씩씩한 에너지로 엄마 지키는 변미래 역 맡아
연기력 논란 "부족한 부분 채워 나갈 것"
배우 손나은이 최근 서울시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JTBC 토일드라마 '가족X멜로' 종영 인터뷰를 진행했다. /YG엔터테인먼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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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ㅣ문화영 기자] 수려한 외모를 가졌지만 연기력은 그렇지 못했다. 연기 햇수 10년이 넘었지만 좀처럼 '연기력 논란' 꼬리표는 떨어지지 않았다. 그러나 '가족X멜로'에서 가족애를 섬세하고도 진정성 있게 그렸다. "내 페이스 대로"를 실천 중인 손나은이다.
지난 15일 종영한 JTBC 토일드라마 '가족X멜로'(극본 김영윤, 연출 김다예)는 11년 전에 내다 버린 아빠가 집 건물주로 컴백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패밀리 멜로다.
손나은은 최근 서울시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더팩트>와 만나 '가족X멜로' 종영 인터뷰를 진행했다. 그는 "워낙 일상적인 가족 이야기다 보니 평소 집에서 가족들과 지내는 모습이 보였다. 가족들 역시 '너 같다'고 해줬다"며 심경을 전했다.
극 중 손나은은 엄마 금애연(김지수 분)을 아빠 변무진(지진희 분)으로부터 지키기 위해 원더우먼이 된 K-장녀 변미래 역을 맡았다. 변미래는 어렸을 적 사업으로 집안을 말아먹은 아빠를 대신해 가장 노릇을 하는 인물이다. 불굴의 열정과 씩씩한 에너지를 갖고 있으며 오랜만에 돌아온 아빠를 탐탁지 않게 여긴다.
2011년 그룹 에이핑크로 데뷔한 손나은은 예쁜 외모로 데뷔 직후 주목받았다. 그의 '직캠'은 항상 화제가 됐고 입은 옷은 '완판'됐다. 전작 JTBC '대행사'에서는 VC그룹의 철없는 막내딸 강한나를 맡았다. 주로 '화려함'으로 주목받았기에 수수한 장녀 역할을 제대로 소화할 수 있을지 의문이 쏠렸다.
"전작과 너무 다른 캐릭터고 다른 모습이라 작품 선택에 영향을 줬어요. 미래처럼 꾸밈없고 털털하고 자기를 희생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었죠. 워낙 안쓰럽고 불쌍해 저절로 감정이입이 됐어요. 예를 들면 엄마와 싸우고 데면데면하거나 엄마한테 해야 할 말을 강아지한테 하는 등 이런 소소한 지점에서 공감이 됐죠."
손나은은 JTBC 토일드라마 '가족X멜로'에서 가족을 책임지는 K장녀이자 대형마트 PB식품팀 MD 변미래를 연기했다. /JTBC 방송화면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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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오래전부터 미래 같은 캐릭터를 소망해왔다고 밝혔다. 털털하고 꾸밈없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 그의 욕망은 '대행사'에서 비롯된 게 아닌 과거부터 그의 마음 한켠에 있었던 것이다.
"많은 작품을 했지만 보다 생활력 있는 역할을 하고 싶어 기회를 노리던 중 '대행사'와 대비돼 타이밍이 맞아떨어졌어요. 소소한 가족 이야기라 굳이 참고할 레퍼런스는 필요하지 않았고요. 개인적으로 가족에 대한 폭넓은 감정을 느끼고 이해하고 싶어 가족과 관련된 책을 찾아봤어요."
손나은은 실제로 장녀다. 여동생이 한 명 있는 그는 '장녀지만 막내 같은 딸'이라고 스스로를 정의했다. '만약 현재(윤산하 분) 같은 동생이 있다면?'이라는 기자의 질문에 호탕한 답을 전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미래와 자신의 공통점과 차별점을 자세하게 설명했다.
"제 동생이 오히려 더 언니 같고요. 전 아직 부모님한테 애 같은 존재예요. 남동생을 '어떻게 대해야 할까' 고민이 됐어요. 그런데 만약 현재 같은 남동생이 있다면? 전 연 끊을 수도 있어요.(웃음) 산하가 너무 귀엽게 표현해 줘서 다행이에요. 미래와 싱크로율을 따진다면 반반인데요. 미래는 생각을 행동으로 옮기는 추진력이 있어요. 행동파죠. 그런데 저는 마음먹기까지 시간이 걸리는 스타일이에요. 공통점은 저 역시 10년 넘게 일을 했기 때문에 근성 끈기 책임감이 있다는 거예요. 또 가족을 사랑하는 마음도 같아요."
손나은(맨 아래)은 지진희(맨 위) 김지수와 삼각관계를 그렸다. /JTBC 방송화면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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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나은은 김지수와 애틋한 모녀 호흡을, 지진희와 애증의 부녀 호흡을 맞췄다. 특히 갑자기 부자가 돼 돌아온 아빠를 밀어내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이 과정에서 엄마와 싸우기도 하고 가족을 향한 진심을 다시 한번 확인하기도 한다.
"지수 선배와 애틋함을 나타내야 하기에 촬영 전부터 자주 만났어요. 눈만 마주쳐도 짠했고 애드리브도 꽤 있었죠. 지수 선배가 열정이 많아 미래에 대해 생각을 많이 해주고 조언도 해주셨어요. 덕분에 초반 캐릭터 분석 때 도움이 됐어요. 진희 선배와 애증의 관계지만 실제론 워낙 자상하고 아재 개그도 해주세요. 사진 공부를 하셨더라고요. 저희 사진을 많이 찍어주셨어요."
아울러 가요계 선후배인 샤이니 민호와 아스트로 윤산하와 명장면을 만들었다. 손나은은 아이돌 후배인 산하에겐 진심 어린 조언을 건넸고 비슷한 시기 아이돌로 데뷔해 함께 배우의 길을 걷고 있는 민호에겐 칭찬을 건넸다. 과거 MBC '우리 결혼했어요'(이하 '우결')에서 샤이니 태민과 함께 부부 호흡을 맞췄기에 시청자들 사이에서 '우결이 붕괴됐다'는 우스갯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저도 막내고 후배였던 적이 있으니까 산하의 마음을 잘 알아요. 얼마나 긴장되고 선배들이 어렵겠어요. 그런 면에서 챙겨주려고 했어요. 민호 선배는 솔직하고 성격이 너무 좋고 열정의 아이콘처럼 해줬어요. 저도 '좀 전 우결 영상을 봤는데 세계관 충돌이네'라는 댓글을 봤어요. ('우결'이) 10년도 더 된 일인데 아직까지 관심을 주셔서 감사해요."
배우 손나은(왼쪽)과 최민호는 JTBC 토일드라마 '가족X멜로'에서 멜로를 그렸다. /JTBC 방송화면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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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돌 생활을 오래 했다 보니 자연스레 에이핑크 이야기도 나왔다. 손나은은 에이핑크 10주년 앨범 준비 당시 스케줄 상의 이유로 활동을 빠졌다. 그리고 결국 2022년 팀을 탈퇴했다. 또 배우와 그룹 활동을 병행하고 있는 2세대 아이돌이 많기에 손나은의 탈퇴가 더욱 아쉽게 느껴졌다. '가족X멜로'에서 호흡을 맞춘 샤이니 민호도 그룹과 배우 활동을 모두 하고 있다.
"팬들에게 미안하게 생각하고 저 역시 아쉬움이 컸어요. 10대와 20대를 함께한 팀이기에 소중하고 예쁜 기억으로 남아있고 앞으로도 그럴 거예요. 진심으로 다른 멤버들을 응원 중이고 지금 제 자리에서 저 대로 좋은 모습 보여드리는 게 제가 해야 할 일이라 생각해요. 그룹을 끝까지 함께 가고 싶은 마음도 컸지만 상황이 안 되는 경우도 있고 이것 역시 받아들여야 하잖아요. 지금은 저도 한 명의 팬으로서 열심히 응원하고 있고요. 은지 언니 작품('낮과 밤이 다른 그녀')이 잘 됐고 바통 터치하는 게 기분 좋았어요. 마음속으로 응원 중이에요."
배우 손나은은 연기력 논란에 대해 "다양한 반응이 있고 당연하게 생각한다. 쓴소리도 열린 마음으로 받아들이면서 부족한 부분을 채워나갈 것"이라고 답했다. /YG엔터테인먼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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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연기에 대한 손나은의 열정은 누구보다 남다르다. 그러나 최근 '대행사'에서 연기력 논란이 불거졌다. 극 중 손나은은 VC그룹 최초로 여성 임원이 된 고아인(이보영 분)과 팽팽하게 대립해야 해 도도하고 카리스마 장착이 요구됐다.
그러나 과도하게 눈에 힘을 줬고 고음을 연신 내뱉어 '돌고래 샤우팅'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작품의 몰입감을 떨어뜨렸다는 혹평이 쏟아졌고 스토리보다 그의 화려한 스타일링에 눈길이 간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이에 대해 손나은은 담담하게 자신의 감정을 표현했다.
"다양한 반응이 있고 당연하다고 생각해요. 어떤 반응이든 관심을 주는 거니까 감사하고요. 쓴소리도 열린 마음으로 받아들이면서 부족한 부분을 채워나가고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려 합니다. 생각이 많은 스타일이라 지나간 일에 미련이 남았는데 다 부질없더라고요. 과거는 과거, 현재는 현재니까요. 조급해하지 말고 제 페이스대로 가다 보면, 지금 주어진 것에 충실하다 보면 언젠가 더 좋은 배우가 되어있지 않을까요."
그럼에도 한 발짝 앞으로 나아가는 손나은이다. 이번 '가족X멜로'에서 미래의 감정선을 섬세하게 표현하며 '이제야 배우 같네'라는 댓글이 하나씩 달리고 있다. 이에 손나은은 "눈물 날 것 같다"며 "이번에 처음으로 '미래에 공감한다'는 반응을 봤다. 배우로서 기분이 좋고 감사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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