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 신인드래프트 트라이아웃 ‘화제의 선수’ 양제이
양제이가 19일 이천 LG챔피언스파크에서 열린 KBO리그 트라이아웃을 마치고 인터뷰를 하고 있다. 이천 | 심진용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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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한국 ‘이중 국적’ 가진 투수
키 1m98에 최고구속 152㎞ ‘강점’
마운드 올라 ‘코리안 드림’ 두드려
내달 9일 구단 지명받게 될지 주목
키 1m98에 몸무게 110㎏. 멀리서 봐도 확 눈에 띄는 체격조건에 최고 구속 152㎞ 빠른 공을 던진다. 미국인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고, 삼촌은 국내 프로농구 전설적인 스타 플레이어다. 프로필만 봐도 스카우트의 관심을 끌 수밖에 없고, 가족관계만 해도 화제가 되는 선수다. 올해로 22세, 양제이(미국명 제이 아가니아)가 KBO리그 트라이아웃 무대에 섰다.
19일 오전 10시, 경기 이천 LG챔피언스필드(LG 퓨처스구장)에서 KBO리그 트라이아웃이 열렸다. 해외 출신 선수, 고교·대학 선수 등록 후 중퇴한 선수들을 대상으로 하는 일종의 오디션이다.
양제이는 가장 큰 관심을 받은 지원자다. 미국에서 태어나 한국에서 초등학교 4학년까지 다녔고, 다시 미국으로 건너가 지난 5월 대학을 졸업했다. 고교 시절부터 본격적으로 야구를 했고, 한국에서 야구가 하고 싶어 돌아왔다.
지난달부터 독립야구단 화성 코리요에서 공을 던지고 있다.
양제이에게 ‘코리안드림’을 불어넣은 이는 외삼촌인 양동근 울산 현대모비스 수석코치(43)다. 2년 전 한국에 왔다가 ‘같이 야구 보러 가자’는 양동근의 말에 잠실구장을 찾았다. 양제이는 “(삼촌이) 이제 나이도 있는데, 빨리 한국 들어와서 도전하는 게 낫다고 말을 해줬다”고 했다.
양제이는 이날 20개 정도 공을 던졌다. 빠른 공과 슬라이더, 커브, 체인지업 등 던질 수 있는 공을 골고루 던졌다. 양제이는 “컨디션은 좋았는데 속도가 조금 덜 나온 게 아쉽다”고 했다. 가장 빠른 공은 147㎞를 찍었다.
양제이는 미국과 한국 이중국적이다. 만약 KBO리그 부름을 받고 뛰게 된다면 미국 국적을 포기하고, 한국에서 병역 의무를 이행해야 한다. 군대 갈 생각을 진작에 굳혔을 만큼 한국에서 야구 하고 싶은 열망이 강하다. 양제이는 “한국에서 야구만 하면 훨씬 더 많이 배울 수 있을 것 같다. 너무 기대된다”고 말했다.
양동근 코치의 아버지·어머니, 그러니까 양제이의 외할아버지·외할머니가 이날 이천 챔피언스필드까지 양제이를 데리고 왔다. 외할아버지 양제신씨(74)가 차를 운전했다. 양제이는 아직 운전면허가 없다. 외할머니 신영숙씨(72)는 “추어탕이며 순댓국이며 한국 음식 하나도 가리지 않고 잘 먹는다. 적응 잘할 거다”라고 했다. 한국말도 발음이 약간 다르게 들릴 뿐, 의사소통에 문제없는 수준이다. 미국에 살면서도 한국의 할아버지·할머니와 자주 통화한 덕분이라고 했다.
양제이가 프로 지명을 받을 수 있을지는 아직 알 수 없다. 체격조건은 훌륭하지만, 아직 자기 힘을 제대로 쓸 줄 모르는 것 같다는 평가가 현장에서 나왔다. 양제이도 고민하는 부분이다. 그는 “그거는 저도 느끼는 건데, 어떻게 힘을 써야 하는지 잘 몰랐다. 한국에서 코치님하고 경기하면서 계속 폼도 바꿨다”고 했다. 이날 트라이아웃에서도 최근 바꾼 폼으로 공을 던졌다.
양제이는 KBO 구단의 지명을 받을 수 있을까. 2025시즌 신인 드래프트는 다음달 9일이다. 이날로 21일 남았다.
이천 | 심진용 기자 s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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