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간담회 "참여 기관에 인센티브 검토"…병원협회는 불참
청구 건수를 기준으로 하면 참여율은 36.7%로 올라가지만, 여전히 반쪽 출범이라는 지적을 피해 가기 어려운 형편이다.
가계부채 점검회의 주재하는 권대영 사무처장 |
금융위원회는 1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보건복지부, 전자의무기록(EMR) 업체, 보험업계, 보험개발원과 '실손보험 청구 전산화 관련 간담회'를 열고, 실손보험 청구 전산화 관련 진행현황을 점검하고 의료기관들의 참여 확산방안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다만, 이날 간담회에 참여율이 가장 저조한 병원협회는 참석하지 않았다.
개정된 보험업법에 따라 내달 25일부터 병상 30개 이상 병원과 보건소 7천725개 병원급 요양기관을 대상으로 실손보험 청구 전산화가 시행된다.
이중 현재까지 참여를 확정한 요양기관은 48.9%인 3천774곳이다. 하지만 이들 가운데 내달 25일부터 실손보험 청구 전산화가 시행할 수 있는 병원은 전체의 3.7%인 283곳에 불과한 실정이다.
청구 건수 중 23.3%를 차지하는 상급종합병원 47곳에서는 실손보험 청구 전산화가 100% 시행되지만, 11.9%를 차지하는 종합병원 331곳 중에는 39.9%인 132곳에서만, 1.6%를 차지하는 병상 30개 이상 병원 3천857곳 중에는 2.7%인 104곳에서만 시행된다.
내년 1분기부터 시행 예정인 보건소 3천491곳을 포함한 그 외 의료기관에서는 시차를 두고 순차적으로 시행한다는 계획이다. 전국 의원 6만9천곳과 약국 2만5천곳에서는 내년 10월 25일부터 실손보험 청구 전산화가 시행된다.
이같이 병원들의 참여가 저조한 배경에는 병원에서 전송대행기관, 보험사로 정보를 전달하는 실손보험 전산화의 필수 불가결한 연결고리인 EMR 업체의 참여가 저조한 탓도 있다.
병원 연계 EMR업체 54곳 중 35%인 19개만 실손보험 청구 전산화에 참여하는 실정이다. EMR 업체와 전송대행기관간 연계에 드는 비용은 보험업계가 부담한다. 보험업계는 EMR업체에 개발비로 유형당 1천200만원 내외를 지급하기로 했지만, 확산비와 유지보수비에 대해서는 양 업계 간 이견이 좁혀지지 않는 실정이다.
아울러 참여 병원에 대한 인센티브나 불참 시 제재가 없다는 점도 참여가 저조한 원인으로 꼽힌다.
권대영 금융위 사무처장은 "실손보험 청구 전산화 시행들 위해 정부, 의료계 보험업계가 이견을 조율해왔지만, 아직 아쉬운 점이 있고, 확산 노력을 더 해야 할 시점"이라며 "첫 시작이 어렵지, 일단 시작이 되면 확산에 속도가 붙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현재 의료기관이 실손보험 청구 전산화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전자의무기록(EMR) 업체와 전송대행정기관(보험개발원) 간 연계가 선행돼야 하는데, 현재 보험업계, EMR업체가 머리를 맞대고 적정 비용 수준을 논의해왔고, 일정 부분 진전이 이뤄지고 있다"면서 "양 업계가 조속히 최종 이견 조율을 마무리해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복지부에서는 실손보험 청구 전산화에 참여하는 기관에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방안도 검토할 계획"이라며 의료계의 적극적인 참여를 독려했다.
4천만명 가까이 가입한 실손보험은 '제2의 국민건강보험'으로 불리지만 가입자가 보험금을 청구할 때마다 병원에서 관련 서류를 직접 발급받아 제출해야 해 보험금 청구를 포기하는 경우가 많았다.
실손보험 청구 전산화가 시행되면 일일이 병원에 가서 증빙서류를 떼지 않고,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병원에 증빙서류를 보험사에 보내달라 요청만 하면 자동으로 보험사에 전송돼 보험금 청구가 손쉬워진다.
yulsi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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