 얻는다. 변상일은 “2년 연속 결승에 오른 것이 기쁘다. 지난번 결승에선 졌었지만, 인연이 있는 대회인 만큼 이번에는 꼭 이기고 싶다”며 “커제와 5전 전패지만 그래도 이제 이길 때가 됐다고 생각한다”고 다짐했다.

커제의 메이저대회 우승 마지막은 2020년 11월 열린 삼성화재배였다. 메이저 세계 대회 통산 8회 우승한 커제는 구리(古力·41)와 함께 중국인 최다 우승 기록과 타이다. 지난 4년 동안 이를 넘지 못했다. 이번 대회에서 커제가 우승한다면 구리를 넘고 중국인 최다 우승 기록을 세운다. 커제는 “막바지에 큰 착각을 하기도 했는데, 상대가 초읽기에 들어간 덕분에 운 좋게 결승에 진출했다. 이번 8강전을 위해 한국에 올 때까지만 해도 내가 결승에 진출할 것이라고 예상하지 못했다”고 돌아봤다. 그러면서 “변상일은 지금 이미 이 최강의 기사 중 하나다. AI에 대한 이해 등 굉장히 강하고 상대하기 까다로운 선수라고 생각한다. 인터넷 대국을 통해 많이 싸웠는데, 최선을 다해서 결승전을 잘 치를 수 있도록 하겠다. 변상일 선수도 잘해서 좋은 결승 대국을 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조선일보 주최, LG그룹 협찬으로 열리는 이 대회 결승 3번기는 내년 1월에 열린다. 장소는 추후 발표된다. 지금까지 한국이 13회, 중국이 12회, 일본 2회, 대만 1회 우승했다. 상금은 우승 3억원, 준우승 1억원.

[신안=양승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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