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환 기자) 경기 최우수선수(Man Of The Match)는 손흥민의 몫이었다.
최근 자신의 실력과 리더십을 의심하는 허무맹랑한 비난과 싸워야 했던 손흥민은 레스터 시티와의 개막 라운드에서 받은 의심을 2라운드 에버턴전에서 풀었던 것처럼 자신을 향한 비난에 뛰어난 경기력과 2도움이라는 기록으로 답했다.
브렌트퍼드와의 경기에서 멀티 도움을 기록한 손흥민은 멀티골을 터트린 에버턴전에 이어 두 경기 만에 MOTM에 선정되는 영예를 누렸다. 경기 후 프리미어리그 사무국이 진행한 팬 투표에서 1만 6617명이 참여한 가운데 52.9%의 지지를 받아 압도적인 수치를 기록하면서 MOTM으로 선정됐다.
안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이끄는 토트넘은 21일(한국시간) 영국 런던에 위치한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25시즌 프리미어리그 5라운드 홈 경기에서 브렌트퍼드를 상대로 전반 23초 만에 벼락골을 내주고도 내리 세 골을 득점해 짜릿한 3-1 역전승을 거뒀다.
뉴캐슬 유나이티드와 라이벌 아스널에 연달아 패배하면서 연패에 빠져 있던 토트넘은 브렌트퍼드전 승리로 세 경기 만에 승점 3점을 가져와 리그 10위가 됐다.
연패 탈출의 주역은 단연 주장 손흥민이었다. 이날 왼쪽 날개로 선발 출전한 손흥민은 동료들에게 무려 7회의 기회를 만들어줬는데, 그중 두 개가 도움으로 이어졌다. 이번 시즌 플레이 메이커로 역할을 바꾼 손흥민은 브렌트퍼드전에서 특급 도우미의 면모를 보여주며 토트넘을 승리로 이끌었다.
더불어 손흥민은 브렌트퍼드전 활약으로 자신을 향한 비판의 목소리도 어느 정도 잠재웠다.
지난 에버턴과의 2라운드에서 기록한 멀티골 외에 이번 시즌 공격 포인트가 없었던 손흥민은 북런던 더비 후 강도 높은 비판의 대상이 됐는데, 일각에서는 손흥민을 선발 명단에서 제외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왔다. 이런 지적들은 손흥민의 이적설로 이어지기도 했다.
손흥민을 향한 비난에 가까운 비판들은 북런던 더비 이후 손흥민을 괴롭히기 시작했다. 당시 손흥민은 경기가 끝난 뒤 방송사 '스카이 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 토트넘의 세트피스 문제를 지적하면서 선수들이 책임감을 갖고 경기에 임해야 한다고 말했는데, 북런던 더비 패배로 자극받은 일부 토트넘 팬들이 손흥민을 향해 비판을 퍼부은 것이다.
글로벌 매체 '골닷컴' 등에 따르면 일부 토트넘 팬들은 "손흥민은 부끄러운 주장이다", "그는 우리들이 보유했던 주장들 중 최악의 주장일 것이다" 등의 논리 없는 평가들을 내뱉었다.
심지어 영국 '풋볼 팬캐스트'는 "토트넘은 손흥민이 수행하고 있는 주장직을 다른 선수에게 줄 가능성이 있다"면서 "손흥민은 아직 토트넘과 새로운 계약을 체결하지 않았고, 토트넘에서 미래를 이어갈 수 있을지 확실치 않다"며 지난 시즌부터 토트넘의 주장으로서 팀을 이끌고 있는 손흥민이 주장 완장을 내려놓을 수도 있다는 이야기까지 꺼냈다.
매체는 토트넘이 지난 시즌 영입한 팀의 새로운 수호신 굴리엘모 비카리오를 토트넘의 레전드인 위고 요리스처럼 만들려고 한다며 손흥민의 팔에 채워져 있는 주장 완장을 비카리오에게 넘길 수 있다는 막무가내식 주장을 쏟아냈다.
일각에서는 손흥민이 토트넘과 재계약 의사가 없고, 토트넘이 연장 옵션을 발동하지 않으면 이번 시즌을 끝으로 팀을 떠날 수 있다는 둥 근거가 확실하지 않은 추측까지 나오면서 손흥민을 마구잡이로 흔들었다. 최근 사우디아라비아 이적설이 다시 한번 불거졌던 손흥민 입장에서는 시즌 초반부터 수많은 비판들과 마주하면서 다시 한번 이적설에 휘말리게 됐다.
그러나 손흥민이 브렌트퍼드를 상대로 두 개의 도움을 기록하는 등 맹활약을 펼치자 이런 허무맹랑한 주장들은 모두 자취를 감췄다. 현재 토트넘 내에서 자신의 존재감이 큰 것을 부정하기는 힘들다는 걸 다시 한번 보여준 손흥민이다.
이날 토트넘은 경기 시작 23초 만에 선제골을 실점했는데, 이후 클럽 레코드를 기록하며 토트넘에 입성한 최전방 공격수 도미니크 솔란케의 동점골과 직전 코벤트리 시티와의 카라바오컵 경기에서 후반 추가시간 극장 결승골로 토트넘을 구한 브레넌 존슨의 역전골에 힘입어 전반전을 2-1로 끝낼 수 있었다.
특히 존슨의 역전골은 손흥민의 도움도 언급하지 않을 수 없었다. 손흥민은 전반 28분경 2선 중앙에서 공을 몰고 질주하면서 브렌트퍼드 선수들의 압박을 유도했다. 브렌트퍼드 미드필더들이 자신의 드리블을 저지하기 위해 달려들자 손흥민은 측면에 있던 존슨에게 패스를 보냈다. 브렌트퍼드 수비진은 순식간에 공간이 벌어진 걸 보고 화들짝 놀라 존슨을 막으려고 했지만 존슨의 오른발 슈팅은 그대로 골망을 갈랐다.
손흥민은 또한 토트넘이 불안한 리드를 이어가고 있던 후반 40분경 부주장 제임스 매디슨의 쐐기골까지 도우면서 경기를 완벽하게 마무리했다.
토트넘의 역습 상황에서 나온 토트넘 주장단의 합작골이었다. 브렌트퍼드의 공격을 막아낸 뒤 센터백 크리스티안 로메로가 전방으로 과감한 패스를 보냈고, 이를 손흥민이 받아 공을 몰고 질주하다 수비수 다리 사이로 절묘한 패스를 시도했다.
손흥민의 패스는 매디슨에게 향했다. 매디슨은 브렌트퍼드 골키퍼가 나오는 걸 보고 가볍게 찍어 차는 칩샷으로 공격을 매듭지었다. 어시스트를 제공한 손흥민과 득점으로 마무리한 매디슨은 함께 '다트 세리머니'를 펼치며 여운을 즐겼다.
브렌트퍼드전 최우수선수는 솔란케도, 존슨도, 매디슨도 아닌 손흥민이었다. 두 개의 도움이 결정적이었지만 이를 빼놓고도 손흥민이 경기 내내 좋은 활약을 펼치면서 토트넘의 승리를 이끌었기 때문이었다.
축구 통계 매체 '폿몹'에 따르면 손흥민은 무려 7번의 기회를 만들었다. 이번 시즌 포스테코글루 감독 아래에서 골게터가 아닌 플레이 메이커로 뛰고 있는 손흥민의 진가가 발휘된 셈이다. 매체는 손흥민에게 최고 평점인 9점을 줬다.
영국 '풋볼 런던'의 토트넘 전담 기자인 알레스데어 골드는 손흥민에 대해 "항상 위협적이었다. 존슨에게 내준 패스와 매디슨에게 보낸 완벽한 패스로 어시스트를 기록했다. 바쁜 경기였지만 동료들에게 7개의 기회를 만들어줬다"며 손흥민의 찬스 메이킹 능력을 높게 평가했다.
사진=연합뉴스, 프리미어리그
김환 기자 hwankim14@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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