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LPGA 투어 박현경·이예원·박지영(왼쪽부터)은 올해 AIG 여자오픈 출전권을 가졌지만 아무도 출전신청을 하지 않았다. AIG 여자오픈 측은 대한골프협회를 통해 세계 랭킹 차순위 선수들에게 출전 제안을 했으나 불이익을 우려, 출전하겠다는 선수가 없었다. [사진 KLPG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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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메이저 대회인 AIG 여자오픈(브리티시 여자오픈)이 22일부터 골프 성지 스코틀랜드 세인트 앤드루스 올드 코스에서 열린다. 2006년까지 금녀의 땅이었던 기념비적인 장소에서 열리는 대회이기 때문에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의 일부 선수도 출전을 원하고 있다. 그러나 KLPGA투어의 규정 탓에 해외 대회 출전이 원천 봉쇄된 상황이다.
KLPGA 투어 상벌분과위원회 제3장 제15조 제3항(출장정지) 나호 해외 투어 참가규정에는 ‘KLPGA 정규투어 선수는 KLPGA 메이저 대회가 해외 투어와 동일한 기간에 개최될 경우, KLPGA 메이저 대회에 의무적으로 참가하여야 한다’고 돼 있다.
AIG 여자오픈이 열리는 기간엔 KLPGA 투어의 메이저 대회인 한화 클래식이 열린다. 국내 골프 관계자들은 “만약 이 대회에 나가지 않으면 10경기 출장 정지와 벌금을 물어야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KLPGA 한화 클래식의 총상금은 17억원이다. LPGA AIG 여자 오픈 상금은 약 122억5000만원이다.
AIG 여자오픈은 말 그대로 모두에게 열린 오픈 대회다. 당연히 KLPGA 투어에도 문호를 개방한다. 세계랭킹 50위 이내, KLPGA 투어 올해 상금랭킹 2위 이내, 지난해 상금 랭킹 1위라면 이 대회에 출전할 수 있다. KLPGA 투어의 박현경·이예원·박지영 등이 이런 자격을 갖췄다.
만약 이 조건에 맞는 한국 선수들이 출전하지 않으면 AIG 여자오픈 측은 대한골프협회를 통해 세계랭킹 차순위 선수들에게 출전권을 준다. 그러나 아무도 AIG 여자오픈에 출전하겠다는 의사를 밝히지 않았다.
타이거 우즈가 2022년 세인트앤드루스 올드 코스에서 벌어진 디 오픈 챔피언십에서 팬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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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스포츠 매니지먼트사 관계자는 “선수들은 불이익을 당할까 두려워 공개적으로는 올드 코스에 가고 싶다는 말을 하지 않는다. 그러나 골프 성지에서 열리는 대회에 나가고 싶지 않은 선수는 거의 없을 것”이라고 했다.
골프 레전드 잭 니클러스는 “선수로서 기억되고 싶다면 올드 코스에서 우승해야 한다”고 했다. 골프의 성인 보비 존스는 “내 인생에 다른 기억이 모두 사라지더라도 올드 코스에 대한 기억만 있으면 된다”고 했다. 타이거 우즈는 “가장 좋아하는 코스가 올드 코스다. 자연이 만든 가장 창의적인 코스”라고 말했다.
KLPGA 투어와는 반대로 일본여자프로골프협회(JLPGA)는 선수들의 해외 진출을 장려하고 있다. JLPGA 소속 선수가 LPGA 투어 메이저 대회에 출전하면 일본의 국내 대회(3라운드 대회)의 4배에 해당하는 대상 포인트를 준다. 일본 여자투어의 적극적인 지원 덕분에 LPGA 투어 메이저 대회에서는 일본 선수들이 맹활약하고 있다. 올 시즌 에비앙 챔피언십에서는 후루에 아야카가, US오픈에서는 사소 유카가 우승했다. 해외 투어와 교류가 늘어나면서 JLPGA 투어의 자체 경쟁력도 강해졌다.
KLPGA는 지난해 10월 한국에서 열린 유일한 LPGA투어 대회인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을 ‘비공인 대회’로 규정하면서 선수들의 출전을 막았다. 한국 선수들이 LPGA투어로 진출하는 지름길을 막았다는 지적이 나왔다. 반면 지난해 일본에서 열린 LPGA투어 토토 재팬클래식에는 일본 선수 38명이 출전했다. 이나미 모네가 우승하면서 LPGA투어 출전권을 획득했다.
성호준 골프전문기자 sung.ho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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