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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저리그에서도 50-50은 단 한 번도 나오지 않았고, 40-40 달성자라고 해봐야 오타니 이전에 5명밖에 없었다. 1988년 호세 칸세코(42홈런-40도루)를 시작으로 1996년 배리 본즈(42홈런-40도루)와 1998년 알렉스 로드리게스(42홈런-46도루)라는 당대의 선수들이 이 고지를 밟았다. 이후 한동안 뜸하다가 2006년 알폰소 소리아노(46홈런-41도루)가 명맥을 이었고, 피치클락 제도 도입으로 인한 견제 제한 및 베이스의 물리적 크기가 확대된 2023년 로날드 아쿠냐 주니어(41홈런-73도루)가 어마어마한 도루 페이스를 보여주며 이 기록을 세웠다. 그리고 오타니가 올해 역대 최소 경기에 40-40을 달성했다.
이제 오타니는 50-50을 향해 나간다. 정규시즌 11경기가 남은 가운데 남은 개수는 도루와 홈런 모두 2개씩이다. 오타니는 17일(한국시간) 미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론디포파크에서 열린 원정 경기에서 선발 1번 지명타자로 출전해 5타수 1안타 2타점 3삼진을 기록했는데, 1안타가 바로 4회 두 번째 타석에서 터진 추격의 투런이었다. 비록 팀이 9-11로 져 아쉬움은 남았지만, 오타니는 한동안 나오지 않았던 홈런 및 도루 개수에서 진전을 보이면서 50-50을 향한 진군을 이어 나갔다.
한편 오타니는 시즌 48번째 홈런, 개인 통산 219번째 홈런으로 종전 추신수가 가지고 있던 아시아 선수 메이저리그 역대 홈런 기록(218개)을 뛰어넘는 신기록을 세웠다. 이미 마쓰이 히데키가 가지고 있던 일본인 선수 메이저리그 최다 홈런 기록을 세운 오타니는 올 시즌이 끝나기 전에 추신수의 홈런 기록까지 뛰어넘으면서 아시아 야구의 역사를 새로 썼다.
오타니는 최근 4경기에서 홈런이나 도루를 추가하지 못했다. 리그 최고의 팀 중 하나인 애틀랜타 원정 4경기에서 상대의 집중 견제 및 좋은 투수들의 공을 공략하지 못하면서 47홈런-48도루에 머물러 있었다. 그래서 올해 내셔널리그 최약체 중 하나인 마이애미 원정이 중요하다는 평가가 나왔다. 마이애미 원정에서 홈런과 도루 개수의 진전이 있어야 마지막 스퍼트가 가능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오타니는 마이애미 원정 첫 경기부터 홈런포를 터뜨리면서 이제 50-50까지 홈런도 두 개, 도루도 두 개를 남겼다.
오타니는 1회 첫 타석에서는 6구 승부 끝에 낮은 쪽 싱커에 루킹 삼진을 당했다. 상대 선발인 대런 맥코한의 낮은 쪽 코스의 싱커가 존을 잘 타고 들어왔다. 오타니는 볼이라고 생각한 듯했지만 스트라이크존에 들어왔다. 다저스도 1회와 2회 각각 2점씩을 내주며 어려운 경기가 이어졌다. 선발 바비 밀러가 자기 몫을 제대로 하지 못하면서 위기감이 커졌다. 샌디에이고의 추격이 계속 이어지는 양상이라 더 그랬다.
다저스가 0-4로 뒤진 3회 반격에 나섰고 오타니가 그 신호탄을 쐈다. 다저스가 0-4로 뒤진 3회 1사 후 미겔 로하스가 출루했고, 이어 1사 1루에서 오타니가 두 번째 타석을 맞이했다. 맥코한을 다시 상대한 오타니는 1B-1S에서 3구째 스위퍼가 낮은 쪽으로 들어오는 것을 힘 있게 잡아 당겼다. 사실 볼로 던진 유인구였는데 오타니가 까다로운 궤적을 잘 쫓아가 히팅포인트의 앞에서 공을 힘차게 맞혔다. 이는 추격의 우월 투런포로 이어지며 시즌 48번째 홈런으로 이어졌다. 오타니가 50-50을 향해 한 걸음 다가서는 순간이자, 아시아 타자 홈런 역사를 다시 쓰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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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타니는 타율에서는 최근 떨어진 모습을 보여주고 있지만 적어도 50-50을 향한 홈런·도루 페이스는 꾸준하다. 오타니는 7월 들어 한동안 부진하다 8월 27경기에서 12개의 홈런을 터뜨렸다. 2경기 정도에 하나의 홈런은 터뜨릴 정도로 힘을 냈다. 9월 15경기에서도 4개의 홈런을 치며 막판 스퍼트를 붙이고 있다. 도루 페이스는 더 가파르다. 7월 24경기에서 12개, 8월 27경기에서 무려 15개의 도루를 성공시켰고 9월 15경기에서도 5개를 추가했다. 성공률도 매우 높다.
다저스의 향후 스케줄도 매우 호의적이다. 다저스는 마이애미 원정 3연전이 끝나면 곧바로 홈에서 콜로라도와 3연전을 치른다. 역시 콜로라도 또한 약체다. 이후 하루를 쉬고 샌디에이고와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우승을 놓고 한바탕 3연전을 벌인 후, 이번에는 콜로라도의 홈구장인 쿠어스필드에서 3연전을 치르고 정규시즌을 마무리한다. 마이애미·콜로라도 모두 약체인데, 쿠어스필드는 리그에서 가장 홈런이 잘 나오는 구장 중 하나다. 오타니가 남은 홈런 2개와 도루 2개를 채울 가능성이 높다고 보는 이유다. 부상만 없으면 무난히 달성이 가능할 것이라 보는 시선이 많다.
50-50을 빨리 달성하면 포스트시즌을 대비한 여유 있는 준비가 계속될 전망이다. 이미 내셔널리그 MVP 최유력후보로 뽑히는 오타니다. 50-50을 달성한다면 지명타자 포지션이지만 대기록 프리미엄까지 안고 개인 세 번째 만장일치 MVP도 가능해 보인다는 게 현지 언론의 추측이다. 그리고 또 하나의 화제가 기다리고 있다. 바로 오타니의 극적인 투수 복귀다.
오타니는 지난해 시즌 막판 개인 두 번째 팔꿈치 수술을 받았다. 올해는 투수로서 등판이 불가능하다는 평가였고 실제 그랬다. 시즌 중 단계별투구프로그램(ITP) 절차를 밟으면서 계속 몸을 만들기는 했지만 어디까지나 올해 복귀가 목표가 아닌, 내년 개막전 정상 등판이 목표였다. 그런데 생각보다 회복 페이스가 빠르고, 벌써 150㎞ 이상의 공을 불펜에서 던지면서 시즌 막판 극적인 투수 복귀가 이뤄지는 것이 아니냐는 전망도 나온다.
실제 오타니는 15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에 위치한 트루이스트파크에서 열리는 2024 메이저리그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의 경기를 앞두고 불펜 피칭을 한 적이 있다. 이날이 수술 이후 6번째 불펜 피칭이었고, 가장 많은 25개의 공을 던졌다. 이날 최고 구속은 93마일(153㎞)이 찍히며 점차 올라오는 페이스를 과시했다. 물론 오타니의 가장 좋을 때 구속은 아니라고 할 수 있으나 기대 이상의 회복 속도임은 분명하다.
이에 현지 언론에서는 오타니가 포스트시즌에서 깜짝 등판을 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주목하고 있다. 아직 다저스에서는 그런 가능성에 대해 확인도, 부인도 하지 않고 있으나 데이브 로버츠 LA 다저스 감독은 “외야수로는 출전하지 않는다” 정도로만 현지 공식 구상을 확인하고 있다.
무리가 된다면 결코 오타니를 마운드에 올리지 않을 다저스다. 10년 총액 7억 달러에 계약한 것은 투수로도 오타니가 활약할 수 있다는 믿음 속에 나온 것이다. 올해는 어차피 계약할 때부터 투수로는 버리는 한 시즌이었다. 내년에 정상적인 컨디션에서 나서는 게 중요하지, 지금 당장은 모험을 할 이유가 없다. 하지만 오타니가 1이닝 정도를 던질 수 있는 충분한 컨디션이 된다면 생각을 해볼 법하다. 다저스 불펜도 필승조가 살아있기는 하지만, 여기에 오타니가 추가된다면 엔트리 소모 없이 전력이 더 강해지는 것이기 때문이다. 50-50에 이어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불펜 등판이라면 만화 야구의 완성이라고 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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