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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주전 선수들이 다 들어서기는 했지만 라인업은 살짝 바뀌었다. 리드오프 자리가 그랬다. 이날 KIA는 김도영(21·KIA)이 선발 리드오프로 출전했다. 정교한 타격과 빠른 발을 가지고 있어 1번 타자가 이상적일 법도 한 김도영이지만, 이범호 KIA 감독은 김도영을 1번보다는 3번에 두는 게 더 효율적이라고 판단했다. 그래서 올해 대부분의 시간을 3번에서 보냈다. 실제 18일까지 김도영은 3번 타순에서 328타수를 소화한 것에 비해, 2번은 149타수, 1번은 36타수에 불과했다.
그런 김도영을 1번에 넣은 이유는 분명했다. KBO리그 역대 두 번째, 그리고 국내 선수로는 역대 첫 40홈런-40도루 기록 달성을 위한 배려였다. 김도영은 이날 경기 전까지 37개의 홈런, 그리고 39개의 도루를 기록하고 있었다. 김도영의 주력과 출루율을 고려하면 도루까지 남은 한 개는 무난하게 채울 가능성이 있었다. 문제는 7경기에서 3개 남은 홈런이었다. 이범호 감독은 김도영을 최대한 더 많은 타석에 들어서게 해 기록 도전을 밀어준다는 심산이었다.
1번 타순과 3번 타순은 한 경기에도 한 타석 차이가 날 수 있다. 7경기라고 생각하면 7타석이다. 작지만 작지 않은 차이다. 쉽게 찾아오지 않는 기회고, 팀이 정규시즌 우승을 확정해 개인 타격에만 집중하면 되는 만큼 김도영도 의욕이 있었다. 하지만 첫 타석부터 불운이 찾아왔다.
1회 첫 타자로 들어선 김도영은 1S에서 두산 선발 최승용의 2구째 슬라이더가 다소 높게 들어온 것을 놓치지 않고 방망이를 힘껏 돌렸다. 실투를 놓치지 않은 스윙의 정석이었다. 이 타구는 잠실구장 가운데 담장을 향해 맹렬하게 날아가기 시작했다. 모든 관중들이 들썩였다. 시즌 38호 홈런 예감이었다.
KBO리그 9개 구단에 트래킹데이터를 제공하는 ‘트랙맨’의 집계에 따르면 이 타구의 속도는 시속 170.4㎞였고, 발사각은 23.7도였다. 잠실구장 중앙 담장까지의 거리는 125m다. 수직으로 잰 만큼 담장 높이까지 고려하면 넘기기 위해 이보다는 1~3m 정도 더 긴 비거리가 필요하다. 김도영의 타구 속도와 발사각은 어느 구장이든 홈런이 될 수 있는 조합이었는데, 하필이면 이 경기장이 잠실이었다.
트랙맨 집계에 따르면 이 타구는 126.3m를 날아갔다. 그러나 잠실구장 중앙 담장 중단을 직격하고 나왔다. 잠실이 아닌 다른 구장이었다면 모두 넘어갔을 타구지만, 결국 아쉽게 홈런을 놓쳤다. 3루까지 뛰어온 김도영도 다소 아쉬운 표정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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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김도영은 이날 안타 하나와 볼넷 하나를 기록했지만 홈런이나 도루는 추가하지 못한 채 하루를 마쳤다. 다만 아직 6경기가 남아있다. KIA는 21일 광주에서 NC, 23일과 24일 광주에서 삼성, 25일 광주에서 롯데를 만난다. 홈 4연전이다. 올해 김도영은 홈에서 15개, 원정에서 22개의 홈런을 쳤다. 홈에서 홈런이 조금 적은 편이었는데 최근 타격감이 나쁘지 않아 기대를 할 만하다. 이후로는 홈런이 꽤 나오기 어려운 구장으로 뽑히는 대전과 사직에서 한 경기씩을 치르고 시즌을 마감한다. 김도영의 40-40 도전이 마지막까지 팬들의 진땀을 쥐게 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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