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뉴스 김환 기자) 토트넘 홋스퍼가 첫 경기부터 3점 차 대승을 거뒀다.
그러나 선발 출전한 주장이자 핵심 전력인 손흥민이 부상으로 그라운드 위에 쓰러지면서 71분 만에 교체 아웃됐다는 점 때문에 토트넘은 새로운 걱정거리를 안았다. 만약 손흥민의 부상 정도가 심각할 경우 토트넘은 향후 일정을 소화하는 데에 큰 차지를 빚게 된다.
안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이끄는 토트넘은 27일(한국시간) 영국 런던에 위치한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카라바흐FK와의 2024-25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UEL) 리그 페이즈 1라운드에서 브레넌 존슨, 파페 사르, 도미니크 솔란케의 연속골에 힘입어 3-0 승리를 거뒀다.
이날 토트넘은 전반 8분 만에 주전 수비수 라두 드라구신이 퇴장을 당하면서 어려운 경기를 펼쳤지만, 카라바흐를 상대로 안정적으로 경기를 운영하면서 주전 선수들로 구성된 공격진을 앞세워 상대를 제압했다.
다만 드라구신이 퇴장 징계로 인해 당분간 유로파리그에 출전하지 못한다는 점, 그리고 후반 26분경 주장 손흥민이 부상을 당해 교체 아웃됐다는 점 때문에 토트넘은 마냥 웃을 수 없었다.
특히 손흥민의 부상 정도가 걱정이다. 아직 손흥민의 부상이 어느 정도인지는 파악되지 않았지만, 만약 그 정도가 심할 경우 토트넘은 큰 전력 손실을 입게 된다. 손흥민은 커리어 내내 큰 부상을 자주 당하지 않은 철강왕 같은 선수지만, 이제 32세가 됐기 때문에 부상에 대한 걱정이 커진 상태다.
토트넘은 주전급 선수들을 대부분 내보냈다. 4-3-3 전형을 기준으로 굴리엘모 비카리오가 골문을 지켰고 벤 데이비스, 미키 판더펜, 라두 드라구신, 아치 그레이가 수비진을 꾸렸다. 중원에서 루카스 베리발, 이브 비수마, 파페 사르가 배치됐다. 손흥민, 도미니크 솔란케, 브레넌 존슨이 공격을 이끌었다.
카라바흐는 4-2-3-1 전형으로 나섰다. 마테우스 코찰스키가 골키퍼 장갑을 착용했다. 엘빈 자파르굴리예프, 바다비 휘세이노프, 바히울 무스타파자드, 마테우스 실바가 수비라인을 맡았다. 패트릭 안드라데와 줄리오 로마오가 허리를 받쳤고 압둘라 주비르, 야신 벤지아, 투랄 바이라모프가 2선에서 최전방의 주닝요를 지원했다.
경기는 예상대로 토트넘이 주도권을 잡은 채 흘러갔다. 그러나 전반전 초반부터 큰 변수가 터졌다. 지난 시즌 AC밀란전 퇴장 징계로 인해 경기에 출전하지 못한 크리스티안 로메로 대신 선발로 나선 드라구신이 전반 7분 만에 퇴장을 당한 것이다.
드라구신은 카라바흐의 스트라이커 주닝요의 압박을 받는 과정에서 터치 미스를 범했고, 주닝요에게 일대일 기회를 내줄 뻔하자 주닝요의 뒤에서 그를 잡아 당겼다. 주심은 득점 기회를 저지했다고 판단해 드라구신에게 레드 카드를 꺼냈다.
토트넘은 울며 겨자먹기로 전반 12분 만에 첫 번째 교체카드를 사용했다. 유망주 베리발을 불러들이고 데스티니 우도기를 투입했다. 토트넘의 교체 명단에 센터백이 없던 탓에 우도기를 내보내고 데이비스를 센터백으로 배치, 우도기를 레프트백을오 기용할 수밖에 없었다.
다행히 토트넘은 전반 12분 존슨의 선제골로 리드를 가져왔다. 상대의 패스 미스를 낚아챈 비수마가 솔란케에게 공을 넘겼고, 솔란케는 곧바로 존슨에게 패스했다. 존슨이 침착한 슈팅으로 마무리하면서 토트넘에 리드를 안겼다.
존슨은 전반 26분 역습 상황에서도 득점 찬스가 있었으나 골키퍼가 나오는 걸 보고 쏜 슈팅은 빗나갔다.
토트넘은 선제골을 넣은 뒤에도 라인을 높게 올려 높은 위치에서부터 카라바흐를 압박했는데, 카라바흐는 토트넘의 높은 수비라인 때문에 노출하는 뒷공간을 적극적으로 노리면서 반격을 시도했다. 그러나 전반 38분 주닝요의 슈팅이 벗어나면서 아쉬움을 삼켰다.
카라바흐는 전반 40분 주닝요의 슈팅과 전반 44분 안드라데의 연속 슈팅으로 토트넘을 위협했다. 그러나 결정력이 부족한 탓에 결국 득점에는 실패했다. 토트넘은 전반 7분 만에 드라구신이 퇴장당한 위기를 딛고 존슨의 선제골에 힘입어 1-0으로 리드한 채 전반전을 마쳤다.
토트넘은 후반전 시작과 동시에 존슨을 데얀 쿨루세브스키와 교체했다. 여전히 수적 열세에 있었지만 주도권을 쥔 채 카라바흐를 압박했다. 교체로 들어온 쿨루세브스키는 후반 6분 우측면 풀백으로 나선 그레이와 함께 연계 플레이를 펼치며 카라바흐의 측면을 두드렸다.
토트넘이 한 발짝 더 달아났다. 후반 7분 토트넘의 코너킥 상황에서 골키퍼가 쳐낸 공을 사르가 잡아 강력한 슈팅을 시도한 게 수비 맞고 굴절돼 골문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토트넘은 두 번째 득점이 터진 이후에도 공격을 멈추지 않았다. 후반 13분 손흥민의 패스에 이어 나온 솔란케의 슈팅은 골키퍼에게 막혔다.
카라바흐에 추격을 허용할 수도 있었다. 후반 14분 판더펜이 페널티 지역 안에서 파울을 범해 카라바흐에 페널티킥 기회를 내줬기 때문이다. 그러나 페널티킥 키커로 나선 바이라모프의 슈팅이 골대를 넘기자 토트넘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한 명 공백에서 오는 체력적 부담이 커졌다. 카라바흐는 이 틈을 노려 반격을 시도했다. 후반 16분 주비르의 헤더와 후반 22분 주닝요의 연이은 슈팅이 나왔지만 추격골을 만들지는 못했다. 결정력의 부재였다.
반면 토트넘은 한 번의 찬스를 득점으로 연결했다. 후반 23분 손흥민의 슈팅이 막히자 솔란케가 집중력을 발휘해 세컨드볼을 밀어 넣으면서 팀의 세 번째 득점을 터트렸다.
그러나 솔란케의 득점이 터지고 얼마 지나지 않아 손흥민이 부상을 입었다. 손흥민은 솔란케의 득점 장면에서 슈팅을 시도한 뒤 허벅지에 이상을 느껴 그라운드 위에 주저앉았다. 벤치에 더 이상 뛰기 힘들다는 신호도 보냈다. 토트넘의 의료진이 곧바로 투입됐지만 결국 손흥민은 티모 베르너와 교체되어 나갔다.
토트넘은 이후 후반 32분 카라바흐의 주포 주닝요에게 추격골을 허용했지만 오프사이드가 선언됐다. 카라바흐는 교체카드를 모두 사용하면서 한 골이라도 넣기 위해 고군분투했다. 토트넘은 후반 39분 솔란케까지 불러들이는 등 경기 마무리를 준비했다. 경기는 토트넘의 3-0 승리로 종료됐다.
한편, 경기가 끝난 뒤 영국 런던 연고 구단 전문 매체 '풋볼런던'은 "열심히 뛰어서 토트넘의 왼 측면에서 활로를 뚫어줬다. 솔란케의 득점으로 이어진 장면도 손흥민의 슈팅이 있었다"며 손흥민에게 평점 7을 매겼다. 영국 언론의 경우 대개 평이한 플레이를 펼치면 6점을 주고 준수하게 활약했으면 7점을 매긴다. 손흥민의 플레이가 이날 어느 정도 괜찮았다는 뜻이다.
축구통계매체 후스코어드닷컴도 손흥민에게 7.02의 평점을 줬다. 후스코어드닷컴은 선수의 각종 플레이 지표 등을 팀 성적과 결합하는 정량적인 스타일의 평점을 매긴다. 손흥민은 풋볼런던처럼 정성적인 평가에서도, 후스코어드처럼 정량적인 평가에서도 좋은 플레이를 펼친 것으로 확인됐다.
풋볼런던은 경기 시작 7분 만에 후방에서 공을 빼앗기자 상대 스트라이커 주니뉴를 잡아끌다가 퇴장당한 드라구신을 놓고 "끔찍한 판단을 내렸다"고 혹평하며 토트넘에서 가장 낮은 평점 2를 매겼다. 어지간하게 못하는 선수에게 주는 점수가 4점이 주어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드라구신의 경기 초반 퇴장은 형편 없는 플레이였으며 토트넘에 큰 손해를 끼친 것으로 매체는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토트넘은 향후 페렌츠바로시(헝가리), AZ 알크마르(네덜란드) 등과 격돌하면서 유로파리그 연승에 도전한다.
특히 토트넘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제치고 유로파리그 우승 확률 1위를 달리고 있다. 튀르키예 갈라타사라이 등이 복병으로 떠오르지만 토트넘의 전력은 유로파리그 우승을 하기에 충분하다. 챔피언스리그 도중 탈락팀이 유로파리그로 내려오는 시스템도 폐지된터라 토트넘 우승 확률은 더욱 높아졌다.
유로파리그는 그야말로 손흥민의 클럽 무대 무관의 한을 풀 수 있는 기회로 여겨진다. 혹평을 이겨내고 찬스메이커로 자신의 능력을 과시한 손흥민이 2년 만에 다시 유럽 무대로 나아간다. 토트넘과 손흥민도 이 대회의 우승 가능성을 잘 알고 있다.
2020-2021시즌 이후 처음으로 밟은 유로파리그 무대에서 기분 좋게 첫 승을 신고한 토트넘은 다시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로 돌아가 사흘 후인 30일 오전 0시 30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원정 경기를 치른다.
사진=연합뉴스
김환 기자 hwankim14@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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