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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 선언은 후회 없지만, 진심으로 슬픈 것은…"추신수 절친의 마지막 꿈은 이뤄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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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시내티 시절 조이 보토와 추신수. /OSEN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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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토론토에서의 조이 보토.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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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이상학 기자] 메이저리그를 대표하는 ‘출루 머신’으로 추신수(42·SSG 랜더스)와도 절친한 관계인 조이 보토(41)가 현역 은퇴를 선언했다. 남 부러울 것 없는 커리어였지만 고향팀에서 뛰는 마지막 꿈은 끝내 이루지 못했다.

보토는 지난 22일(이하 한국시간) 자신의 SNS를 통해 현역 은퇴를 알렸다. 토론토 블루제이스 산하 트리플A 버팔로 바이슨스의 홈구장 세일런필드 야외 주차장에서 8초 분량의 영상을 통해 “이제 때가 됐다. 공식적으로 야구에서 은퇴한다”고 밝혔다.

은퇴 발표 직후 보토는 미국 뉴욕주 버팔로에서 멀지 않은 캐나다 온타리오주 토론토 로저스센터로 이동했다. 전 소속팀 신시내티 레즈가 토론토에 원정을 왔고, 은퇴를 발표한 날 원정팀 클럽하우스에서 경기를 마친 옛 동료들과 오랜만에 만나 포옹하며 인사를 나눴다.

‘MLB.com’을 비롯해 현지 취재진과도 만난 보토는 “경기장에 와서 인사도 하고, 오랜 친구들을 만날 수 있다는 건 정말 멋진 일이다. 버팔로에서 서둘러 왔고, 운 좋게 선수들을 만날 수 있었다. 원래는 경기를 보려고 했는데 차에 문제가 생겨서 늦었다”며 웃었다.

캐나다 토론토 출신인 보토이지만 신시내티에서 메이저리그 모든 커리어를 보냈다. 2007년 데뷔 후 지난해까지 17시즌 모두 신시내티에서 뛰며 통산 2056경기 타율 2할9푼4리(7252타수 2135안타) 356홈런 1144타점 1171득점 1365볼넷 1640삼진 출루율 .409 장타율 .511 OPS .920을 기록했다.

2010~2013년 4년 연속, 2016~2018년 3년 연속으로 모두 7번의 내셔널리그(NL) 출루율 1위를 차지할 정도로 메이저리그를 대표하는 선구안의 왕, 출루 기계였다. 2010년 개인 최다 37홈런 포함 30홈런 시즌 4번에 29홈런 시즌도 3번으로 장타력도 뛰어났다. 정확성과 선구안, 파워를 두루 갖춘 좌타 1루수로 2010년 NL MVP에 뽑혔고, 올스타에도 6차례 선정됐다.

2013년 신시내티에서 뛴 추신수와 함께 구단 최초 동반 300출루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당시 시즌 중 보토가 추신수에게 “아무리 빨리 달려도 따라잡을 수 없는 토끼처럼 널 못 따라잡겠다”고 말한 것에 빗대 두 선수는 서로를 토끼1(Tokki1), 토끼2(Tokki2)라고 불렀다. 보토는 은퇴를 발표하며 SNS에 그동안 함께한 고마운 동료들도 한 명씩 꼽았는데 ‘Tokki1’ 추신수도 빠지지 않았다.

지난해 시즌을 마친 뒤 신시내티와 계약이 끝나면서 은퇴 기로에 섰던 보토는 고향팀 토론토와 마이너리그 계약으로 현역 연장을 택했다. 고향팀에서 커리어를 마무리할 수 있는 기회를 잡았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다. 지난 3월18일 필라델피아 필리스와의 시범경기에 첫 출장해 첫 타석에서 상대 에이스 잭 휠러에게 솔로 홈런을 쳤지만, 경기 중 덕아웃에서 배트를 잘못 밟아 오른쪽 발목을 접질러 부상자 명단에 올랐다. 시범경기 유일한 타석으로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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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시내티 시절 조이 보토가 추신수와 포옹하고 있다. /OSEN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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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시내티 시절 조이 보토. /OSEN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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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개월 동안 재활을 거친 보토는 6월 중순부터 마이너리그 경기에 나섰다. 에이징 커브와 실전 공백 여파 속에 좀처럼 타격감을 끌어올리지 못했다. 트리플A에서 15경기 타율 1할4푼3리(42타수 6안타) 1홈런 4타점 8볼넷 22삼진 OPS .489로 부진했다. 최근 가족들과 점심 식사를 하면서 보토는 은퇴 결심을 굳혔다.

보토는 “그동안 고립돼 있었는데 가족들과 좋은 시간을 보냈다. 4~5개월 동안 호텔 방에만 있었다. 그 시간을 좋은 성적과 맞바꿀 수 있으면 모르겠는데 그렇게 할 만큼 좋은 성적을 내지 못했다”고 말했다. 22일 트리플A 경기 전 도니 머피 벤치코치가 보토에게 대타 출장 의사를 물었고, 보토는 “할 수 있지만 그렇게 하고 싶진 않다”고 답했다.

더 이상 선수로서 마인드가 아니었다. 보토는 “팬들은 굶주림과 공격성을 보러 야구장에 온다. 팬들은 최선을 다하는 선수들의 플레이를 보러 오는 것이지, 프로 타석에서 실수하는 것을 보러 오는 게 아니다”며 “충분히 오래 뛰었다는 생각이 든다. 트리플A에선 메이저리그에 갈 준비가 돼 있지 않았고, 모든 운동 선수에겐 끝이 있다. 세월 앞에 장사 없다”고 은퇴 배경을 밝혔다.

화려한 커리어를 보냈지만 고향팀 토론토 선수로 메이저리그에서 뛰어보지 못한 건 유일한 아쉬움이다. 보토는 “은퇴 결정에 대해 후회는 전혀 없다. 하지만 토론토에서 뛰지 못한 건 진심으로 슬프다. 내가 자란 도시와 나라, 가족들이 보는 앞에서 1년은 뛰고 싶었는데 그 꿈을 이루지 못한 게 정말 슬프다”고 아쉬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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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시내티 시절 조이 보토. /OSEN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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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토론토에서의 조이 보토.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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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22일 신시내티가 토론토 원정을 오면서 보토의 콜업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도 있었다. 하지만 보토는 “그건 야구에 대한 무례한 행동이다. 수준 높은 야구를 보고 싶어 하는 팬들에게도 무례한 것이다. 아마 끔찍한 퍼포먼스를 보여줬을 것이다”며 토론토 구단에서 설령 의례적인 콜업을 제안했더라도 받아들이지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존 슈나이더 토론토 감독은 “보토는 믿을 수 없는 커리어를 보냈다. 봄에 그를 잠깐 알게 된 것은 모두에게 큰 기쁨이었다. 정말 유니크한 선수이자 훌륭한 사람이다. 커리어 내내 훌륭한 팀 동료였다. 그를 조금이나마 알게 돼 좋았다. 최고의 은퇴가 되길 바란다. 그는 지난 20년 동안 최고의 선수 중 한 명이었다”고 말했다.

2019~2023년 5년간 함께한 데이비드 벨 신시내티 감독은 “보토가 선수로서 쌓은 커리어와 그가 많은 사람들에게 끼친 영향력이 얼마나 좋았는지 표현할 수 없다. 훗날 자신의 커리어를 돌아보면서 매우 자랑스러워할 것이다. 정말 대단한 커리어였다. 토론토에서 그를 볼 수 있기 바랐는데 아쉽다”며 “그가 이룬 모든 업적과 야구, 팀 동료, 우리 조직 전체에 미친 영향까지 그 모든 걸 함께할 수 있어 기뻤다”고 감사 메시지를 전했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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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시내티 시절 조이 보토. /OSEN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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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시내티 시절 조이 보토. /OSEN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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