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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7 (화)

GS칼텍스 '주전세터' 김지원 "언제까지 어리다고 포장할 수 없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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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GS칼텍스 세터 김지원. 사진=GS칼텍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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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언제까지 어리다고 포장할 수 없잖아요.”

GS칼텍스에서 5번째 시즌을 맞이하는 세터 김지원(23)은 최근 두 시즌 동안 많은 경험을 쌓았다. 2022~23시즌 KOVO컵을 우승으로 이끌었고 시즌이 끝난 뒤 국가대표로 선발됐다. 그리고 2023~24시즌에도 KOVO컵 우승과 함께 라이징 스타상까지 수상했다.

정규시즌에 돌입해서는 이전 주전 세터였던 안혜진이 무릎 수술을 받으면서 오롯이 한 시즌을 책임지는 주전 세터로 거듭났다. 커리어에서 가장 많은 35경기, 117세트를 소화했다. 지난 시즌 주전 세터로서 책임감과 고뇌의 시간을 보내야 했다.

김지원은 “아무 생각 없이 경기를 뛰려고 했다. 저는 원래 생각이 많고 복잡하면 안되는 스타일이다”며 “‘난 아직 어리고 괜찮을 것이다’라고 애써 포장을 했다. 부담 없이 해보자고 했고 시즌 초반 성적도 나쁘지 않았다. 재밌었다”고 스스로 돌아봤다.

3라운드까지 GS칼텍스는 12승 6패 승점 34점으로 중상위권에 포진했다. 이대로 가면 봄배구도 문제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문제는 그 이후였다.

이어 “그런데 시즌 후반으로 갈수록 순위 경쟁이 비등비등하게 이어지지 않았나. 저도 갑자기 부담이 너무 커졌고 생각이 많아졌다”며 “그래서 시즌 후반에 저도 흔들렸고 기복이 컸다. 아쉬운 점도 알았다”고 털어놓았다.

결국 GS칼텍스는 정규시즌 4위로 내려앉았다. 4~6라운드 6승 12패 승점 17점을 수확하는데 그쳤다. 봄배구에 실패했다.

김지원에게 이번 시즌은 중요하다. 완전히 재편된 팀을 이끌어야 하는 주전 세터로서 막중한 책임감을 갖고 치러야 한다.

GS칼텍스는 현역시절 최고의 미들블로커로 이름을 날린 이영택 감독을 새롭게 선임했다. 여기에 일본 여자배구의 2012년 런던올림픽 동메달과, 연령별 대표팀을 이끌었던 아보 기요시 코치를 데려왔다. 현재 일본 여자배구 주축 선수들 대부분 아보 코치의 손을 거쳤다.

세터 출신인 아보 코치가 오면서 김지원은 그동안의 경험을 극대화 시키고 아픔을 치유해질 디테일을 깨달았다.

김지원은 “아보 코치님이 정말 세세하게 알려준다. 발의 위치, 손의 위치 등을 세세하게 가르쳐준다. 이런 건 처음이었다”며 “연습경기 하는 날에는 시스템적으로 알려주신다. 위치를 잡으면서 이렇게 해야 블로킹이 따라오기 어렵다는 것까지 세세하게 알려줘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더불어 “제가 생각하지 못한 것들을 경기 할 때도 말씀을 해주시니까 경기 중에도 항상 기억하고 실행하려고 한다”며 “도움이 정말 많이 된다. 저도 생각을 많이 하게 된다”고 강조했다.

아보 코치의 가르침에 더해 국가대표로 뛰면서 얻은 경험도 올 시즌에 녹여내려고 한다. 한국 여자배구는 국제배구연맹(FIVB)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에서 30연패 수모를 당했다. 5월 20일 태국전에서 기나 긴 연패를 끊었지만 2023년부터 태극마크를 단 김지원에게 세계배구의 높은 벽은 충격이었다.

김지원은 “확실히 레벨이 높았다. 외국 선수들을 보면서 ‘나도 저렇게 하고 싶다’라는 생각을 많이 했다”며 “나는 아직 부족하고 나이도 어리다. 하지만 부딪히면서 배우는 게 정말 큰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국제대회를 치르면서 ‘우리 공격수들이 어떻게 해야 더 편하게 공격할 수 있을까’를 항상 고민했다”면서 “국제대회에서 배운 것을 이제 팀에서 상대 블로킹이 따라가기 힘들게 하는 부분을 연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GS칼텍스는 지난 시즌 리그 득점 1위인 지젤 실바에 아시아쿼터로 입성한 스테파니 와일러가 합류했다. 이들과의 호흡도 중요해진 상황. 실바는 문제없지만 스테파니와는 다시 새롭게 호흡을 맞춰야 한다.

김지원은 “처음에는 정말 안 맞았다. 제가 경험한 외국인 선수는 실바와 모마였는데 스테파니는 생각했던 스타일과 달랐다”라고 솔직하게 밝혔다.

그래도 이제는 서로 대화를 하면서 맞춰가고 있다. 김지원은 “솔직히 걱정도 많이 됐다 그런데 스테파니도 이제 몸이 점점 올라왔고 제 스타일을 알아가고 있다”며 “제가 스테파니에게 맞추는 것도 중요하지만 스테파니도 저에게 맞춰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항상 같이 해야 하기 때문에 얘기를 많이 한다”면서 “이제는 처음보다는 확실히 잘 맞는다”고 한 뒤 활짝 웃었다.

이제 벌써 5년차가 된 김지원은 주전세터로서 책임감 있게 GS칼텍스 배구를 펼치는 것이 목표다. 그는 “언제까지 어리다고 포장할 수 없다. 사람들이 약체라고 말하는 것은 신경 안 쓴다”면서 “ 우리가 약할 것이고 상대가 강할 것이라고 해서 주눅들고 우리의 배구를 못 하는 건 억울할 것 같다”고 털어놓았다.

이어 “약체라고 생각하지 않고 우리가 연습한 대로, 연습한 것들을 보여주게 되면 후회도 없을 것 같다”며 “나 역시도 후회 없이, 기복 없이 한 시즌을 보내고 싶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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