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거리에서 호외를 읽고 있는 일본 시민(사진=AP/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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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스타in 주미희 기자] “야구 역사상 가장 위대한 날입니다! 이게 꿈인가요, 생시인가요?”
로스앤젤레스 다저스 홈경기 장내 아나운서 조 데이비스가 50홈런-50도루 대기록을 달성한 오타니 쇼헤이(30)의 이름을 외치며 이같이 말했다.
오타니는 20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의 론디포 파크에서 열린 2024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마이애미 말린스와 방문 경기에 1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 홈런 3개와 도루 2개를 포함한 6타수 6안타 10타점 4득점의 맹활약을 펼쳤다.
오타니는 첫 타석부터 담장을 맞히는 큼지막한 2루타를 쳤고, 기습적인 3루 도루로 시즌 50번째 도루를 성공시켰다. 이어 6회에는 초대형 시즌 49호 아치를 그렸다. ‘야구 역사상 최고의 순간’은 7회에 나왔다. 5번째 타석에 들어선 오타니는 마이애미 투수 바우만의 너클커브를 밀어쳐 대망의 ‘50홈런-50도루’ 금자탑을 완성했다.
오타니는 9회 투수로 등판한 야수 브루한을 상대로 구장 꼭대기까지 날아가는 3점 홈런을 때려 길이 남을 하루를 마감했다.
미국 스포츠 전문매체 ESPN은 오타니의 50-50을 두고 “현실에서 나올 수 없는 선수가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들어냈다”며 “로알드 아문센이 남극점을 정복한 것, 찰스 린드버그가 대서양을 횡단한 것, 닐 암스트롱이 달 표면에 착륙한 것과도 같은 일”이라고 했다.
MLB닷컴은 “오타니가 다시 한 번 자신의 수준을 증명했다. 한때 오타니에 대한 단순한 최상급 표현이 이제는 완전히 사실이 됐다. 그는 자신만의 리그에 있다”고 치켜세웠다.
이어 “어떤 사람들은 오타니를 ‘유니콘’이라고 불렀다. 하지만 오타니는 실제로 존재하기 때문에 유니콘보다 낫다”며 “오타니는 1년 전 팔꿈치 수술로 올해 투수로 나설 수 없었고 이는 야구계에 실망스러운 일이었다. 그러나 그가 계획과 준비를 한 쪽에 온전히 바치면 어떤 일이 일어나는 지 볼 기회이기도 했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일본 열도도 들썩였다. 요미우리신문 등 일부 신문은 20일 오전 호외(중요한 뉴스를 알리기 위해 정기 발행분이 아니라 임시로 만들어 배포하는 신문)를 만들어 길거리에서 배포했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하야시 요시마사 관방장관도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전인미답의 대기록을 달성한 것으로 안다”며 “진심으로 기쁘고 새로운 경지를 개척해온 오타니 선수의 향후 활약을 한층 더 기대한다”고 말했다.
NHK 등 방송사들도 뉴스 프로그램마다 오타니의 기록 달성을 자세히 전했다.
오타니는 대기록을 세운 뒤 “오늘 승리를 거둬서 정말 기쁘다. 가능한 빨리 (50-50을) 달성하고 싶었는데, 오늘이 제게는 잊지 못할 날이 될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재활 중인 투수의 신분으로 ‘50홈런-50도루’ 대기록을 달성한 오타니는 산술적으로 55홈런-55도루까지 기록 행진을 늘릴 전망이다. 오타니는 올 시즌 타율 0.294, 176안타 51홈런 51도루 120타점 123득점, 출루율 0.376, 장타율 0.629, OPS(출루율+장타율) 1.005를 기록 중이다. 앞으로 정규시즌 9경기를 남겨놨다.
오타니 쇼헤이(사진=AP/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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