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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시즌 리그 최우수선수(MVP)가 유력한 김도영은 23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 경기에 선발 1번 지명타자로 출전, 첫 타석부터 장쾌한 홈런을 터뜨리면서 시즌 38번째 홈런을 기록했다. 최근 좋은 타격감을 선보이며 홈런 페이스를 급격하게 끌어올리고 있는 김도영은 9월 16일 수원 kt전에서 홈런 두 방을 터뜨리며 시즌 37홈런을 기록했고, 이날 홈런 하나를 더 추가하며 40홈런까지 2개를 남겼다.
이날 첫 타석에 들어선 김도영은 KIA 선발 좌완 이승민의 볼 두 개를 지켜본 뒤 3구째 낮은쪽 코스로 들어온 131㎞짜리 커터를 그대로 받아쳐 그라운드를 반으로 쪼개는 중월 솔로홈런을 터뜨렸다. 2B의 유리한 카운트에서 상대 실투를 놓치지 않고 폭발적인 임팩트로 비거리 125m짜리 홈런을 만들어냈다.
이 홈런은 의미가 있었다. 김도영은 이날 경기 전까지 135득점을 기록 중이었다. 올해 홈런도 많이 치면서 스스로 만들어 낸 득점도 많았고, 4번 최형우 등 조력자들의 지원까지 받으면서 많은 득점을 기록한 김도영이었다. 여기에 김도영이 발이 빨라 단타에 홈까지 들어오는 경우도 많았다.
그리고 이 홈런으로 김도영은 올 시즌 136득점을 기록했다. 이는 KBO리그 단일 시즌 최다 득점 기록이다. 종전 기록은 지금은 팀 동료이자 선배인 서건창(35)이 가지고 있다. 서건창은 넥센 소속이었던 2014년 KBO리그 역사상 아직은 유일한 200안타 시즌(201안타)을 만들었다. 당시 팀의 리드오프로 활약한 서건창은 박병호 등 강력한 동료들의 지원까지 등에 업고 128경기에서 135득점을 기록했다. 이게 KBO리그 단일 시즌 최다 득점 기록이었다. 하지만 역사적인 시즌을 만들고 있는 김도영이 팀 선배의 기록을 10년 만에 경신하며 KBO리그에 새로운 기록을 만들었다.
KIA는 이미 지난 9월 17일 정규시즌 우승을 확정했다. KIA는 이번 주 들어 일부 베테랑 선수들을 1군 엔트리에서 제외하며 한국시리즈 대비 모드에 들어갔다. 나성범이 1군 엔트리에서 빠진 것에 이어 최형우 김선빈도 22일 2군으로 내려갔다. 부상 방지의 목적도 있었고, 베테랑 선수들은 쉬면서도 충분히 감각을 유지할 수 있기에 내린 결정이었다. 이 선수들이 빠진 자리에 젊은 선수들을 투입하면서 향후 미래도 살피고, 한국시리즈 엔트리 설계에 참고한다는 의지도 있었다.
그러나 올해 다른 선수 못지않게 많이 뛴 김도영은 1군에서 빠지지 않았다. 오히려 주로 3번을 쳤던 김도영은 정규시즌 우승이 확정된 직후부터 1번으로 올라와 뛰기 시작했다. 이는 40-40에 도전한 김도영의 기록을 밀어주기 위한 이범호 감독의 배려였다. 지난 8월 15일 고척 키움전에서 KBO리그 역대 최연소·최소경기 30-30을 달성할 당시까지만 해도 “40-40은 생각하지 않는다”고 잘라 말한 김도영이었지만, 기록이 40-40에 근접하고 팀이 정규시즌 우승을 확정해 홀가분하게 개인 기록에 도전할 만한 상황이 되자 마음을 바꿔 40-40에 도전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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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감독은 23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삼성과 경기를 앞두고 김도영에 대해 “지명타자로 갔다가 수비도 간다. 너무 지명타자로 나가면 매일 하던 습관이 있어 그럴 수 있다. 그때그때 보고 타격·수비 코치와 이야기를 하겠다”면서 “기록을 세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남은 경기에서 부상을 안 당하는 게 중요하다. 치고 뛸 때 조심 시키고, 40-40이라는 것 때문에 출전을 하는 것이라 도루도 한 개 정도만 하고 나면 자제시킬 생각이다. 부상을 안 당하고 시즌을 마무리하는 게 가장 좋은 것이기 때문에 최대한 상황을 보면 결정을 하도록 하겠다”고 경계감도 숨기지 않았다.
하지만 김도영은 시작부터 안전하게 홈런을 쳤고, 이후에도 좋은 감각을 이어 갔다. 김도영은 3회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맞이한 두 번째 타석에서는 이승민과 6구 승부를 벌인 끝에 깨끗한 우전 안타를 쳤다. 잘 맞은 타구가 날카롭게 외야로 날아갔다. 김도영은 후속 타자 윤도현의 유격수 내야 안타 때 2루에 갔다. 다만 박찬호가 유격수 땅볼에 그치면서 득점에는 실패했다.
하지만 2-0으로 앞선 5회에는 시즌 40번째 도루를 성공시키며 40-40의 조건 중 하나를 충족시켰다. 김도영은 5회 선두 타자로 나서 삼성 두 번째 투수 우완 육선엽을 상대했다. 다만 육선엽의 제구가 흔들렸고, 김도영은 네 개의 공을 연달아 지켜본 뒤 걸어서 1루에 나갔다. 도루 찬스가 만들어졌고 김도영은 초구부터 과감하게 스타트를 끊어 여유 있게 2루에 들어갔다. 삼성 포수 이병헌이 급하게 송구를 해보려고 했으나 원바운드로 들어갔고, 김도영이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으로 안전하게 2루에 먼저 들어갔다. 시즌 40번째 도루였다.
타이거즈 프랜차이즈에서 40도루 이상을 기록한 선수는 이종범 이순철 김일권 김종국 이용규 서정환 박찬호 최원준이 있었고 김도영이 이 계보에 이름을 올리게 됐다. 김도영은 내친 김에 득점까지 성공했다. 후속 타자 윤도현의 중전 안타 때 빠르게 3루를 돌아 먼저 홈에 들어왔다. 시즌 137번째 득점이었다.
KIA는 이날 경기를 포함해 정규시즌 6경기를 남겨두고 있고, 김도영이 이날 38호 홈런과 40호 도루를 기록함에 따라 남은 5경기에서 홈런 2개를 더 치면 대업을 완성한다. 가능성은 높은 편이다. 우선 최근 김도영의 타격감이 너무 좋다. kt전에서 홈런 두 방을 터뜨린 뒤 외야 뜬공이 많이 나오고 있다. 17일 인천 SSG전에서도 외야 깊숙한 곳까지 날아가는 플라이가 두 개 정도 있었고, 19일 잠실 두산전에서는 비거리 120m 이상 타구가 두 개나 됐지만 드넓은 잠실의 중앙 외야 펜스 앞에서 잡혔다. 비로 이틀을 더 쉰 가운데 김도영의 타격감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는 건 23일 경기에서 잘 드러났다.
여기에 상대 팀이 집요하게 경기를 할 필요가 없다는 것도 장점이다. KIA는 23일과 24일 광주에서 삼성과 경기를 한다. 삼성은 이미 정규시즌 2위를 확정했다. 무리할 이유가 전혀 없다. 실제 삼성은 23일 경기에서 구자욱 이재현 김지찬 강민호 등 핵심 선수들을 모두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하고 경기에 임했다. 24일도 구자욱 이재현 김지찬은 관리가 예정되어 있다. 투수 운영도 약간은 실험적인 측면이 있다. 김도영이 에이스급들을 줄줄이 만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25일 광주에서 만나는 롯데 또한 포스트시즌 진출 가능성이 떨어져 있는 상태다. 그 뒤로 만나는 한화와 NC 또한 마찬가지다. 김도영이 끝까지 감을 유지한다면 남은 경기에서 홈런 두 개를 마저 채울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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