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24 (일)

이슈 EPL 프리미어리그

잡음 많은 홍명보호, 팔레스타인 상대로 데뷔전…월드컵 본선행 도전 시작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축구대표팀 감독 선임 과정에서 수많은 잡음 속에 출항한 홍명보호가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을 향한 여정을 시작한다. 한국 축구대표팀을 맡아보겠다는 해외 명장들의 구애에도 과거 실패 경험이 있는 홍명보 감독에게 키를 맡기면서 대한축구협회를 향한 여론의 시선은 곱지 않다. 부정적인 분위기를 뒤엎을 수 있는 방법은 화끈한 승리를 넘어 월드컵 16강, 그 이상의 희망을 보여주는 일뿐이다.

세계일보

'홍명보호' 축구 대표팀 선수들이 3일 경기 고양시 고양종합운동장에서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 예선을 앞두고 훈련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대표팀은 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팔레스타인과 월드컵 3차 예선 B조 첫 경기를 치른다. 2014 브라질 월드컵 이후 홍 감독이 10년 만에 다시 대표팀을 맡고 처음 갖는 경기로, 팔레스타인전을 통해 홍 감독이 추구하는 색깔과 축구협회의 기술철학(MIK)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 홍 감독은 “실패를 통해 배웠다”며 달라진 모습을 예고했다.

홍 감독에게 주어진 가장 큰 숙제는 팬들이 납득할 만한 경기력을 보여주는 것이다. 축구대표팀은 유례를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화려한 명단을 갖고 있다. 대표팀에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득점왕인 손흥민(32·토트넘)을 비롯해 파리 생제르맹(PSG)의 프랑스 리그1 우승에 힘을 보탠 이강인(23·PSG), 발롱도르 후보에 오른 수비수 김민재(28·바이에른 뮌헨) 등 슈퍼스타가 즐비하다. 여기에 팔레스타인은 FIFA 순위가 96위로 대표팀(23위)과 격차가 큰 데다가 내전으로 리그가 중단돼 제대로 된 훈련조차 하지 못한 채 원정길에 올랐다.

전력 차이가 압도적인 만큼 팬들은 화끈한 경기를 원한다. 특히 손흥민에 거는 기대가 크다. A매치 127경기를 소화한 손흥민은 48골을 넣어 통산 득점 3위에 올라 있다. 만약 손흥민이 이번 팔레스타인전과 10일 치르는 오만전에서 3골을 몰아넣는다면 황선홍(50골) 대전 하나시티즌 감독을 넘어 이 부문 2위에 올라선다. 통산득점 1위는 차범근 전 감독의 55골이다.

세계일보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홍명보 감독이 3일 경기 고양시 고양종합운동장에서 가진 소집훈련에서 손흥민, 황인범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뉴스1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팔레스타인전을 통해 홍 감독은 손흥민을 어떻게 활용할지 보여주게 된다. 손흥민뿐만 아니다. 공격 첨병 역할을 할 이강인을 어디에 둘지, 또 이강인과 손흥민을 지원해 줄 중원은 누구에게 맡길지 등도 고민해야 한다. 후방에서 정우영(35·울산 HD)과 김민재를 조화롭게 활용할 수 있을지도 관건이다.

홍명보호가 월드컵을 목표로 출항한 만큼 이 무대에서 활약할 젊은 선수 육성이라는 과제도 안고 있다. 홍 감독은 명단 발표와 함께 “미래지향적인 선수들로 운영해 나갈 것”이라고 밝히면서 양민혁(18)과 황문기(28·이상 강원), 이한범(22·미트윌란) 등에게 처음으로 태극마크를 달아줬다. 이들이 월드컵 무대에서 뛸 수 있을 만큼 성장시키는 것도 중요하다.

대표팀에 맞서는 팔레스타인은 유럽 무대에서 활약한 유망주를 귀화시켜 팀을 꾸렸다. 웨삼 아부 알리(알아흘리)는 덴마크 연령별 대표팀을 거쳤고, 오마르 파라이(AIK)와 무스타파 제이단(로젠보리) 등도 스웨덴 각급 유니폼을 입고 활약한 바 있다. 객관적 전력에서 밀리지만 내전 중인 팔레스타인은 국민들에게 꿈을 심어주겠다는 각오로 원정길에 올랐다. 팔레스타인 관계자는 “전쟁으로 경기 준비를 제대로 하지 못했지만 고통받는 국민들에게 희망을 줘야 하는 게 우리가 축구로 하고 싶은 일”이라고 말했다.

대표팀은 팔레스타인전을 마친 뒤 7일 출국해 10일 오후 11시 오만 무스카트에서 오만과 3차 예선 2차전을 치른다. 다음 달 10일 열리는 요르단과 3차전에서는 전세기가 동원된다. 축구협회는 대표팀 선수단과 파트너사 관계자, 취재진, 응원단이 탑승할 전세기를 마련해 역대 최대 규모인 400여명의 원정단을 꾸리기로 했다. 요르단전 직후인 15일 이라크와 홈 경기를 보다 좋은 컨디션으로 준비하기 위해서다. 2013년 축구협회는 2014 브라질 월드컵 최종예선 레바논전을 앞두고 안전확보 차원에서 전세기를 띄운 바 있다.

정필재 기자 rush@segye.com

ⓒ 세상을 보는 눈, 세계일보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