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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30 (월)

"대한민국 최고 팬덤, 한화 정우람이라 행복했다"…'전부 눈물 펑펑' 1005G 레전드의 절절한 은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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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대전, 김민경 기자] "대한민국 최고의 팬덤을 가진 한화 이글스 정우람이어서 행복했습니다."

한화 이글스 베테랑 좌완 정우람이 선수로서 마지막을 고했다. 한화는 29일 대전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 정규시즌 최종전을 마친 뒤 정우람의 은퇴식을 진행했다. 정우람은 지난 15일 구단을 통해 은퇴를 선언했고, 이날 은퇴식에 나서기로 했다. NC전에는 특별엔트리로 등록돼 선발투수로 등판해 한 타자를 상대하기로 했다.

정우람은 선발투수지만, 이례적으로 등판에 앞서 불펜에서 뛰어나왔다. '불펜 레전드'의 정체성을 지키는 세리머니였다. 정우람은 이날 전까지 투수로는 아시아 역대 최다인 1004경기에 모두 구원 등판했다. 은퇴 경기는 선발투수로 나서게 됐지만, '수호신'의 정체성은 잃지 않고 싶었다.

정우람은 1회초 선두타자 최정원을 상대했다. 공 4개 모두 혼신을 다해 직구를 던졌는데, 최고 구속은 132㎞를 찍었다. 볼카운트 2-1로 불리한 상황에서 최정원은 정우람의 4구째 직구를 우전 안타로 연결했다. 정우람은 약속대로 혼신을 다해 던졌으나 1년 가까이 마운드에서 멀어져 있던 시간을 가릴 수는 없었다.

한화 벤치는 약속대로 움직였다. 양상문 투수코치가 공을 넘겨받기 위해 더그아웃에서 걸어 나오자 정우람은 마지막 인사를 위해 마운드로 모인 야수들과 포옹하며 인사를 나눴다. 정우람은 더그아웃으로 돌아간 뒤에도 선수들과 포옹하며 마지막을 아쉽고도 후련한 은퇴 무대를 마쳤다.

최정원은 경기 뒤 "정우람 선수의 현역생활 마지막 타자가 될 수 있어서 영광이었다. 어떤 결과가 나오든 선배님께서도 내가 최선을 다해 승부하길 원하셨을 것이라 생각했다"며 "그라운드에서 모두의 응원을 받으며 내려가시는 모습을 보며 나도 선배님처럼 팬들의 기억에 남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생각했다. 더 이상 그라운드에서 맞대결을 할 수는 없지만, 앞으로 펼쳐질 선배님의 제2의 인생을 응원하고 싶다"고 이야기했다.

정우람은 KBO리그 통산 1005경기에서 977⅓이닝을 던지면서 64승47패, 197세이브, 145홀드, 평균자책점 3.18을 기록하고 유니폼을 벗었다.

정우람은 경남상고를 졸업하고 2004년 2차 2라운드 전체 11순위로 SK 와이번스(현 SSG 랜더스)에 지명되면서 프로 생활을 시작했다. 2016년 시즌을 앞두고 한화와 4년 총액 84억원에 사인하면서 전격 이적했고, 2020년 시즌을 앞두고 한화와 4년 39억원에 한번 더 계약하면서 올해까지 선수 생활을 보장받았다.

정우람은 지난 시즌을 마치고 올해 플레잉코치로 뛰겠다고 선언했으나 올해 사실상 잔류군 투수코치로 지내면서 선수로 마운드에 설 기회를 얻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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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우람은 그래도 한화에서 마지막을 장식할 수 있음에 감사했다. 그는 "내가 한화에 2016년에 왔다. 많은 관심과 사랑을 받고 대전에 왔는데, 제일 먼저 생각난 것은 내가 있는 9년 동안 팬분들을 많이 웃게 해드리지 못했다. 많은 사랑만 받고 가는 것 같아서 제일 아쉽고 마음이 조금 안 좋았다"고 이야기했다.

팬들에게 얼마나 진심이었으면 직접 선물도 준비했다. 정우람은 1005경기 등판에 의미를 담아 사인볼 1005개에 직접 사인을 했고, 함께한 시간을 오래 기억해 달라는 의미로 시계도 함께 준비했다. 시계에는 정우람의 사인이 새겨져 있다. 한화 직원들을 위한 선물도 따로 준비해 전달해 감동을 안겼다.

정우람은 경기를 마치고 마련된 은퇴 행사에서 불펜에서 대기하다 마운드로 걸어 나왔다. 불펜에서부터 눈물을 흘리던 정우람은 후배들과 하이파이브를 하면서 오열했다. 마운드에서는 또 다른 한화 레전드인 김태균이 축하 꽃다발과 사진을 전달하며 후배의 마지막을 응원했다.

정우람의 마지막을 응원하는 영상 메시지가 이어졌다. 두산 양의지와 김재호, SSG 김광현, 롯데 전준우와 오선진, 삼성 강민호 등 타구단 선수들을 비롯해 장민재, 김서현, 이재원, 이태양, 박상원, 류현진 등 팀 동료 선수들도 한마디씩 남겼다. 2018년 정우람과 한화의 가을야구를 이끌었던 한용덕 전 감독과 정우람과 SK 시절부터 함께했던 김성근 전 감독도 정우람의 밝은 앞날을 응원했다.

정우람은 진정성이 가득 담긴 은퇴사를 읽었다. 그는 "보고 싶었다. 마지막을 함께해 주시는 팬 여러분 많이 보고 싶을 것이다.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61년 역사의 마지막 순간을 팬 여러분과 함께하게 되어 너무나 큰 영광이다. 매 순간 우리와 함께 울고 웃었던 팬 여러분이 아니었으면 영광스러운 이 자리에 서지 못했다"며 팬들을 향한 감사 인사로 시작했다.

구단을 향한 감사를 이어 갔다. 정우람은 "먼저 이 소중한 순간을 준비해 주시고 만들어 주신 김승연 구단주님, 박종태 사장님, 손혁 단장님, 이제명 파트장님, 손근우 과장님, 이글스티비 및 구단 모든 관계자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했다.

정우람은 "정우람의 은퇴식을 축하해 주기 위해 참석해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린다. 나의 30년 야구인생에 있어 존경하는 감독 코치님들이 너무나도 많이 계셨다. 그분들과 함께 고민하며 땀 흘리고 노력하여 이뤄낸 수많은 과정과 업적의 시간은 이 순간의 나와 제2의 인생을 살아가는 데 있어 큰 자양분이 될 것이다. 가슴 깊이 새기며 오랫동안 기억하며 살아가겠다. 너무나 감사드리고 또 감사드린다"고 힘줘 말했다.

좋은 선수로 오래 생활할 수 있도록 버팀목이 된 가족에게도 감사를 표했다. 정우람은 "부모님께서 이곳 이글스파크에 처음 오셨다. 처음 모시게 된 날이 나의 마지막 은퇴식이어서 참 죄송스럽다. 아버지께서는 항상 겸손하라 말씀하셨고, 어머니께서는 늘 잘 챙겨 먹으라고 하셨으며, 내 와이프는 매일 당신이 최고라고 말해 주었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항상 겸손하려고 했고, 늘 잘 챙겨먹으려고 했으며, 매일 내가 최고라는 생각을 가지고 달려와 보니 어느덧 지금 이 자리에 와 있다. 많이 고생하셨고, 감사드리며 사랑한다고 말하고 싶다. 그리고 15년 동안 사위 때문에 늘 마음 졸이셨을 장인어른과 장모님께 감사드린다"고 덧붙였다.

정우람은 "올 시즌 주장 (채)은성이와 (류)현진이를 필두로 많은 노력과 땀을 흘리며 고생한 후배들, 그리고 그 순간순간 매번 운동장을 가득 메워 주셨던 대한민국 스포츠 최고의 팬덤을 가진 이글스 팬분들께 하고 싶은 이야기가 참 많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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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에서 동고동락했던 동료들을 한 명, 한 명 언급하며 감사를 표했다. 정우람은 물론, 한화 선수들도 떠나는 선배의 진심이 가득한 말에 함께 눈물 흘리며 마지막을 아쉬워했다. 다음은 한화 선수들에게 남긴 정우람의 한마디다.

-채은성: 은성아, 재작년 겨울 이곳 한화로 팀을 옮겼을 때가 생각난다. 누구보다 형은 기뻤고, 반겼던 것 같다. 아쉽게 1년밖에 함께하진 못했지만, 후배들에게 큰 울타리가 되어줘 참 고맙다. 올 한 해 한화 주장으로서 한 시즌 너무 고생했다. 꼭 헹가래 받는 그날이 올 것이니까. 지금처럼 큰 울타리이자 오래오래 이글스의 중심이 되길 바란다.

-장민재: 이글스에서 가장 오래 뛰고 있는 민재야. 어려운 상황 속에서 늘 오뚝이처럼 꿋꿋이 일어나 달려가고 있는 멋진 동생 민재. 어떤 상황이든 항상 마지막인 것처럼 최선을 다해 던지는 멋진 선수 민재. 대단하고 멋있었다. 여기 있는 후배들이 민재를 보고 많이 배우고 느꼈으면 한다. 고생했고 응원할게 민재야.

-이태양: 관중석에서 보고 있을 태양아. 너에게 할 말이 참 많지만, 눈물이 많이 날 것 같아 줄여 보도록 할게. 많은 추억과 행복한 순간들을 기억하며 마무리할 수 있게 해줘 참 고맙다. 힘들 때 함께 해줬고 기쁠 때는 서로 축하하며 보낸 시간이 금방 지나가 버렸구나. 어느덧 고참으로서 후배들을 챙기며 이끌어 가는 모습 참 멋있더라. 지루하고 힘든 재활 잘 끝내고 올겨울 착실히 준비해서 내년 시즌만이 아닌 오랜 시간 한화 마운드의 태양으로 빛나길 응원할게 고맙다.

-최재훈: 재훈아 오랫동안 호흡하면서 마지막 승리를 함께 해준 네가 생각이 많이 날 것 같다. 같이 기뻐해 주고 같이 인내해 줘서 참 고맙다. 우리 (주)현상이도 오랫동안 승리의 마지막 순간을 지킬 수 있게 꼭 부탁한다.

-이재원과 안치홍: 재원이 그리고 치홍아. 올 시즌 고생 많았고, 같이 뛰지 못해 아쉽지만 훌륭한 경험과 노하우를 후배들과 오래오래 나눴으면 한다.

-주현상: 현상아, 작년 시즌 그리고 올 시즌 두말할 나위 없이 넘버원이야. 늘 그래왔듯이 잘 쉬고 잘 준비해서 내년에도 최고 마무리투수 이글스를 지켜줬으면 좋겠다.

-하주석: 올 시즌 마음고생 많았지. 9년 동안 너와 함께 경기하면서 많은 승리와 도움을 받았어. 형에게는 주석인 멋진 동료이자 아끼는 동생이었다. 이제는 다치지 않았으면 좋겠고, 웃으며 야구하는 주석이가 되었으면 좋겠다. 항상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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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원: 상원아, 늘 그림자처럼 따라다니던 네가 어느덧 중고참이 되어 있구나. 누구보다 형에게 혼이 많이 났던 상원이는 알고 보면 의리 있고, 정도 많으며 옳고 그름이 확실한 동생이었어. 많이 질문하고 욕심내며 성장한 네가 대견스럽다. 앞으로 늘 겸손하고 잘 준비하며 동료들에게 믿음 주는 선수로 롱런하기를 소망할게 파이팅.

-김범수: 늘 금쪽이라고 놀려서 미안하다. 네가 21살이 됐을 때 만나 어느덧 한 가정의 가장이 됐구나. 불펜에서 많은 시간을 함께 보냈는데, 시간이 참 빠른 것 같다. 늘 호기심 많고 많은 것을 궁금해하며 노력해 온 범수야. 아프지 말고 독하게 준비해서 내년에는 커리어하이 제대로 한번 보여줘.

-이도윤, 장진혁, 김인환, 김태연: 늘 노력하고 파이팅넘치며 항상 형들, 동생들에게 긍정 메시지를 전달하는 도윤이, 진혁이, 인환이, 태연이 그동안 고생했고 고마웠다. 조금 더 욕심내며 너희가 이글스의 중심축이 되어 줬으면 한다.

-한승혁, 이민우, 이상규, 윤대경: 어렵고 힘든 상황에도 잘 이겨내며 열심히 던져준 승혁이, 민우, 상규, 항상 애정이 가는 대경이. 모두들 고생했다고 말하고 싶다.

-류현진: 마지막으로 현진아, 대한민국 에이스이자 누구보다 한화를 사랑하는 너와 함께 뛰어보지 못해 너무 아쉽다. 4년 전 같이 꼭 뛰자는 약속을 지키지 못해 훗날 생각이 많이 날 것 같아. 한 살, 한 살, 먹어가면서 더욱더 준비하고 동료들을 챙기는 모습을 보니 역시 존경받을 선수라는 것을 느낀다. 오랫동안 이글스 팬들에게 사랑받으며 야구했으면 좋겠다. 올 시즌 멋있었고, 수고 많았다.

-어린 후배들에게: 앞으로 여기에 있는 모든 젊은 선수들이 이글스의 현재이자 미래인 것을 알고 한국 최고를 꿈꾸며 이 순간부터 준비하고 노력하길 바란다.

-팬들에게: 팬 여러분, 9년 전 이곳 대전에 왔을 때가 생각납니다. 낯설기도 했고 수많은 다짐과 목표를 세우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1년, 1년 승리와 감동, 환희, 인내 속에서 훌쩍 시간이 지나가 버렸습니다. 지나간 시간을 되돌려보면, 그때 그 순간 늘 팬들이 곁에 있었고, 역시 지금 이 순간 마운드에 선 나를 수많은 등불처럼 아름답게 비춰주시는 여러분들과 함께하는 이 순간이 가장 소중하고 더없이 행복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깨우치게 됩니다.

사람들은 묻습니다. 대전에는 성심당 그리고 또 뭐가 유명하냐고. 그때마다 저는 대전 최고 명물은 한화이글스 팬분들이라고 말해왔습니다. 대한민국 프로스포츠 최고의 팬덤인 여러분은 저와 선수들의 자부심이자 사시사철 굳건한 소나무였습니다. 그때 그 순간 그리고 지금 이 순간 함께해 주시고 성원해 주셔서 대단히 감사했습니다. 다가올 그 순간을 향해 한 발 한 발 열심히 걸어가겠습니다. 한화 이글스 팬 여러분, 그리고 구단 프런트 및 감독, 코치님과 우리 선수들 사랑하고 감사했으며 행복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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