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23 (토)

이슈 스타와의 인터뷰

[인터뷰] “한류스타? 연연하는 순간 불행해져”…이민호·김민하, ‘파친코’가 더욱 뜻깊은 이유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스포츠월드

이민호는 23일 서울 강남구 그랜드 인터컨티네탈 파르나스에서 Apple TV+ 시리즈 ‘파친코’ 시즌 2 공개 기념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Apple TV+ 제공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가장 한국적인 이야기로 전 세계를 강타했던 ‘파친코’. 더 깊은 울림을 예고하며 시즌 2로 돌아온 ‘파친코’는 시청자뿐 아니라 주연 배우 김민하·이민호들에게도 뜻깊은 작품으로 남았다.

배우 김민하, 이민호는 23일 서울 강남구 그랜드 인터컨티네탈 파르나스에서 Apple TV+ 시리즈 ‘파친코’ 시즌 2 공개 기념 공동 인터뷰를 진행했다.

‘파친코’는 금지된 사랑에서 시작되는 이야기로 한국과 일본, 그리고 미국을 오가며 전쟁과 평화, 사랑과 이별, 승리와 심판에 대한 잊을 수 없는 연대기를 그리는 작품이다. 시즌 2는 시즌 1로부터 7년이 지난 1945년 오사카를 배경으로 한다. 선자는 한수(이민호)와의 만남으로 인생이 송두리째 뒤바뀌었으나 스스로에게 떳떳한 삶을 살기 위해 고향과 어머니를 떠나 남편 이삭(노상현)과 함께 낯선 오사카에 정착했다. 시즌 2는 2차 세계 대전의 위협이 다가온 상황에서도 가족을 지키기 위해 애쓰는 선자(김민하)의 이야기를 담아냈다.

이날 인터뷰에서 김민하는 “7년이란 세월이 지났기 때문에 ‘선자가 7년 동안 무엇을 겪었을까. 가족 구성원들과의 관계는 어떻게 됐을까’ ‘아이들은 어떻게 키웠을까’ 등 저 나름대로 순자에 대한 일기장을 썼었다”며 시즌 2에 앞서 자신만의 캐릭터 연구를 밝혔다. 그는 “처음에는 그냥 재미로 시작했던 것들이었는데 도움이 많이 되더라”라고 덧붙였다.

스포츠월드

김민하는 23일 서울 강남구 그랜드 인터컨티네탈 파르나스에서 Apple TV+ 시리즈 ‘파친코’ 시즌 2 공개 기념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Apple TV+ 제공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김민하는 “선자는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적응을 잘하는 사람이다. 더 단단해지고 더 유연해진다”며 “선자에게는 계속 오사카에 가족들이 있었기 때문에 여기서 얻는 힘과 희망이 컸었다고 생각했다”고 시즌 2 촬영에 임하며 중점을 둔 부분을 밝혔다.

이민호는 ‘파친코’를 두고 “어떻게 보면 시대를 역행하는 작품인 것 같다”고 자평했다. 그는 “요즘 모든 것들이 빨라지고 굉장히 간결해지는 시대에 조금은 깊고 느린 작품이 나올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사실은 좀 감사한 일이었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도 “그것들을 수행하는 배우의 입장으로서도 지금 시대에 이런 깊은 감정을 느낄 수 있고 다룰 수 있어서 의미 있는 경험이었다”고 돌아봤다.

한국적인 이야기만으로 시즌 1 공개 이후 전 세계 평단과 시청자들로부터 뜨거운 극찬을 받은 ‘파친코’는 배우에게 의미가 깊다. 특히 김민하는 신인급임에도 선자를 완벽 소화해 자신의 존재감을 전 세계에 알렸다. 김민하는 ‘파친코’ 전후로 달라진 점을 묻자 “피부로 와닿았던 건 길거리 다닐 때 알아보시는 게 신기했다”고 웃었다.

그는 “정말 많은 부분들이 변했다. 제가 지금껏 해오지 못했던 것들도 많이 경험하고 무언가를 선택할 수 있는 폭이 조금 넓어진 것도 사실”이라면서도 “그런 거 말고는 똑같었던 것 같다. 쉬는 날 혼자 집에 누워 있고 강아지랑 놀고 친구나 가족이랑 놀고 책 읽고 이렇게 하는 건 똑같았다. 똑같길 원했다”고 떠올렸다.

김민하는 특히 이번 작품을 통해서 ‘마음으로 듣는 법’을 깨달았다고. 김민하는 “예전에는 (누군가의 이야기를) 귀로만 들었던 것 같다. 그런데 이제는 마음을 다해서 이야기를 듣고 대화하는 법도 배우게 됐다. 마음의 방도 좀 더 많이 생겼고 바라보는 시야도 넓어졌고 더 공감할 수 있는 능력을 많이 배웠다”고 고백했다.

시즌 2에서 변화를 맞이한 선자에게도 많은 것을 배웠다. 김민하는 “선자에게 많은 것을 배웠다. 어떻게 사람이 의연하고 빠르고 단단할 수 있을까. 어떻게 이렇게 전념할 수 있을까. 본인의 신념을 지키는 것을 많이 배웠다”고 설명했다. 이어 “선자의 흐름을 계속 따라가면서 이렇게 되고 싶다고 생각하니까 일상생활에서 나도 그렇게 행동하거나 생각하게 되는 지점들이 있더라”라고 덧붙였다.

이미 정상급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이민호에게도 ‘파친코’란 작품은 뜻깊다. 그는 “어떻게 보면 (그동안) 늘 무언가 책임을 지고 작품 전체를 끌어가야 하는 작품들 위주로 많이 찍었다면 ‘파친코’라는 작품은 선자의 일대기를 기점으로 나눠져 있는 형식의 드라마였기 때문에 전에는 느끼지 못했던 자유로움을 많이 느꼈었다”고 돌아봤다. 그는 “개인적으로도 새로운 에너지가 조금 필요하다고 느끼고 원했을 때 만났던 작품이다. 굉장히 자유로워질 수 있었던 계기가 된 것 같다”고 털어놨다.

이민호는 “이전에 저는 대본을 보거나 대화를 할 때 상대방의 의도 파악을 잘 캐치해내는 편이었다. 제작진의 의도를 파악하면 최대한 존중해서 제가 맞추려고 노력하는 배우였다”고 돌아봤다. 이어 “한수라는 인물은 그런 인물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치열하게 준비했고 작가님하고도 얘기를 하다 보면 막 4~5시간씩 서로 언성이 높아질 정도로 토론을 했다. 대본을 해석하는 것도 처음 느껴지는 감정들을 배제하고 다른 식의 표현을 하려고 했다. 사고 자체가 많이 자유로워졌다”고 말했다.

스포츠월드

이민호, 김민하는 23일 서울 강남구 그랜드 인터컨티네탈 파르나스에서 Apple TV+ 시리즈 ‘파친코’ 시즌 2 공개 기념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Apple TV+ 제공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이민호는 한수에게서 배운 점이 있느냐는 질문에 “그럼 큰일날 것 같은데”라고 웃었다. 시즌 1에서 한수는 선자를 향한 비뚤어진 사랑으로 ‘쓰랑꾼(쓰레기+사랑꾼)’이란 별명을 얻기도 했기 때문. 이민호는 “배웠다기보다는 비슷한 면이 없지 않아 있는 것 같다. 저도 어린 나이에 사회생활을 시작했고 생존해야 했다. 잘 되려고 욕망을 품었던 적이 있었다. 그 과정들을 거쳐서 저는 누군가의 사랑을 받아보는 경험으로 건강한 방식으로 발현이 됐다. 한수는 그 경험들을 건강하게 발현할 기회조차 없었던 시대를 살았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그는 “오히려 지금의 저에게 좀 더 감사하게 느낄 수 있는 지점이 있었다. 한수를 통해 성장했다기보다는 한수를 통해 지금의 나를 돌아보고 내 주변을 돌아볼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덧붙였다.

그동안 로맨스 남주, 한류스타의 이미지가 강했던 이민호. 그는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한번도 가까운 미래를 그려본 적은 없다”고 밝혔다. 이어 “로맨스, 청춘스타 이런 것도 의도한 바는 아니고 지금 생각해보면 구준표, 김탄 캐릭터 모두 단점이 있고 결핍이 있던 인물들인데 잘 포장돼서 제가 그런 이미지 갖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민호는 “저는 늘 부족하고 성장 여지가 있는 사람들을 좋아하고 이야기를 선호한다. 저의 감성으로 채울 여백이 있는 인물이라면 장르 가리지 않고 하고 싶다”고 연기 욕심을 드러냈다.

이민호는 “진짜 저를 만드는 건 그냥 이민호인 것 같다. 상황에 따라 그 앞에 붙는 수식어에 제가 연연하거나 무게 중심이 쏠리는 순간 불행해진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제가 원하고 표현하고 싶고 공감하는 감성들이 늘 중요한 사람이다. 그 작업을 10년 넘게 하다 보니 번아웃도 살짝 온 것 같았다“며 “어떻게 새로운 에너지를 만들 수 있을까 고민들을 하던 찰나에 ‘파친코’ 오디션 제안을 받게 됐다”고 돌아봤다.

최근엔 숏폼 콘텐츠에도 관심을 갖고 있다고. 이민호는 “유튜브에 빠져서 산다”고 의외의 답변을 내놨다. 그는 “짧은 시간 안에 감성을 전달할 수 있다면 그것 또한 좋은 콘텐츠라고 생각한다”며 “몇 년 동안 기획해서 1년 촬영을 하는 등 지구력이 있는 프로젝트들이 많이 사라져가고 있지 않나. 늘 그렇게 지구력 있는 작품들만 할 수 있는 컨디션은 아니니까 그 외의 시간에는 숏폼 콘텐츠처럼 짧게 감정을 전달할 수 있는 콘텐츠가 있다면 괜찮겠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지동현 기자 ehdgus1211@sportsworldi.com

ⓒ 스포츠월드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