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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정 회장은 "심사숙고해서 결정하겠다"는 답변만 되풀이했다. 정 회장의 답변에 의원들은 답답해했다. 언성이 높아지기도 했다. 답답하기는 의원들뿐만 아니라 라이브 방송을 통해 지켜보는 국민들도 마찬가지였다.
고구마처럼 꽉 막힌 현장을 뚫은 건 참고인으로 참석한 박문성 축구해설 위원의 말이었다.
정 회장 뒤에 자리한 박 위원은 여러 차례 축구협회의 행정과 운영에 대해 지적한 뒤 "제 머릿속에 계속 맴돌았던 건 ‘왜 눈치를 보지 않는가’ 하는 것이었다"며 "(정 회장과 홍명보 감독이) 눈치를 보지 않는 이유에 대해서는 두 가지 정도를 생각을 해봤다"고 입을 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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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일반 국민들은 선거를 통해서 축구협회장을 선출할 수 있는 선거인단에 들어갈 수가 없다. 이른바 '체육관 선거'를 하는 거다. 자기 편 사람들만 체육관에 모아 놓고 투표를 하면 되기 때문에 일반적인 팬들과 국민의 눈치를 보지 않는 것"이다. (축구협회는) 국민이 선출한 국회의원의 눈치도 보지 않는다. 정치권이 축구협회 인사권에 자꾸 개입할 경우 ‘FIFA가 월드컵에 못 나오게 한다’고 겁박을 준다. 팬들의 눈치도 보지 않고, 국민들이 선출한 국회의원의 눈치도 보지 않으면 대체 어디 눈치를 보겠다는 건가. (축구협회라는) 이 닫힌 조직을 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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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정 회장의 생각을 물었으나, 정 회장은 박 위원의 유튜브 채널에서 잘못된 정보를 퍼뜨렸는데도 '정정보도'를 요청할 수 없었다는 취지로 말했다.
정 회장은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 선임에 대해 여러분들이 내가 잘 알아서 정했다고 알고 계신다. 두 번밖에 만난 적이 없는데 왜 그렇게 정보가 잘못 유통됐을까"라며 "여기 계신 박문성 해설위원께서는 유튜브 팔로워가 60만명이다. 신문이나 방송보다도 영향력이 큰데 잘못된 내용에 대해 정정보도를 요청할 수가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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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위원은 "정몽규 회장 체제가 끝나는게 맞구나 하는 것을 다시 한번 느꼈다"며 "(정몽규 회장과 축구협회 관계자들은) 뭐가 문제인지도 모르는게 더욱 문제인데 그만큼 문제의식이 없다는 것"이라고 일갈했다.
이어 "홍명보 감독이 불공정한 방식으로 선임됐을때 제가 아는 지도자가 '이제는 지도자를 그만 둘 생각이다. 이름없는 지도자는 10년, 15년을 계속 굴러도 프로팀 감독, 코치 한번을 하기 어렵다. 그런데 누군가는 특혜를 받으며 국가대표 감독을 준다? 나는 지도자 못하겠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계속해서 "비단 이번 사건만 그렇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며 "정 회장 체제에서 일어난 승부조작 사태도 꼼수 사면이었고 매우 반스포츠적이었다. 우리 사회에 그런식으로 잘못된 사람을 꼼수 사면하면 난리가 났을 것"이라고 강도 높은 비판을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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