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시대에도 먹힐까요?”...‘김삼순’ 19년 만에 다시 돌아오다 (종합) [MK★현장]

“한 작품으로 두 번 인사할 수 있는 영광을 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 거의 한 20년 가까이 됐음에도 많은 분들의 사랑을 받고 응원을 받았습니다. 삶과 사랑에 고민하는 누구나 2024년 버전을 보시고 용기와 희망을 가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레전드 명작 ‘내 이름은 김삼순’이 종영한지 19년 만에 다시 돌아왔다.

5일 오후 서울 용산구 CGV 용산에서 ‘다시 쓰는 내 이름은 김삼순’ 기자간담회가 진행됐다. 이날 현장에는 김윤철 감독을 비롯해, 김선아, 정려원이 참석했다.

5일 오후 서울 용산구 CGV 용산에서 ‘다시 쓰는 내 이름은 김삼순’ 기자간담회가 진행됐다. 이날 현장에는 김윤철 감독을 비롯해, 김선아, 정려원이 참석했다. / 사진 = Wavve

‘[감독판] 내 이름은 김삼순 2024 (4K)’은 웨이브의 ‘뉴클래식(New Classic)’ 프로젝트의 일환이다. ‘뉴클래식(New Classic)’은 ‘내 이름은 김삼순’의 김윤철 감독, ‘미안하다, 사랑한다’의 이형민 감독이 원작 주요 스태프들과 함께 직접 제작에 참여해 원작의 퀄리티는 그대로 유지하면서, 현 시청 트렌드를 반영한 OTT 시리즈물 형태로 제공하는 프로젝트. 4K 업스케일링, 음질 개선, 자막 제공 등 기술적 업그레이드로 시청 편의성을 높이는 것은 물론, 시대적 감수성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고 메인스트림 서사에 대한 스토리텔링을 강화하는 등 편집의 재구성부터 NCT 도영, 이무진, 쏠(SOLE)이 함께한 OST 리메이크가 적용된 감독판 리마스터링을 만나볼 수 있다.

한정은 웨이브 마케팅 국장은 “책은 개정판이 나오는데 드라마만 계속 신작으로만 소비되는 것 같아서 OTT에서 어떻게 시리즈화 시킬 수 있을까 고민했다”며 “16부작을 60분 분량을 8부작으로 바꿨으며, OST 역시 새롭게 리메이크 했다”고 뉴클래식프로젝트에 대해 설명했다.

‘뉴클래식(New Classic)’ 프로젝트의 포문을 연 ‘내 이름은 김삼순’은 당시 50%가 넘는 시청률을 자랑하며 국민적인 인기를 얻었던 작품이다. 2005년 MBC 연기대상에서 김선아에게 대상을 안겨주는 가 하면, 현빈과 정려원, 다니엘 헤니를 발굴하기도 했다. 이후 연극으로 리메이크돼 무대에 올랐고, 아직도 스트리밍 서비스 등에 ‘몰아보기’가 높은 조회수를 기록 중이다.

‘내 이름은 김삼순’을 뉴클래식 프로젝트의 첫 작품으로 선택한 이유에 대해 한정은 국장은 “당대 신드롬 급의 인기가 있는가를 검토했고 슈퍼 팬덤이 있었고, 여전히 유효한가를 많이 봤다. 연출 감독과 배우들이 왕성하게 활동하시는 분들을 위주로 리스트를 했다”며 “과거의 ‘김삼순’이 촌스러운 이름을 가진 노처녀가 겪는 웃픈 상황에 주목했다면, 현재 트랜드에서는 서른 살이 노처녀가 아니고, 자기 이름을 가진 베이커리를 가지고 있는 일적으로 성공한 언니로 주목받지 않을까 싶다. 2024년에 재조명될 수 있는 부분이 있을 것 같아 선택했다”고 말했다.

5일 오후 서울 용산구 CGV 용산에서 ‘다시 쓰는 내 이름은 김삼순’ 기자간담회가 진행됐다. 이날 현장에는 김윤철 감독을 비롯해, 김선아, 정려원이 참석했다. / 사진 = Wavve

방영 당시 뜨거운 인기는 물론이고 대중성과 작품성, 연기력까지 모두 인정받으며 그해 MBC 연기대상의 대상의 주인공이 됐던 김선아는 ‘김삼순’이라는 캐릭터에 대해 “‘김삼순=김선아’가 됐던 작품인 것 같다. 시간이 지났다는 걸 잘 못 느끼고 있었는데, 숫자로 19년을 박아주시니 이렇게 지났나 싶었다. 삼순이는 늘 항상 곁에 있었던 것 같고, 제 마음속 깊이 오래된 친한 친구 같은 캐릭터이자 작품인 것 같다”며 “리마스터링 된 작품으로 기자간담회를 열고, 같은 작품으로 마이크를 잡고서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기회가 살면서 또 있을까 싶다. 그만큼 대단한 명작에 출연했었구나 싶어 새삼스럽다. 리마스터링 해주셔서 감사하고, ‘내 이름은 김삼순’이라는 사랑하는 작품으로 인사드릴 수 있어서 너무 기쁘다”고 소감을 말했다.

현진헌(현빈 분)의 전 여친 유희진 역으로 ‘전여친의 대명사’ ‘첫사랑의 대명사’라는 수식어를 얻게 된 정려원에게 있어서도 ‘내 이름은 김삼순’은 특별한 작품으로 남았다. “저에게 동아줄 같은 작품”이라고 정의한 정려원은 “기나긴 터널의 끝에서 만난 빛과 같은 작품이었다. 배우로 데뷔하고 시트콤, 아침드라마 등 많이 했었지만, 미니시리즈는 못하 고 있던 시절이었다. 오디션에 계속 떨어져서, 마지막으로 임했던 작품이었다. 메이크업도 안 하고 내 옷을 입고 오디션에 갔었다. 퉁명스럽게 말을 하는 저에게 감독님께서 ‘이거 하자고 하면 같이 해주실 의향이 있냐’고 말씀해주시더라. ‘여기서 네 하면 하는거냐’고 했더니 그렇다고 하셨다. ‘저 할래요’ 해서 하게 된 작품이었는데 그 뒤로는 꿈같은 일이 펼쳐졌다. 세상의 빛 같은 존재”라고 말했다.

이어 “당시 현장을 마냥 신기해하면서 다녔고, 방송된 이후 엄청난 사랑을 받았다. 그때의 기억과 희망으로 지금까지 작품을 잘하고 지냈던 거 같다”며 “다만 리마스터링 소식을 들었을 때, 그때의 감성이 요즘 친구들에게 먹힐까하는 생각은 든다. 요즘 시대 리즈에 맞춰서 편집이 됐다고 해서 기대하는 마음이 있다”고 고백했다.

되돌아온 ‘내 이름은 김삼순’은 오리지널 16부작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에서 8부작으로 축약하면서, 곁가지로 뻗었던 이야기들을 최소한으로 축소했다. 당시에 통용됐던 대사와 행동, 소위 ‘클리셰’은 최대한 편집됐으며, 주제곡인 클래지콰이의 ‘She is’는 모던한 씨티팝 컨셉으로 이무진과 쏠이 리메이크한 버전이 삽입됐다.

5일 오후 서울 용산구 CGV 용산에서 ‘다시 쓰는 내 이름은 김삼순’ 기자간담회가 진행됐다. 이날 현장에는 김윤철 감독을 비롯해, 김선아, 정려원이 참석했다. / 사진 = Wavve

리마스터링된 ‘내 이름은 김삼순’에 대해 김선아는 “굉장히 풋풋하더라”고 하면서도 “사람이 현실적일 수밖에 없는게, 언니가 아파트 파는 장면이 나오는데 ‘저걸 왜 팔았지?’하는 생각이 제일 먼저 들었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아직 리마스터링 버전을 보지 못했다고 고백한 정려원은 “짤이나 쇼츠로 돌아다니는 것들이 제 SNS에 많이 떴다. 그때 영상을 보면 삼순이가 노처녀로 나오는데, 당시 삼순이의 나이는 29살이었다. 요즘 29살은 애기들이지 않느냐. 그리고 유희진이 암 선고를 받았던 나이가 24살이었다”며 “생각해 보면 아무것도 모르는 애들 둘이서 한 남자를 두고 싸우는 거 아니냐. 다시 보니 귀엽더라. 그래서 다시 오픈되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당시에는 신드롬을 불러일으킬 정도로 신선하고 획기적인 작품이었지만 19년이 지난 지금의 시각에서는 ‘내 이름은 김삼순’은 현시대의 시각에서 본다면 다소 아쉬울 수도 있는 작품이기도 하다. 서른살에 사회적으로 인정받는 ‘파티쉐’ 여주인공이 ‘노처녀’로 취급받는 것도 그렇고 특히 남자주인공이자 당시 ‘벤츠남’ 혹은 ‘나쁜 남자’로 불렸던 현진헌이라는 캐릭터에 대한 의견이 분분하다. 당시의 시대상을 반영해야 한다는 의견도 적지 않지만 ‘똥차 캐릭터’라는 의견도 적지 않다.

5일 오후 서울 용산구 CGV 용산에서 ‘다시 쓰는 내 이름은 김삼순’ 기자간담회가 진행됐다. 이날 현장에는 김윤철 감독을 비롯해, 김선아, 정려원이 참석했다. / 사진 = Wavve

이에 대해 김윤철 감독은 “리마스터링 작업을 하면서 제일 염두했던 지점이 현진형 캐릭터였다. 20~30대가 가지고 있는 세계관에 비춰 봤을 때 ‘이게 과연 볼 수 있을까’ 싶었다. 당시의 시청자들은 ‘나쁜남자’로 용인해 주셨던 부분이 있는데, 지금 눈높이에서 보면 ‘내가 봐도 좀 너무하다’는 생각이 든다”며 “현진헌이라는 캐릭터가 가지고 있는 태도, 화법 이런 것들이 지금 시대감각과 맞지 않다고 생각이 들어서, 서사를 방해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최대한 들어냈다. 보시는 분마다 감수성이 다르니 어떻게 받아드리실지 두렵기도 하고 조심스럽기도 하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촬영 당시 삼순이와 마찬가지로 30대에 연기를 했었다고 고백한 김선아는 “당시 서른은 20대나 10대가 바라봤을 때 굉장히 어른 같았고, 삶이 완성돼 있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지금 지나고 보니 서른은 이제 내 인생을 살아가는 것에 있어서 리허설을 하는 시점인 것 같다”며 “시간이 지나고, 그 전후를 봤을 때 보는 관점이 예전과 지금이 달라졌다. 삼순이가 나오면서 분명히 서른 노처녀, 무언가 틀을 깬 것은 분명히 있는 것 같다. 그 힘이 아직 오고 있는 것 같고, 많은 분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드렸기에 지금의 자리가 있는 것 같다. 당시의 삼순이가 속시원하게 ‘나 대신’ 해 주는 언니 같은 느낌이 있다면, 지금은 ‘내 친구 같은데?’ 이런 느낌이 훨씬 더 많아졌을 것 같다. 공감에 어렵지 않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한편 웨이브 ‘뉴클래식 프로젝트’가 첫 번째 명작으로 선택한 ‘[감독판] 내 이름은 김삼순 2024 (4K)’은 6일 공개된다. 이후 11월에 공개되는 ‘미안하다, 사랑한다(4K)’을 비롯해 ‘궁(4K)’ ’풀 하우스(4K)‘ ’커피프린스 1호점(4K)‘도 기존 콘텐츠 화질을 4K로 업스케일링해 보다 선명해진 화질로 제공하는 작품 패키징도 선사한다.

[금빛나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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