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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5 (수)

미친 듯이 타오른 구자욱, 휴식기가 아까울 정도… PO는 '구자욱 시리즈' 확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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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광주, 김태우 기자] 구자욱(31·삼성)이 올 시즌 리그 최고의 타자는 아닐지도 모른다. 그러나 시즌이 끝났을 때 가장 잔상이 진하게 남을 타자 중 하나는 확실하다. 시즌 막판 페이스가 말 그대로 ‘미쳤다’. 이대로 정규시즌이 끝나는 게 아쉬울 정도다.

구자욱은 8월과 9월 활활 타올랐다. 삼성이 경쟁자들을 물리치고 정규시즌 2위를 확정한 가장 중요한 원동력이자 엔진이었다. 구자욱은 8월 1일부터 9월 24일까지 37경기에서 타율 0.443을 기록했다. 규정타석을 채운 선수 중 이 기간 타율이 리그에서 가장 높다. 단순히 타율만 높은 게 아니었다. 무려 13발의 홈런을 쏘아 올렸고, 이 기간 장타율이 0.814, OPS(출루율+장타율)은 1.329에 이른다. 마치 타격의 신이 강림한 것과 같은 느낌이었다. 쳐도 쳐도 또 쳤다.

그 덕에 올해 경력 최고의 성적을 써내려갔다. 원래 잘 치던 타자고, 총액 100억 이상의 계약을 한 선수이기도 했지만 자신의 ‘고점’을 확 높였다. 구자욱은 시즌 127경기에서 타율 0.344, 33홈런, 115타점, OPS 1.045로 개인 최고 성적을 썼다. 40-40에 도전하는 김도영(21·KIA)이 아니었다면, 아마도 가장 유력한 최우수선수(MVP) 후보가 됐을지도 모른다.

이제 구자욱은 휴식 모드에 들어갔다. 삼성은 22일 정규시즌 2위를 확정했다. 구자욱은 23일과 24일 광주에서 열린 KIA와 두 경기에서 모두 결장했다. 올해 많이 뛰기도 했고, 부상 노출 위험도가 커지는 시즌인 만큼 굳이 무리해서 뛰게 할 이유는 없었다. 박진만 삼성 감독은 25일 홈에서 열리는 키움전 출전도 확답하지 않았다. 28일 LG전은 홈 최종전이라 팬들을 위해서라도 경기에 나서겠지만, 확실하게 아끼려는 의지가 잘 묻어난다.

어쩌면 휴식기가 아쉬울 정도다. 이 감이 휴식기에 묻히는 게 아닌지 걱정되는 건 당연하다. 삼성은 플레이오프에 직행했다. 플레이오프 일정은 10월 13일쯤을 전후해 시작될 것이 유력하다. 사실상 거의 20일 가까이를 쉬는 셈이다. 박진만 삼성 감독도 구자욱의 컨디션 유지가 휴식기 팀의 주요한 당면 과제가 될 것이라고 인정했다. 잘 쉬는 것도 중요하지만, 흐름이 한 번 끊긴 타격 사이클을 너무 떨어지지 않게 적절한 훈련을 통해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다. 꽤 고난이도 작업이다.

박 감독은 24일 광주 KIA전을 앞두고 “지금 컨디션을 계속 유지했으면 좋겠다”고 웃으며 바람을 드러낸 뒤 구자욱이 포스트시즌의 키를 쥐고 있다고 단언했다. 박 감독은 “항상 주변 사람들한테 이야기를 하지만 구자욱이 쳐주느냐, 못 쳐주느냐에 따라 우리의 승패가 많이 갈린 게임이 많았다. 올 시즌 내내 그랬지만 구자욱이 포스트시즌에 어떻게 활약하느냐에 따라 우리 팀의 승패가 많이 좌우될 것 같다”고 예상했다.

그래서 더 특별 관리다. 다른 선수들도 그렇겠지만 심혈을 기울여 구자욱 컨디션 관리에 나설 예정이다. 박 감독은 “지금 컨디션이 워낙 좋기 때문에 그 컨디션을 유지하게끔 본인도 노력해야 하지만 우리 스태프도 최대한 컨디션을 유지할 수 있도록 맞춰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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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구자욱도 포스트시즌 경험이 그렇게 많은 건 아니다. 정규시즌에서 쌓은 화려한 실적에 비해 포스트시즌 경력은 사실 빈칸에 가깝다. 2012년 팀의 2라운드(전체 12순위) 지명을 받고 입단한 구자욱은 군 복무를 마치고 삼성 왕조가 끝자락에 있던 2015년 1군에 데뷔했다. 당시 센세이션을 일으킨 구자욱은 한국시리즈 엔트리에도 당당하게 승선해 4경기에 나갔다. 하지만 팀은 시리즈 직전 터진 원정도박 사건 파문에 휩쓸린 끝에 1승4패로 준우승에 머물렀다.

그 뒤로 팀이 하위권에 처져 포스트시즌 경력을 쌓지 못하다 2021년 정규시즌 2위 자격으로 플레이오프에 직행했으나 역시 업셋의 고배를 마셨다. 구자욱은 2경기에서 7타수 3안타 3볼넷을 기록하며 대활약했지만 빛이 바랬다. 삼성 야수들은 전체적으로 젊고, 구자욱을 포함해 대다수 야수들이 큰 경기 경험이 부족한 건 사실이다. 지금의 뜨거운 감으로 그 부족한 부분을 메울 수 있을지 주목된다. 삼성도 구자욱의 컨디션이 중요하고, 누가 되든 상대하는 팀도 반드시 구자욱을 막아야 시리즈를 이길 수 있다. 구자욱 시리즈가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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