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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2 (목)

KIA의 진심이 고시엔의 전설로 재탄생… ‘한국어 교가’ 교토 국제고, 사상 첫 고시엔 우승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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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한국어 교가’로 잘 알려진 재일 한국계 민족학교인 교토 국제고가 기적을 썼다. 흔히 우리가 ‘여름 고시엔’ 대회로 잘 알고 있는 일본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에서 결승에 올랐다. 교토 국제고는 개교 이후 첫 고시엔 우승에 도전하는 가운데, KBO리그 KIA 타이거즈의 진심 어린 후원 또한 힘을 보탰다.

교토 국제고는 21일 일본 효고현 니시노미야시의 한신 고시엔 구장에서 열린 ‘제106회 전국고등학교야구선수권대회’ 준결승전에서 아오모리 야마다 고등학교를 3-2로 누르고 결승에 진출했다. 창단 25년 만에 ‘꿈의 무대’로 불리는 고시엔 결승전에 진출, 이제 23일 창단 후 첫 고시엔 우승에 도전한다.

경기 초반 출발은 좋지 않았다. 1회 2점을 허용하며 끌려갔다. 그러나 이후 마운드가 추가 실점을 막았다. 선발로 나카자키 루이스가 4회까지 2실점으로 잘 버티면서 힘을 냈고, 5회 등판한 니시무라 이키가 바턴을 이어받아 상대 공격을 막아냈다.

0-2로 뒤진 6회부터 추격전이 시작됐다. 교토 국제고는 0-2로 뒤진 6회 1사 후 미타니 세야의 중전 안타로 시작된 기회를 1사 만루까지 확장시켰다. 여기서 2타점 적시타가 터져 나와 동점을 만들었고 이어진 상황에서 나온 땅볼 때 3루 주자가 홈을 밟아 3-2로 경기를 뒤집었다.

니시무라의 호투가 이어지는 가운데 교토 국제고는 9회 마지막 위기를 막아내고 1점차 승리를 확정했다. 교토 국제고는 오는 23일 오전 10시 효고현 니시노미야시 한신 고시엔 구장에서 열리는 간토 다이이치고와 경기에서 고시엔 우승을 놓고 다툰다.

교토 국제고는 한국어 교가로 우리에게 잘 알려져 있다. 일본에서 한국어 교가는 거의 없는 일이지만 설립 배경에 사연이 있다. 재일교포들은 해방 직후인 1947년 자발적으로 돈을 모아 한국어 및 한국 문화의 전통성을 이어 가고 아이들에게 교육시키기 위해 교토 조선 중학교를 세웠다. 교토 조선 중학교는 1958년 한국 정부의 인가를 받았으며 일본 정부로부터도 2003년 인가를 받고 지금의 교토 국제고로 이름을 바꿨다.

교토 국제고의 교가는 "동해 바다 건너서 야마도 땅은 거룩한 우리 조상 옛적 꿈자리, 정다운 보금자리 한국의 학원"이라는 한국어로 이어진다. 자연히 고시엔 대회 때는 교가를 부르게 되어 있는데 교토 국제고가 고시엔 대회에서 선전하면서 이 교가가 널리 알려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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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부는 1999년 창단해 다른 고교보다 역사는 짧지만 근래 들어 뛰어난 성적을 거두며 일본 팬들에게도 널리 알려졌다. 전교생이 160명 정도로 작은 학교지만 야구부는 계속해서 성장하며 전국 단위 대회에서도 이름을 날렸다. 이번 여름 고시엔에는 일본 전역에서 3715개의 학교가 참가했는데, 물론 이중에는 클럽 단위 팀도 있지만 토너먼트 방식이라 결승에 오르는 것 자체가 힘들다. 일본을 대표하는 명문 고교들도 매년 진출할 수 없는 게 바로 고시엔 결승이다. 그래서 고시엔은 일본의 어린 야구 선수들에게 꿈의 무대로 불린다.

교토 국제고는 2021년 봄 고시엔에서 처음으로 전국 무대에 진출했고 그 다음 대회인 2021년 여름 고시엔에서 4강에 오르는 기적을 썼다. 2022년 여름 고시엔에서 1라운드 탈락, 그리고 올해 봄 고시엔에서도 조기 탈락하는 등 시련도 있었지만 올해 여름 고시엔에서 결승에 오르며 그 분을 풀었다.

교토 국제고는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도 인연이 있다. KIA가 교토 국제고에 연습구를 제공한 적이 있기 때문이다. 사실 원래부터 인연이 있는 학교는 당연히 아니었지만 올해 우연한 기회에 인연이 닿았다. 심재학 KIA 단장이 퓨처스팀(2군) 캠프지에 가 있는 동안 일본 야구 관계자들과 면담을 할 일이 있었는데 당시 교토 국제고가 어려운 여건에서 훈련을 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이에 구단이 쓰던 연습구 1000구를 교토 국제고에 건넸다. 고교 팀이 훈련하기에 넉넉한 수량이었고, 질도 좋았다.

이에 박경수 교장은 “받은 공은 부원들의 연습에서 의미 있게 사용하겠다”고 직접 편지를 보내기도 했다. 그리고 교토 국제고는 KIA의 마음이 담긴 그 공으로 강훈련을 한 결과 약속대로 고시엔 선전을 이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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