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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2 (목)

[스브스夜] '그알' 태권도장 3세 아동 사망사건…관장은 '왜' 27분간 매트 속에 아이 방치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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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연예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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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연예뉴스 | 김효정 에디터] 또다시 반복된 아동학대 사망사건, 지켜주지 못해 미안해

17일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싶다'(이하 '그알')에서는 '장난 뒤에 감춘 관장님의 비밀 - 태권도장 3세 아동 사망사건'이라는 부제로 지난 7월 발생한 비극적인 사건을 추적했다.

지난 7월 12일 경기도 양주의 한 이비인후과에서 아이가 숨을 쉬지 않는다며 119에 신고를 했다. 바로 위층의 태권도장 관장인 박 씨는 원생인 아인이가 숨을 쉬지 않는다며 아래층의 병원으로 데리고 왔던 것.

심정지인 아이의 상태를 확인한 의사는 곧바로 심폐소생술을 시작했고, 신고를 받고 온 구조대는 아이를 급히 응급실로 옮겼다.

하지만 응급실로 이송된 아이는 이미 뇌사 상태였다. 이에 응급의는 관장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 물었다. 그러자 관장은 아인이를 돌돌 말린 매트 사이의 구멍에 장난으로 집어넣었다고 했고, 이를 들은 응급의는 곧바로 관장을 아동학대로 신고했다.

그리고 잠시 후 박 관장은 아동학대 중상해 혐의로 긴급 체포되었다. 아동 학대에 대해 혐의를 부인한 박 관장. 그러나 아인이는 11일 만에 세상을 떠났다. 사인은 자세성 질식으로 인한 저산소성 허혈성 뇌 손상.

키 110cm에 체중 15kg, 3살의 작고 여린 아인이는 말린 매트의 구멍 속에서 27분간 거꾸로 방치된 후 사망한 것.

이혼 후 혼자 아이를 키우기 위해 일과 육아를 병행해야 했던 아인이의 엄마. 아인의 엄마는 아인을 양육하기 위해 오전 일찍부터 밤늦게까지 돌봄까지 맡아주는 박 관장의 태권도장에 아인이를 보냈다.

사건 당일 아인이는 유치원 수업을 마치고 태권도장으로 향했다. 그리고 수업이 끝난 후 6시부터 엄마를 기다리던 중 참변을 당했다.

박 관장은 아인이에 대해 자신이 무척 예뻐했던 아이였다며 장난을 쳤을 뿐 이런 사고가 발생할 줄 몰랐다며 아동 학대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그리고 태권도장 원생의 일부 학부모들은 사고일 가능성이 커 보인다며 박 관장에 대한 탄원서 제출하려고 한다는 이야기가 들려왔다.

해당 지역에서 상위 0.5%에 속할 정도로 유명한 곳이었다는 박 관장의 태권도장. 그의 태권도장은 오전 일찍부터 밤늦게까지 돌봄 맡아주었고 유치부 아이들까지 맡아주는 것으로 유명해지며 많은 학부모들이 찾았다. 그리고 일부 학부모들은 그런 도장의 관장에 대한 신뢰가 두터웠던 것이다.

제작진은 취재 중 당시 모든 상황을 목격했던 C교범을 어렵게 만났다. 그는 엄마를 기다리며 대기실에서 혼자 놀고 있던 이안이 와 보드 게임을 하던 중 7시 4분 관장이 이안이에게 말을 걸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이어 박 관장은 이안이 다리를 찢다가 운동을 할 것인지 물었고, 이안이가 하지 않겠다고 거부하자 안 되겠다며 이안 이를 데리고 수련장으로 향했다.

이후 박 관장은 이안 이를 데리고 가며 서 있는 아이들에게 부딪히게도 하고 뱅글뱅글 돌리다가 매트 안으로 집어넣었다는 것이다. 특히 C교범은 당시 박 관장이 이안 이를 거꾸로 매트에 집어넣고 엉덩이를 내리쳐 더욱 깊숙이 집어넣었다고 밝혀 충격을 안겼다.

이후 박 관장은 이안이는 방치해 둔 채 다른 아이들의 수업을 진행하려고 했고, 그때 걸려온 전화를 받기 위해 자리를 떠났다고.

C교범은 박 관장에 이안 이를 꺼내도 되냐고 물었지만 박 관장은 안 된다는 제스처를 취했고, 이에 C교범은 이안이에게 관장이 와서 꺼내줄 테니 기다리라는 말을 전했다.

그리고 이후 C교범은 B사범에게 이안이가 매트 안에 있다며 불쌍하다는 이야기를 전했다. 그러나 B사범은 곧바로 이안 이를 꺼내주지 않았고, 잠시 후 이안 이를 빼내자 이미 이안이의 상태가 좋지 않은 상태였다는 것.

B사범은 이안 이를 안고 사무실로 급히 갔고 박 관장에게 이 사실을 알렸다. 이에 박 관장은 인공호흡을 진행했고, 아이가 숨을 쉬지 않자 이비인후과로 아이를 데려갔던 것이다. 하지만 이미 아이는 심정지였고 이 시각이 7시 36분이었다.

그 후 박 관장은 다시 도장으로 돌아와 태권도장 내부 CCTV 영상을 삭제하고 병원으로 돌아갔다.

그리고 C교범은 이 모든 것을 지켜봤음에도 이안 이를 매트에서 꺼내주지 않았고, B사범은 이안이가 매트에 있다는 것을 7시 33분에 알았음에도 36분까지 빼주지 않았다.

이에 제작진은 왜 아이를 빼주지 않았는지 물었다. 그러자 두 사람은 박 관장이 아인이를 꺼내라는 지시를 하지 않았기에 빼주지 않았다고 답해 충격을 안겼다.

태권도장 원생들 중 박 관장이 이안이에게 과격한 행동을 하는 것을 목격한 제보가 들어왔다. 장난이라고 보기에는 이안이가 울 정도로 괴로워했다는 것. 또한 이를 제보한 이는 박 관장이 아이들이 말을 듣지 않는다며 때리기도 했다며 그에게 학대를 당한 것이 한 둘이 아니라는 이야기도 전했다.

또 한 아이는 태권도장에 가기를 거부하면서도 정확한 이유를 밝히지 않았는데 이안이 사건 직후 박 관장의 학대에 대해 입을 열었다. 그가 매일 혼내고 때리고 매트로 집어던지기도 했다는 것. 특히 이 아이는 "근데 이건 비밀이야. 장난한 거야"라는 의미심장한 말을 해 눈길을 끌었다.

그리고 이안이 와 친하게 지내던 예준이도 박 관장의 학대에 대한 증언을 했다. 예준이는 "관장님이 이야기하면 안 된다고 했어. 다른 친구가 많이 혼났어. 나도 혼날 거 같아"라는 말까지 했던 것. 이에 예준이의 어머니는 "예준이가 친구라고 하는 애는 이안이 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지금도 관장이 찾아올까 두려움에 떤다는 예준이. 제작진은 예준이 심리 상담을 실시했다. 그리고 이 상담에서 예준이는 박 관장이 이안이도 우주로 날려버렸다고 했다. 또한 이안이 와 본인 모두 관장이 매트에 거꾸로 넣은 적이 있다고 밝혔다.

그런데 예준이는 박 관장이 경찰서에 갔지만 또 있다며 태권도장의 사범도 자신을 때렸다고 말해 이를 보는 이들을 충격에 빠뜨렸다.

이에 전문가는 "신체적인 폭력은 몸이 기억하는 것이다. 거짓말이라고 보기 힘들다. 그리고 아이의 이야기가 구체적이기도 하다"라며 예준이의 증언에 신빙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이를 들은 제작진은 사범들에게 원생들에 대한 폭력이나 학대가 있었는지 물었다. 그러나 이들은 즉답을 피하거나 자신은 놀아주기만 했다며 부인했다.

그리고 B사범은 관장이 아이들을 매트에 넣는 행동이 장난이라고 생각한 이유가 있다며 "입사 초기부터 관장이 그런 행동을 했다. 장난이라기에는 심하지 않나 싶어 이안이에게 이게 재밌는지 물었는데 이안이가 재밌다고 했다. 그래서 이안이 에게는 장난일 수도 있겠다 싶었다"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는 "이들이 말하는 장난이라는 표현에 주목해야 한다. 장난이 아닌 걸 장난으로 받아들이게 하는 문화가 조성이 된 것 같다. 장난이 아니라는 건 박 관장도 알 수밖에 없다. 다리 찢기를 하다가 안 되겠네 하고 처벌적인 맥락에서 아이를 매트에 집어넣은 것이다. 그걸 봤던 교범도 불쌍하다고 표현했는데 그렇다면 분명히 장난이 아니었다는 걸 그 집단에 있는 모든 사람들이 알고 있었다는 것이다. 그런데 아이가 사망했기 때문에 이 일을 장난이라고 강조해야 할 필요성이 생긴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리고 전문가는 박 관장의 행동에 대해 "학대에 대해서 어른들에게 제대로 전달할 수 없는 어린아이들, 특히 유치부 아이들을 대상으로 전이된 공격성을 보여왔던 것으로 보인다. 여러 차례 신체적, 정서적 학대를 자행해 왔지만 그 사실이 드러나지 않았던 아동을 대상으로 해서 강도가 더더욱 심화되어 왔던 것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그리고 C교범은 박 관장이 체포되기 전 자신에게 "난 이안 이를 매트에 거꾸로 해놓은 게 아니라 그냥 똑바로 세워 놓은 거다. 이렇게 말해라"라며 입막음을 시켰다고 했다. 그 말을 한 후 CCTV 영상을 삭제했다는 것.

이에 제작진은 아인이의 어머니와 함께 박 관장을 직접 만나 왜 그랬는지 물었다. 그러자 그는 입막음을 한 적은 없고 CCTV 영상은 겁이 나서 삭제했다고 했다. 또한 아이를 왜 매트에 넣었는지 묻자 잘하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며 납득하기 어려운 답을 했다.

이날 제작진은 실험을 통해 이안이가 매트 안에서 호흡하는 것이 힘들었다는 것을 확인했다.

전문가는 성인 기준 통상적으로 4분 정도 압박 질식이 되면 호흡 부전이 올 수 있고 많이 버텨도 11분 이내에 심정지가 온다고 설명했다. 아이들은 버틸 여력이 훨씬 더 없고 매트 안에 들어간 상태에서 언제 심정지가 일어났는지 추정하기가 쉽지 않다고 덧붙였다.

그리고 사망하기 전 아인이가 지병이 있다고 말하기 어렵다며 여느 아이들과 같은 수준의 건강 상태였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는 태권도장에서 함께 했던 성인들의 묵인과 방조와 방관이 없었다면 이안이의 사망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일회성이 아니라 계속해서 반복적, 습관적으로 행해진 학대 정황들을 보고도 만류하지도 않고 제지하지도 신고하지도 않았던 성인들을 지적했다. 특히 관장과 사범, 교범 모두 아동복지법상의 아동학대에 대한 신고 의무자이기에 이에 대한 의무 교육도 수반되어야 하지만 교육조차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것을 안타까워했다.

한 전문가는 이러한 비극이 반복되는 이유에 대해 관리 부처들이 많기 때문에 소통의 부재로 개선이나 발전 가능성이 전혀 없다며 암담한 얼굴을 했다.

최근 검찰은 박 관장을 아동학대 살해 혐의로 구속했다. 그리고 전문가는 특수한 교육훈련, 자격, 권한 등을 가진 자가 범행을 했을 때는 일반인보다 훨씬 더 무거운 처벌을 받거나 혹은 일반인이라면 처벌을 받지 않을 수 있는 실수도 처벌을 받는 경우를 신분범이라고 부른다며 "관장은 유아 관련된 자격증으로 홍보까지 한 사람이다. 그는 신분범이기에 실수로 사망의 결과를 야기했다고 이야기할 수 없다"라며 박 관장을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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