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울산, 홈 경기 동안 잔디 문제로 곤욕
일본 매체는 "중계 화면만 봐도 상태 나빠"
손흥민도 지적한 문제, 관리 필요성 대두
[서울=뉴시스] 황준선 기자 = 13일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 잔디의 모습. 2024.04.13. hwang@newsis.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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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하근수 기자 = 프로축구 K리그의 경기장 상태가 전반적으로 수준 이하인 것으로 드러났다. 잔디 상태는 프로 경기를 치를 수 없을 정도로 나빠 국제적 망신을 당했다.
'2024~2025시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리그 스테이지 1차전이 지난 18일부로 종료됐다.
기존 챔피언스리그(ACL)가 ACLE와 챔피언스리그2(ACL2)로 대회 수준이 나뉘었다.
최상위 대회인 ACLE는 조별리그 체제에서 리그 스테이지 체제로 변경돼 진행된다.
달라진 대회 진행 방식만큼이나 파격적인 우승 상금이 눈에 띈다.
직전 시즌 400만 달러(약 53억원)에서 1000만 달러(약 133억원)로 2.5배나 확대됐다.
[서울=뉴시스] 황준선 기자 = 13일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 잔디의 모습. 2024.04.13. hwang@newsis.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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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는 ACLE 통산 12차례 우승과 7차례 준우승으로 아시아를 대표하는 리그로 자리매김했다.
올해는 K리그1 2연패에 빛나는 울산 HD, 하나은행 코리아컵 챔피언 포항 스틸러스, 맹렬한 공격의 광주FC가 출격했다.
지난 17일 광주월드컵경기장에선 광주가 요코하마 F. 마리노스를 7-3으로 꺾었다.
창단 이래 처음 ACLE에 나서 직전 시즌 알아인(아랍에미리트)과 우승 트로피를 다툰 요코하마를 격파했기에 더욱 값진 승리였다.
18일 울산문수경기장에선 울산이 가와사키 프론탈레에 0-1로 패배했다.
지난 2021년부터 4시즌 연속 만난 가와사키와 치열한 수싸움을 벌였지만 선제 실점을 딛지 못하면서 첫 승을 다음으로 기약했다.
다만 안방으로 일본 클럽을 불러들여 치른 경기 동안 잔디가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었다.
그라운드 전 지역에 걸쳐 듬성듬성 비어 있거나 움푹 파여 있는 모습이었다.
광주축구전용경기장이 AFC 규정에 맞지 않아 광주월드컵경기장을 사용했는데, 워낙 오랜 기간 사용하지 않았던 터라 완전한 그라운드 컨디션을 기대하기 어려웠다.
울산문수경기장은 지난 7월부터 이날까지 리그와 코리아컵 포함 9경기째였고, 한여름 무더운 날씨와 장맛비에 온전히 관리받지 못한 잔디는 제 기능을 다하지 못했다.
[서울=뉴시스] '2024~2025시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리그 스테이지 1차전 울산 HD와 가와사키 프론탈레의 맞대결 중 잔디가 튀어 오르고 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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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두렁 잔디'는 선수들에게 직접적인 악영향을 끼칠 정도로 상태가 좋지 않았다.
일본 매체 '닛칸 스포츠'는 울산문수월드컵경기장에 대해 "원정 구장은 중계 화면에서도 잔디가 비어 있는 걸 확인할 수 있을 정도로 상태가 나빴다"고 꼬집었다.
'사커 다이제스트'는 "한일전이 열린 울산문수경기장은 잔디가 벗겨져 흙까지 보인다. 가와사키는 열악한 그라운드 상태로 연계 면에서 고생했다"고 조명했다.
국내 축구 경기장의 잔디 문제가 거론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B조 1차전 팔레스타인과의 홈 경기를 마친 축구대표팀 주장 손흥민(토트넘)은 "기술이 좋은 선수가 많은데 팬들이 보기에도 볼 컨트롤과 드리블에 어려움이 있었다"며 잔디 문제의 개선을 촉구했다.
2차전 오만과의 원정 경기 이후엔 "(팔레스타인전보다) 그라운드 상태가 좋아 선수들이 더 자신 있는 플레이를 했다. 홈 잔디도 개선됐으면 좋겠다"고 이야기했다.
[서울=뉴시스] '하나은행 K리그 2024' 2차 클럽상 선정 결과 세심한 잔디 관리로 '그린 스타디움상'을 수상한 강원FC의 강릉종합운동장.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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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를 총괄하는 한국프로축구연맹은 각 구단과 함께 잔디 관리에 힘쓰고 있다.
과거 2022년 대전하나시티즌(K리그1)은 대전광역시 지원을 받아 국내 최초로 천연 잔디 생장용 인공 채광기를 도입했고, 지난해 서울 이랜드 FC(K리그2)는 서울특별시체육시설관리사업소 측에 잔디 관리를 위한 송풍기를 전달하는 등 상생을 위해 힘을 모은 경우도 있다.
다만 올해는 예년보다 길어진 폭염으로 여러 구장에서 사용 중인 한지형 잔디인 켄터키 블루그라스가 제대로 뿌리내리지 못한 게 원인으로 지적된다.
결국 잔디 컨디션이 온전히 관리되기 위해선 지속적인 관심과 투자가 필수적이다.
연맹 관계자는 20일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삼성물산 잔디환경연구소와 연간 계약이 되어 상반기와 하반기 두 차례에 걸쳐 실사를 진행한다. 상반기 실사가 끝나면 구장별로 관리에 대한 제언이 담긴 리포트를 제공한다. 하반기 실사는 어떤 부분이 개선됐고 리포트대로 관리가 됐는지 파악한다"고 설명했다.
지난 2021년부터 연맹과 연을 맺은 삼성물산 리조트부문의 잔디환경연구소는 ▲잔디 밀도 ▲뿌리 생육 ▲병충해 발생 여부 ▲토양층 분석 등을 진단하고, ▲시비 관리 ▲병충해 관리 ▲갱신 및 일반 관리 등을 제언하며, 이를 바탕으로 리포트를 작성해 각 구단에 제공하는 방식으로 잔디 관리를 돕고 있다.
올해 7월부턴 왕산그린과도 업무 협약을 체결해 해외 구장의 잔디 관리를 벤치마킹하는 등 K리그 구장의 잔디 품질 개선을 위한 중장기적 연구 개발 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또한 구단과 각 시 시설관리공단을 비롯한 경기장 운영 주체 사이 견해 차이에 따른 어려움도 존재해 여러 방면에서 소통이 필요한 상황이다.
오는 21일과 22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예정된 여성 솔로 가수 아이유의 공연을 두고도 축구팬과 K-팝 팬들 사이 갑론을박이 벌어지기도 했다.
서울시는 "잔디 상시 정비 및 신속 복구로 축구선수들이 최상의 경기력을 유지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며 서울시설공단과 함께 힘쓰겠다고 밝혔다.
매 시즌 더욱 고민이 깊어지는 잔디 문제를 해결할 중장기적인 방안을 모색해 지속적이고 체계적인 관리가 필요한 시점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hatriker22@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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