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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1 (월)

'굿파트너'는 '굿드라마'였다…다양한 시선으로 '이혼'의 고정관념 깨트린 현실 공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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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나라, ‘딸’ 유나 위해 지승현과 재회 → 신입변호사 맞이한 남지현의 성장

헤럴드경제

[헤럴드경제 = 서병기 선임기자]"한변, 정답은 없어. 결혼, 비혼, 이혼 그거 다 선택이야. 우리가 잘해야 하는 거는 선택 그 자체가 아니라, 그 선택을 옳게 만드는 노력이야. 그리고 그 노력을 다했다면, 후회하지 않고 또 다른 선택을 하면 돼. 선택과 책임이 반복되는 것, 그게 인생 아닐까."(차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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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전변과 결혼문제에서)어떤 선택을 하건 그걸 옳게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해볼께요."(한유리)

"아이가 다시 웃게 하는 것, 부모에게 동등하게 사랑받을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 그것이 이혼의 완성이다."(차은경)

지난 20일 뜨거운 호평 속에 막을 내린 SBS 금토드라마 ‘굿파트너’(극본 최유나, 연출 김가람)가 마지막까지 진한 공감과 가슴 벅찬 감동을 선사했다.

이 드라마를 보고 배운 게 많았다. 나는 이혼을 드라마로 배웠다. 로펌 대정의 이혼팀을 어떻게 끌고갈 거냐는 말에 차은경(장나라)은 "누군가를 살리는 팀, 끝이 아니라, 새로운 인생을 열어주는 이혼팀"이라고 답한다.

차은경은 후배 한유리에게 "이혼이 결혼의 끝이지 관계의 끝은 아니잖아. 결혼이라는 울타리, 경제적 책임, 임신이라는 숙제에서 벗어났으니, 오히려 진짜 관계가 시작될 수도 있지"라고 다양한 이혼소송 경험과 자신의 이혼과정에서 느낀 점을 밝힌다.

한유리(남지현)도 기업팀으로 가려고 했지만 이혼팀에 남는 이유를 "의뢰인들의 소중한 시간을 아껴주고, 웃음을 되찾아주고 싶어서요. 그게 제가 가장 잘할 수 있는 일인듯 해요."라고 설명했다.

후배를 칭찬하는 법도 배웠다. 그냥 "잘한다"가 아니다. 평소 후배를 잘 관찰해 간결하지만 핵심적인 말로 후배를 감동시킨다. 차은경은 "한변은 뭘 위해 싸우는지, 뭐가 더 중요한지 알게 하는 기술, 그걸 가졌어"라고 했다.

'굿파트너'는 마지막까지 서로의 진정한 굿파트너가 되어 함께 길을 걸어 나가는 차은경과 한유리의 모습은 이들의 끝나지 않을 활약을 기대케 하며 여운을 안겼다. 마지막 회 시청률은 수도권 15.7%, 전국 15.2%, 순간 최고 21.0%(닐슨코리아 기준)까지 치솟으며 금토드라마뿐만 아니라 한 주간 방송된 전체 프로그램 중 1위를 이어가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이날 차은경과 한유리는 다시 한번 상대방 변호사로 마주했다. 대정의 전 대표변호사이자 현 고문인 오대규(정재성 분)의 아내 박애연(손지나 분) 변호를 맡게 된 한유리가 오대규를 상대로 이혼 소장을 제출했고, 이에 맞서 오대규가 차은경을 변호사로 선임한 것. 수십 년을 오대규의 뒷바라지만을 하고 살아온 박애연이 가정에 소홀한 오대규에 이혼을 요구했고, 오대규도 30년 동안 아내의 ATM이었다고 주장하는 등 소송이 진행될수록 부부의 충돌은 더욱 거세졌다.

오대규의 진심을 눈치챈 차은경은 한유리와 함께 이들의 이혼을 막을 수 있는 묘안을 냈다. 감정에 휩쓸려 비틀린 말만 내뱉는 두 사람의 대화를 통역하여 진심을 전달해 보기로 한 것. 결국 오대규는 자신의 입장만 고집했던 지난날을 되돌아보고 진심 어린 사과를 건넸다. 그 진심은 박애연의 마음에 닿았다. 의뢰인의 속마음을 들여다보며 최선의 답을 찾으려 고군분투한 차은경과 한유리 역시 한 뼘 더 성장하고 있었다.

그런가 하면, 차은경은 여전히 아빠를 그리워하는 딸 김재희(유나 분)의 마음이 신경 쓰였다. 차은경은 재희가 아빠를 잃지 않도록, 더는 상처를 주지 않기 위해 먼저 나서서 김지상(지승현 분)과 재희를 만나게 해주기로 했다. ‘부모에게 동등하게 사랑받을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 그것이 이혼의 완성이다. 아이가 원하는 건 자책만 하는 부모가 아니라 제 역할을 해내는 부모니까’라는 차은경의 단단한 확신은 보는 이들에게 진한 울림을 남겼다.

한편, 법무법인 대정에는 새 신입변호사가 들어왔다. 서툴기만 하던 신입변호사에서 이제는 후배에게 충고도 마다하지 않는 ‘에이스’ 변호사로 거듭난 한유리의 성장은 미소를 자아냈다. 그리고 차은경과 한유리의 법정 공방은 계속됐다. 한 치의 물러섬 없는 치열한 소송전을 벌이면서도, 여전히 서로의 성장자극제가 되어주는 두 사람은 둘도 없는 굿파트너가 됐다. 서로를 향해 미소 지으며 함께 나아가는 차은경과 한유리의 모습은 마지막까지 훈훈한 감동을 안겼다.

‘굿파트너’는 이혼을 직접 맞닥뜨린 스타 이혼전문변호사 차은경과 신입변호사 한유리의 고군분투기, 그리고 가정을 해체하는 순간 벌어지는 빅딜과 딜레마를 현실적으로 그려내며 시청자들을 매료시켰다. 특히 다양한 시선을 통해 ‘이혼’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트린 이혼변호사들의 활약은 무엇보다 특별했다. 여기에 베테랑 변호사이기 이전에, 누군가의 아내이자 엄마였던 차은경. 자신했던 이혼을 직접 마주하고 나서야 ‘진짜’ 이혼의 의미에 대해 알게 된 그의 이야기는 공감 이상의 응원을 불러일으켰다. 다름을 인정하고 하나의 목표를 향해 연대해 나간 두 변호사의 이유 있는 충돌은 짜릿한 카타르시스를 선사했다.

유쾌한 웃음 속 진한 감동까지 선사한 믿고 보는 배우들의 ‘굿’시너지는 단연 최고였다. 장나라가 노련하게 완성한 ‘차은경’ 캐릭터는 ‘굿파트너’가 사랑받은 원동력이었다. 누구나 인정할 법한 베테랑 변호사의 냉철함부터 딸에겐 한없이 모자라고 미안한 엄마의 따뜻함까지, 서서히 변모하고 성장하는 차은경의 변화는 공감대를 높였다. 남지현의 진가도 빛났다. 불시착한 이혼팀에서 독한 상사 차은경과 만나 좌충우돌 로펌 생존기를 펼치는 사회초년생 한유리를 그려내 공감을 이끈 남지현에게 호평이 쏟아졌다. 달라도 너무 다른 두 변호사의 ‘단짠’ 워맨스는 더할 나위 없이 완벽했다.

김준한, 표지훈, 지승현, 한재이, 유나의 존재감도 빼놓을 수 없다. 차은경과 한유리의 든든한 지원군 정우진과 전은호로 독보적 존재감을 발휘한 김준한과 표지훈, 극의 긴장감을 배가한 지승현과 한재이의 활약 역시 가히 압도적이었다. 똑 부러지는 ‘리틀 차은경’ 김재희를 완벽 소화한 유나도 많은 사랑을 받았다. 여기에 정재성, 서정연, 전진기, 김미화 등을 비롯해 시청자들의 과몰입을 불러일으킨 현실 공감 에피소드 속 특별출연 배우들의 호연은 완성도를 높였다.

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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