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6일 강원 강릉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1 2024 강원FC와 전북 현대모터스의 경기에서 강원 양민혁(오른쪽)이 선제골을 넣고 기뻐하고 있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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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 중반을 넘어 고지를 향해 달려가는 국내 프로축구 K리그1에서 도민구단 강원과 군인 군단 김천이 전통 강호들을 제치고 나란히 1, 2위를 기록하며 '사상 첫 우승'을 노리고 있다. 둘 중 누가 우승해도 새로운 역사의 한 페이지가 쓰일 전망이다.
15일 현재 K리그1에서 강원은 승점 47점(14승5무7패)으로 선두에 올라있고, 김천이 승점 46점(13승7무6패)으로 그 뒤를 잇고 있다. 올해 강력 우승 후보로 꼽혔던 울산과 포항은 각각 승점 45점, 44점으로 3, 4위에 머물고 있다. 경기 수는 모두 26경기로 같다.
1~4위 팀의 승점 차가 각 1점씩밖에 나지 않아 언제든 순위가 뒤집힐 수 있긴 하지만, 지금의 순위는 그 자체만으로도 의미가 적지 않다. 강원은 작년에 K리그1 10위에 그쳐 승강플레이오프 끝에 간신히 살아남았고, 김천은 지난 시즌 K리그2에서 우승해 승격에 성공한 팀이다. 이 때문에 두 팀 모두 개막 전까지만 해도 리그 우승은커녕 다음 시즌에도 K리그1에서 볼 수 있을지를 장담하기 어려울 정도로 기대가 낮았다.
15일 현재 K리그1 순위. K리그 공식홈페이지 화면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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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어 보면 다를 것"이라던 강원, 영건 활약 힘입어 도약 성공
실제 윤정환 강원 감독은 올해 2월 K리그 미디어데이에서 '새 시즌 돌풍을 일으킬 팀'을 묻는 질문에 아무도 강원을 거론하지 않자 못내 섭섭함을 표하기도 했다. 당시 윤 감독은 "그만큼 우리가 밑으로 분류된다는 것에 대해선 변명의 여지가 없다"면서도 "많은 분이 (강원을) 약체로 보는데, 열어 보면 다를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그의 비밀병기는 '영건'들이다. 최근 잉글랜드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에 영입된 양민혁과 올 시즌 강원에 둥지를 튼 이상헌이 대표적이다. 고교생인 양민혁은 작년 12월 준프로 계약을 맺고 강원에 합류했으나 불과 6개월 만에 프로 계약을 체결한 데 이어 EPL 진출까지 성공했다. 현재 8골5도움을 기록하며 팀의 승리를 견인하고 있다.
이상헌도 지난 시즌 부상 등 여파로 5경기밖에 뛰지 못했지만, 강원에 온 뒤로 10골 6도움을 기록하며 주포로 거듭났다. K리그1에서 가장 많은 득점을 기록하고 있는 일류첸코(FC서울)와 불과 2골 차밖에 나지 않는다.
김천 상무 선수들.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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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약체"라더니 리그 최소 실점 기록 중인 김천
김천 또한 정정용 감독이 미디어데이에서 "우리 팀이 가장 약체"라고 시인했을 정도로 그다지 눈에 띄지 않는 팀이었다. 특히 선수들의 입대와 전역이 반복되는 팀 특성상 일관된 전력을 유지하기 어렵다보니 기대가 높지 않았다.
하지만 김천은 모든 이의 예상을 깨고 시즌 초반부터 선두권을 유지하며 돌풍을 멈추지 않고 있다. 올 시즌 연패가 한 번도 없는 데다 리그 최소 실점을 기록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단순히 돌풍에 그치기보다 태풍으로 나아갈 가능성이 높다. 당장 김천은 16일 열리는 대구FC와의 경기에서 선두 탈환을 시도할 예정이다.
김진주 기자 pearlkim7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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